ESG 경영·재무건전성 높여야 투자 유치 유리
은행권이 스타트업에 힘을 싣는 데 총력을 다하고 있다. 대출문이 막히며 자금난을 겪는 기업들을 위해 자금지원 등 다양한 방법으로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은행의 지원을 받기 위한 스타트업들이 줄을 잇고 있는 가운데, 어떤 스타트업들이 은행의 선택을 받을지를 놓고 업계의 관심이 모인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스타트업이라고 해서 은행이 무조건 지원에 나서는 것은 아니다"면서 "재무상태 및 경영전략이 은행의 시각과 일치해야만 은행의 지원을 받게 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12일 녹색경제신문 취재결과를 종합하면 은행권이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스타트업을 발굴하고 있다.
먼저 KB국민은행은 사회혁신 스타트업 성장 지원 프로그램인 KB금융캠퍼스 S.I.N.G. 프로젝트 4기를 모집했다.
S.I.N.G. 프로젝트는 'Social Innovation startup New Guru'의 약자로 국민은행과 사회혁신 기업이 함께 즐거운 노래가 절로 나오는 더 나은 세상 만들기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S.I.N.G. 프로젝트는 지난 3기 동안 사회혁신 스타트업 46개 기업의 재무 상태 개선 도우미 역할을 했다.
이번 S.I.N.G. 프로젝트 4기는 재무 및 회계 개선이 가장 필요한 3년차 이상의 사회혁신 스타트업 기업을 대상으로 진행된다. 교육 코칭 프로그램과 금융 및 경영 멘토링을 통해 기업이 재무 상태를 개선하고 사업역량을 높일 수 있도록 지원한다.
국민은행은 이번 S.I.N.G. 프로젝트 4기에 선정된 13개 내외의 기업 중 좋은 성적으로 수료한 우수팀들에게 총 2000만 원 상당의 상금도 지급한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우리 사회의 트렌드를 바꾸고 있는 사회혁신 기업의 역량을 높일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기업은행 역시 스타트업의 자금난을 해소하는 데 힘을 기울이고 있다. 서울시와 함께 '스타트업의 스케일업 지원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은 것이다.
이번 협약을 통해 두 기관은 스타트업의 스케일업 지원에 적극 협력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기업은행은 이날 개관한 서울창업허브 스케일업센터 입주 파트너스에게 'IBK벤처대출' 추천권을 부여하고, 서울시는 서울창업허브 M+ 입주기업 추천권을 기업은행에 부여하는 등 두 기관은 유망 스타트업 지원을 위해 지속적으로 교류하고 협력하기로 했다.
기업은행은 앞으로도 다양한 기관과의 협업을 통해 자금사정이 어려운 벤처기업의 데스밸리 극복을 지원할 계획이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올해 1000억원 규모로 IBK벤처대출을 지원해 정책금융기관으로서 위축된 벤처생태계를 보완하는 소임을 다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스타트업이 은행의 지원을 받기 위해서는 까다로운 기준을 만족시켜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특히 최근 화두가 되고 있는 ESG 경영 측면에서 스타트업 역시 진정성을 보여야만 은행의 지원을 받을 가능성이 높아진다.
실제 신한은행의 경우 스타트업을 발굴하는 과정에서 ESG 우수기업에 금융지원을 펼치겠다는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스타트업의 ESG 경영역량 강화를 위해서는 초기 창업기업 특성에 맞는 진단과 가이드라인 마련이 선행돼야 한다”며 “스타트업 기업들에게 ESG 경영을 내재화할 수 있는 좋은 기회를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더불어 재무상태 건전성 역시 은행이 가장 눈여겨보는 점 가운데 하나다. 초기 단계의 스타트업은 재무 상태가 좋지 않는 경우가 많은데, 이런 상황이 지속되면 은행의 추가적인 투자를 유치하지 못할 것이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또 다른 시중은행 관계자는 "은행의 지원을 받으려는 스타트업은 많지만 나쁜 재무상태 탓에 투자 유치에 실패하는 경우가 많다"면서도 "최근 정부가 스타트업에 큰 규모의 자금을 공급하고 있어 향후 은행과 협업을 이루는 스타트업의 수가 많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박금재 기자 financial@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