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저조한 펫보험 가입률, 표준화된 진료비 통계 부족과 정보 비대칭성 결과
- 투명한 진료비 공개로 펫보험 인수조건 완화 및 가입률 상승 기대감↑
올해 손해보험사를 중심으로 반려동물보험이 잇따라 출시되고 있는 가운데 정부가 반려동물 진료기록 공개를 확대하겠다고 밝히면서 시장활성화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그간 불투명한 동물병원의 진료비 등이 펫보험 활성화를 막고 있는 주된 요인이라는 지적이다.
17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최근 대통령실은 '보호자 요청 시 반려동물 진료기록 공개 확대' 내용이 포함된 '국민제안 2차 정책화 과제'를 공개했다. 아울러 현재 국회에 동물병원 진료부 발급을 의무화하는 수의사법 개정안이 4건이나 발의된 만큼 정부는 올해 안으로 관련 법률을 개정한다는 방침이다.
손보사 한 관계자는 "반려동물보험은 반려인이 급속도로 증가하면서 성장 가능성이 높은 시장으로 꼽힌다"며 "관련 통계를 기반으로 적정보험료 산출과 손해율 관리를 통한 다양한 상품개발을 위해서는 동물병원 표준수가제 등의 도입이 요구된다"고 설명했다.
최근 대통령실은 지난해 4분기 접수된 국민제안 건에 대한 정책화 여부에 대해 관계부처 협의와 국민제안 심사위원회를 거쳐 15개 과제를 최종 선택했다. 여기에 '반려동물 진료기록 공개 확대'도 포함됐다. 반려동물 보호자의 알권리 보장 및 동물진료업 투명서 제고 등을 위한 취지로 풀이된다.
보험업계에서는 정부의 정책화 추진 과제로 선정됨에 따라 반려인들의 관심 제고를 기대하는 분위기다.
손해보험업계가 집계한 작년말 기준 펫보험 계약건수는 7만1896건, 원수보험료는 287억5400만원이다. 국내 반려동물 양육가구가 약 600만 가구로 추정하면 펫보험 가입률은 1%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이같은 저조한 가입률은 소비자의 경우 보장 범위에 비해 보험료는 비싸다고 인식하고, 보험사는 표준화된 진료비의 통계 부족과 정보 비대칭성으로 인해 소비자가 만족할 만한 보험상품 공급이 쉽지 않아서다.
하지만 미래 먹거리 발굴이 절실한 보험업계에서는 펫보험시장을 블루오션 중 하나로 꼽고 있다. 이에 보험사들의 신상품도 잇따라 출시됐다.
한화손해보험은 이달초 반려견, 반려묘의 의료비와 장례지원비 등을 보장해주는 '펫투게더' 플랜을 종합보험에 부가하는 특약 형태로 출시했다. 수술비 보상 한도는 회당 최대 300만원(연간 2회)으로 업계 최고 수준의 보상 수준을 책정했다며, 동물등록증과 5차 예방접종증명서를 제출하면 최대 7% 보험료 할인 혜택도 받을 수 있다.
앞서 삼성화재는 지난달 '다이렉트 반려묘 펫보험'을 선이며 펫보험 상품 경쟁력 강화에 나섰다. 의료비 담보와 보장 강화로 소비자 선택 폭을 넓힌 점이 특징이다. 의료비 보장 비율을 기존 70%에서 최대 80%까지 늘려 50%, 70%, 80% 중 선택할 수 있도록 구성했으며, 수술비 확장 담보도 선택 가입 가능해 고비용 수술비부담도 줄일 수 있다. 이 상품 역시 동물등록증 할인 혜택으로 월납입보험료의 5%를 할인받을 수 있다.
아울러 펫보험 시장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는 메리츠화재는 지난해 장기 반려동물 실손의료비보험 상품인 ‘펫퍼민트’의 보장비율을 업계 최초로 기존 최대 70%에서 80%로 확대한 바 있다.
한편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지난 2015년 1조9000억원에 머물렀던 국내 반려동물 시장 규모가 2020년 3조4000억원 수준까지 성장했으며, 2027년에는 시장이 6조원대까지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다.
윤덕제 기자 financial@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