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대출에서 돌파구 찾아...기업 금융 시장 지위 확고
-부동산 PF시장에 5천억원 규모의 유동성 지원
글로벌 경기침체와 공급망 불안이 장기화되며 경영환경의 불확실성은 변수가 아닌 상수가 됐다. 국내 기업들은 위기 극복에 대한 강한 도전정신으로 신성장 동력 발굴에 주력하는 분위기다. 우리나라 기업들은 그간 위기 속에서 기회를 창출해 성장해왔다. 이에 <녹색경제신문>은 위기 돌파를 향한 경영자 및 기업의 노력과 성과 등 주요 사례를 심층 취재해 '위기는 기회다' 연간 기획 시리즈로 연재한다. [편집자 주(註)]
최근 'SVB은행 파산'사태를 비롯해 세계적인 투자은행인 크레디트스위스 은행이 유동성 위기로 인해 UBS에 인수합병 되는 등 시장의 불안정성과 변동성이 커지는 가운데 은행 본원적 경쟁력에 집중하는 KB국민은행에 이목이 쏠린다.
이재근 행장, "본원적 Biz 경쟁력 강화 노력을 지속해야"
이재근 KB국민은행장은 지난 1월 신년사를 통해 본원적 Biz 경쟁력 강화 노력을 지속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올해 국내 경제도 소비, 투자, 수출 등이 모두 부진한 ‘트리플 침체기’가 시작된 상황이라고 예측하면서 '경제의 빙하기'에 대비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이 행장은 "기본과 원칙의 바탕 위에서 강추위에 견딜 수 있는 체력을 다지고 미래의 성장을 견인할 실력을 키워서 KB의 더 큰 도약을 도모하는 '용수철 같은 자세'가 필요한 때"라고 말했다.
이어 이 행장은 "은행 수익의 중추인 '개인금융'과 '기업금융' 부문이 확고한 시장 지위를 지켜나갈 수 있으려면, 현장과 본부의 긴밀한 소통과 'Fast Start'를 위한 영업동력 유지 등 현장 세일즈 파워 강화에 모든 노력을 경주해야 할 것"이라며 "자본시장과 CIB, WM 부문은 KB의 성장을 견인하는 ‘핵심 성장동력’이라는 자부심을 갖고 그룹 계열사 및 행내 협업 강화, 신성장 산업 및 신흥 자산가 시장 공략, 아웃바운드 마케팅 등으로 새로운 돌파구를 찾아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기업대출에서 돌파구 찾아...기업 금융 시장 지위 확고
KB국민은행은 지난해 대출자산 관리와 순이자마진(NIM) 개선 등을 통해 수익성을 크게 끌어올리며 사상 최대실적을 기록했다.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2조9960억원으로 2021년 대비 약 15% 증가한 수치로 이자수익이 순이익을 견인했다. 순이자이익은 9조2910억원으로 2021년 대비 20.2% 증가했다. 특히 대출자산 성장 부분은 기업대출이 주도했는데 지난해 말 기업대출잔액은 162조6000억원으로 2021년 말에 비해 약 14조원 늘어난 수치다.
특히 지난해 하반기 미국 등 주요국의 긴축 통화정책으로 시장금리가 가파르게 오르면서 기업대출이 급증해 핵심 이익 기반인 순이자마진(NIM)이 상승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미 연준의 추가금리 인상이 부담으로 작용하지만 최근 조달금리 상승세가 어느 정도 안정세를 찾았다"며 "가산금리 하락이 NIM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지만, 은행 수익성에 악영향을 줄 정도는 아닐 것"이라고 말했다.
부동산 PF시장에 5천억원 규모의 유동성 지원
국민은행은 최근 부동산 PF시장 위기감이 고조되자 KB금융그룹소속으로 약 5천억원 규모의 부채담보부증권(Collateralized Debt Obligation, 이하 CDO) 발행을 통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업 유동성 지원에 나섰다. 윤석렬 대통령이 언급한 '공공재 측면'에서의 책임을 진 것이다.
KB금융 관계자는 "부동산 PF 시장을 안정화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브릿지대출의 장기대출 전환이 급선무라고 판단하여 금번 유동성 지원을 추진하게 되었다"며 "이번 조치가 건설시장에 도움이 되고 나아가 온 국민이 함께 노력하고 있는 삼고(고물가, 고금리, 고환율) 시대 극복에 보탬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CDO(Collateralized Debt Obligation, 부채담보부증권)란 금융사 대출채권 등을 유동화시켜 새로운 현금흐름을 창출하는 파생상품을 말한다. 이번 CDO발행은 KB국민은행, KB증권, KB손해보험, KB캐피탈, KB저축은행 등이 투자자로 참여하는 형태로 진행된다.
조성된 자금은 대형 건설사가 시공사로 참여하는 부동산 사업장이 보유 중인 3~6개월 만기의 브릿지대출을 1년 만기의 시장금리수준을 반영한 브릿지대출로 차환하는데 사용된다. 이번 지원은 PF시장에 유동성을 제고하는 효과와 더불어 안정된 시장금리가 적용되어 고비용구조를 해소해주는 효과가 있다.
KB금융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사업비용 증가와 금리 변동성 확대로 인해 브릿지대출 만기 차환에 어려움을 겪는 부동산 사업장이 늘고 있는 점에 주목하여, 금번 CDO발행을 통한 브릿지대출 유동화 지원을 신속히 결정했다.
나희재 기자 financial@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