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이 4월 15 (토요일), 최근 마지막까지 가동 중이던 원자력 발전소 3곳을 영구 가동 중단했다고 로이터통신을 비롯한 세계 언론이 보도했다. 

이렇게 해서 독일은 보유해 온 총 19개 핵(核) 발전 원자로 시설의 운영을 전면 중단하고 지난 약 60년 이어 온 원자력 에너지 시대에 영원한 안녕을 고하게 된 셈이다.

독일에서 마지막까지 가동된 핵 발전소 3곳은 이자르 2호(Isar 2), 네카르베스트하임 2호(Neckarwestheim 2), 엠즐란트(Emsland)로, 독일 현지 시간 기준 4월 14일 금요일 밤부터 이튿날인 15일에 걸쳐 차례로 스위치를 내렸다.

독일은 본래 본래 2022년 말까지 핵 발전소 전면 가동 중단을 완결할 계획이었으나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따른 범(汎) EU 에너지 위기로 약 3개월 반가량 연기한 결과다.

친(親) 기업·비즈니스 성향의 독 기독교 민주 동맹/기독교 사회 동맹(CDU/CSU)과 자유민주당(FDP) 소속 의원들은 최종 잔류 3개 원자력 발전소의 연장 운영 또는 최소 1개 에너지 비축용 발전소를 잔류 가동하자고 제안하기도 했으나, 결국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는 올봄 핵발전소 완전 폐쇄 계획을 강행했다고 독일 언론들은 일제히 전했다.

유럽인들 특히 독일과 오스트리아인들에게 핵 발전소에 대한 영원히 떨칠 수 없는 공포의 기억은 1986년 체르노빌 원전 사고에서 비롯됐다. 

1986년 체르노빌 원자력 발전소 폭발 사고 후 방사능 물질이 1천 km 떨어진 중유럽 국가들의 대기에서까지 감지됐을 정도로 파급력이 광범위했고, 유럽 전역에 거센 반핵 운도와 오늘날 녹색당이 독일 연립정부를 구성하게 한 정치적으로 중대한 순간이었다고 현재 그린피스(Green Peace) 국제 독일 지부에서 반핵 운동을 지위하는 하인츠 스미탈 씨를 인용해 로이터통신은 보도했다.

독일은 지난 2011년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에 대한 반응으로써 같은 해에 운터베저 핵발전 원자로를 폐쇄했다. 당시 앙겔라 메르켈 前 독일 총리는 2022년까지 독일 내 모든 원전의 단계적 폐쇄를 내용으로 한 탈원전 법안을 통과시키고 전 세계에 독일 주도 탈원전 에너지 어젠다를 제시한 바 있다.

원자력 발전소의 완전 폐쇄 시대 이후에도 반핵 운동은 계속될 것이라고 환경운동가들은 다짐한다. 예컨대, 원자력은 풍력이나 태양열에 발전 비용이 저렴하지 않은 고비용 에너지원일 뿐만 아니라 원자력 발전 시설 해체작업과 폐기물의 저장 및 후속 관리에 고도의 감시와 비용을 요한다고 반핵운동가들은 주장한다.

그동안 원자력은 독일의 총 전력 소비량의 3분의 1을 공급해왔다. 독일산업연맹(Bundesverband der Deutschen Industrie, 이상 BDI) 측은 4월 14일 독일의 원자력 발전소 가동 중단과 그와 동반된 석탄 연소 화력발전소 폐쇄에 따른 에너지 시장의 전력 공급에 갑작스러운 위축을 우려한다. 

원자력 공급 중단에 따른 공백을 녹색 신재생 에너지가 대체가 시급한 한편, 추가로 천연가스 연소 수소 연료 제조 공장 신설이 속도가 늦어지고 있다. 또, 이 진도 대로라면 다가오는 올 겨울철 독일은 더 많은 양의 화석 연료 화력발전 및 핵 발전으로 생산된 전력을 주변 이웃 국가로부터 수입해야 한다고 BDI 측은 경고한다.

EU 회원국들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독일의 전기 요금은 폭등해 각 가정 및 기업의 전기 고지서 부담액은 에너지 위기 발생 직전 대비 약 3~4배 올랐다.

독일 경제주간지 '한델스블라트(Handeslblatt)'의 보도에 따르면, 현재 독일 연방 경제부는 탈원전 후 전력 공급 부족 문제에 대처하기 위한 방안으로써 빠른 풍력·태양열 신재생 에너지 발전 시스템으로 교체 작업과 동시에 차후 기후 중립 수소 연료로 전환 가동이 가능한 천연가스 전기 발전소의 신규 건설을 서두르고 있다.

이 수소 전환 천연가스 전력 발전소 신설 사업은 풍력 및 태양열 발전량이 부족한 유사시에 대비한 예비책으로써 독일 정부가 투자하는 프로젝트가 될 것이며, 로베르트 하벡 독 경제부 총리는 곧 EU 승인을 거쳐 올해 안으로 건설업체들로부터 입찰을 접수할 것으로 전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