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 프로그램 '디노랩(DINNOlab)'운영...AI·데이터·헬스케어 등 기술력 발굴
우리금융과 스타트업, 협업 통해 구체적 성과 창출
지난해부터 본격화한 미국의 고금리 기조와 더불어 최근 SVB은행이 파산하면서 벤처 투자 혹한기가 장기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그간 벤처 및 기술 금융 회사는 우리경제의 활력을 불어넣는 역할을 해왔다. 자금시장 경색으로 인해 혁신 성장에 제동이 걸린 상황에서 국내 시중은행이 직접 투자, 펀드 조성, 스타트업 육성 등을 통해 구원투수로 나섰다. 녹색경제신문은 시중은행이 어떤 노력을 펼치고 있는지 살펴보고자 한다.
우리금융, VC인수로 "벨류체인 체계 구축"...혁신기업 투자 강화
우리금융지주는 지난 2월 다올인베스트먼트 경영권 지분 52%를 인수하기 위한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했다.
다올인베스트먼트는 우리나라 1세대 벤처캐피탈인 한국종합기술금융(KTB네트워크)에 뿌리를 둔 선도업체로 지난해 말 기준 약 1조 4천억원 규모의 펀드를 운용하는 업계 Top 5의 대형 벤처캐피탈 회사이다.
업계에선 이번 우리금융지주의 VC진출로 자금조달 환경이 개선될 것으로 보고있다.
한 벤처업계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벤처투자심리가 악화하고 있어 자금조달에 어려움을 겪는 벤처기업들이 많다"면서 "우리금융지주와 같은 자금력을 보유한 기업이 업계에 진출한다면 유니콘 기업 양성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금융은 이번 인수로 비은행 포트폴리오를 강화하고 종합금융그룹으로 한 걸음 더 나아가게 됐다. 특히, 혁신기업 투자를 통해 벤처기업의 성장을 돕는 기업금융 벨류체인의 한 축을 담당할 예정이다.
우리금융 관계자는"사람이 가장 중요한 벤처캐피탈 특성상 맨파워를 관리하는 것이 PMI(인수 후 통합)의 핵심”이라며, “다올인베스트먼트의 경영진, 조직 운영, 투자의사결정, 성과보상 등 현재의 시스템을 최대한 보장하고 자율경영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파견인력도 최소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인수 후 사명 변경에 대해서도 다올인베스트먼트 내부 의견을 존중할 예정이며, 향후 우리은행, 우리PE자산운용과 시너지 창출 및 5년 내 업계 1위 도약을 목표로 적극 지원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 또한 우리벤처파트너스를 방문해 "우리벤처파트너스의 자회사 편입으로 우리금융그룹은 비은행부문 경쟁력 강화의 계기가 되었음은 물론, 기업들의 생애주기에 맞춘 기업금융서비스 제공이 가능하게 되어 기업금융 밸류체인(Value Chain) 체계가 구축됐다"며, "은행, PE와의 협업으로 기업금융 강점인 우리금융그룹 브랜드 가치 제고에 힘써 달라"고 말했다.
스타트업 프로그램 '디노랩(DINNOlab)'운영...AI·데이터·헬스케어 등 기술력 발굴
우리금융은 스타트업 인큐베이션 프로그램인 '디노랩' 3.5기 운영을 위한 14개 스타트업을 선정했다.
디노랩은 3.5을 통해 선발된 업체는 우리금융 그룹사와의 협업 기회·투자유치·글로벌 진출 채용지원·전문가컨설팅 등 스케일업(Scale-up) 프로그램 지원을 받을 수 있다. 또한, 서울 관악구 벤처촉진지구에 위치한 디노랩 제2센터의 독립 사무공간 입주기회는 물론, 대형 세미나실·루프탑 라운지도 자유롭게 이용 가능하다.
또한 디노랩에 참여한 스타트업 기업들이 우리금융 계열사와 협업해 가시적인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최근 우리금융과 디노랩의 시너지 사례로는 지난해 8월 부동산종합금융 자회사 ‘우리자산신탁’과 부동산 투자 플랫폼 기업‘펀블’이 상업용 부동산 투자 및 플랫폼 거래를 위한 업무제휴를 맺고, ‘롯데월드타워 시그니엘1호’ 부동산 조각투자 청약을 성공적으로 마친 바 있다.
또한, 지난 7월엔 우리금융의 시설물 관리를 담당하는 관계사‘윈피앤에스’와 순환자원 솔루션 기업인‘에이치알엠’이 우리금융의 ESG 실천을 강화하기 위해 본점 건물에서 배출되는 재활용폐기물의 순환자원 활용도를 높이고, 폐기물 처리 과정을 데이터화하는 자원순환 효율화 업무 계약도 체결한 바 있다.
우리금융그룹은 디노랩을 통해 총 102개의 스타트업을 발굴하고 26건의 그룹 연계 사업협력을 체결했으며, 총 83개사 대상 956억 규모의 간접투자 성과도 이루어 내는 등 스타트업 생태계 조성에 아낌없는 지원을 이어가고 있다.
우리금융그룹 관계자는 "핀테크를 넘어 새로운 시장을 열어가는 스타트업과의 협력 기회를 지속해서 찾고 있다"며, "우리금융은 오픈 이노베이션을 통해 다양한 파트너와 함께 디지털 초혁신을 함께 이뤄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나희재 기자 financial@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