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반려동물 양육가구와 펫보험 가입건수 증가에도 가입률은 여전히 저조한 수준
- 반려동물 관련 진료·등록체계 인프라 구축, 보험-수의업계 제휴 등 협력 강화 방안 필요성 논의
금융당국이 반려동물보험 가입률 제고를 위해 이해관계자들과의 협력 강화에 나섰다. 윤석열 정부의 보험 관련 국정과제인 '펫보험 활성화'가 급물살을 탈 수 있을지 업계 안팎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손보사 한 관계자는 "펫보험은 반려동물 양육가구의 급속한 증가로 성장 가능성이 높은 시장으로 꼽힌다"며 "소비자의 경우 보장범위에 비해 보험료가 비싸다고 인식하고 있는 만큼 다양한 상품개발과 합리적 보험료 산출을 위해서는 반려동물 질병 및 치료비 통계 자료 확보를 위한 인프라 구축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3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28일 보험연구원이 주최하고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 손해보험협회 등이 후원해 여러 관계기관 및 이해관계자가 참여하는 '반려동물 헬스케어 산업과 보험의 역할 강화 세미나'가 개최됐다.
김소영 금융위 부위원장은 이 자리에서 "최근 반려동물 양육가구가 크게 증가하고 동물의료비 수요도 높아진 상황으로 펫보험이 양육비·진료비 경감과 관련 산업발전에 기여할 것"이라며 "정부는 반려동물 등록률 및 유효성을 높이고 진료항목 체계 등 개선을 위해 관계부처 및 기관 간 협력을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차수환 금감원 부원장보도 "정부와 협력해 소비자 니즈에 부합하는 펫보험 상품 개발을 적극 지원하겠다"며 "펫보험 가입, 보험금 청구 등의 과정에서 다양한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등 소비자 편의성을 제고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근 팬데믹 퍼피(Pandemic puppy)라는 말이 생길 정도로 반려동물 양육가구는 빠르게 증가하고 있지만 반려동물 고령화, 의료기술 발달 등으로 의료비 부담도 늘어나는 상황이다. 이에 국내 반려동물 보험시장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으나 가입률은 여전히 높지 않아 반려동물 진료·등록체계 등에 있어 보완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보험연구원에 따르면 지난해 펫보험 가입건수는 약 7만2000건으로 연평균 약 44% 성장했지만 가입률은 1% 내외에 머물러 있다. 농림축산식품부가 추산하고 있는 지난해 기준 국내 반려동물(개, 고양이)은 799만 마리에 달한다.
이날 세미나에서는 보험업계 등을 중심으로 펫보험의 건전한 발전을 위한 다양한 방안이 제시됐다.
삼성화재 강상욱 수석은 "반려동물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고 진료수준이 향상됨에 따라 진료비가 전세계적으로 증가 추세"라며 "진료항목 정비 및 반려동물 등록 확대, 청구 편의성 제고 등 인프라 구축에 기반해 보장범위가 넓고 다양하면서 합리적인 보험료 수준의 상품 개발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메리츠화재 이은주 수석은 "반려동물 의료비 등 부담에도 불구하고 이에 대해 충분히 대비하고 있는 반려인들은 많지 않다"며 "이는 보험사가 소비자에게 매력적이면서도 합리적인 상품을 제공하기 어려운 데 기인한다"고 진단했다.
이에 이 수석은 ❶정부에서 관련 인프라를 구축하는 것은 물론, ❷보험사가 동물병원과 제휴관계 구축 등을 통해 1)보험금 청구 시스템 개선, 2)진료기록·서류 확인, 3)동물병원에서 반려동물보험 판매 확대 등을 검토할 필요성을 제시했다.
한편 해외의 경우 펫 전문보험사가 주도적으로 고객 니즈가 반영된 상품과 디지털 편의성 제공을 통해 펫보험 시장이 성장 중이다. 펫보험 시장이 활성화된 일본은 연평균 19.2% 성장하고 있으며 연간 수입보험료는 8400억원, 가입률은 12.2%에 달한다.
금융위는 이번 세미나 발표 및 논의사항을 바탕으로 '펫보험 활성화 방안'을 준비 중이며 정부, 관계기관 및 이해관계자 논의 등을 거쳐 조속히 발표할 계획이다.
윤덕제 기자 financial@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