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EU 의회 내 중국 찬반 논쟁 점화
유럽집행위원회(European Commission, 이하 EU 집행위) 산하 유럽 의회는 직원들이 근무 중 업무용 스마트폰으로 동영상 공유 소셜미디어 앱인 틱톡(TikTok)을 사용하는 것을 전면 금지시키기로 했다고 최근인 2월 28일(벨기에 브뤼셀 현지 시간) 로이터통신, AP 통신, 뉴욕타임스 등이 일제히 보도했다.
이 조치는 3월 20일부터 시행된다. 유럽 의회 소속 직원 8천여 명 모두는 의회 네트워크에 연결된 업무용 이동 디바이스(스마트폰 및 태블릿 포함)에 탑재된 틱톡 앱을 삭제해야 함을 뜻한다.
이는 그보다 앞선 2월 23일, EU 집행위와 유럽연합 이사회(EU Council) 두 유럽연합 정책 입안 기관이 3만여 직원들에게 3월 15일까지 틱톡 앱 삭세하도록 지시한 사이버 보안 지침에 따른 결정이다.
EU 의회 측은 EU 고위급 정책입안자와 직원들이 사적 개인용 모바일 디바이스로 틱톡 사용을 법적으로 금지할 수는 없으나 가급적이면 개인적 용도로도 사용하는 것 또한 멈춰줄 것을 강력히 권고한 것으로 로이터통신은 부연 보도했다.
중국 테크 기업 바이트댄스(ByteDance)가 개발한 틱톡 앱이 중국 정부의 주도로 사용자 데이터를 수집하는 도구라고 의혹을 표명해 온 EU 관료들의 반(反) 틱톡 정서는 공공연한 비밀이다.
EU의 틱톡 사용 금지 조치는 실은 2월 27일 미국 상원의 정부 소유 디바이스 상 틱톡 사용 금지안 통과에 이어 타이완, 캐나다, 아프가니스탄이 취한 유사한 조치에 뒤따른 정치적 공동일치 제스처로 풀이된다.
그보다 훨씬 앞서서 인도는 2020년부터 사생활 보호와 보안을 우려해 중국 메시징 앱인 위챗 사용 금지 조치를 내렸고, 파키스탄도 불순한 콘텐츠에 대한 우려를 이유로 4차례 틱톡 앱 일시적 금지 조치를 내리기도 했다.
틱톡 측은 그 같은 EU의 조치는 근본적인 오해에 기반한 오도된 조치라며 반발했다. 현재 틱톡은 EU 사용자 수는 1억 2,500만에 이르는 인기 앱이다.
EU 내 중국 찬반 논쟁 점화선
EU집행위 산하 기관들의 틱톡 사용 금지 조치에 대해 EU의회 내 각 회원국 대표자들은 “왜?” 틱톡을 지목한 그 같은 조치가 내려졌는지, 또 어떤 리스크 평가 작업에 따른 결정인지 등 EU 의회 결정의 투명성에 의문을 던지는 분위기라고 ‘폴리티코’ 정치 전문 일간지는 3월 3일 자 논평 기사에서 제기했다.
상세한 배경 설명이나 리스트 관련 해명 없이 틱톡 사용을 금지당하는 것에 특히 격분하는 당사자들은 다름 아닌 다수의 팔로워를 거느리며 이 소셜미디어를 EU 정책 활동의 소통 매체로 활용하는 EU의회 회원들이다.
정책 활동과 무관하게 순수 개인적 용도로 수천에서 수만의 팔로워를 보유한 일부 EU의회 회원 사용자들은 사적 모바일 디바이스까지 틱톡 활동을 금하는 것은 개인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는 지나친 조치라고 불평한다.
특히 디지털 소셜미디어 앱 관련 개인 정보 유출 및 사이버 보안 문제는 틱톡 만의 이슈가 아님을 제기하면서, 특히 프랑스, 폴란드, 네덜런드, 비(非) EU 회원국인 스위스가 EU의 틱톡 때리기 조치에 대한 기술적 근거를 요구하고 있다.
실제로 틱톡의 모회사 바이트댄스(중국의 수도 베이징에 본사)는 유럽 사용자 들의 데이터를 중국으로 유출시키고 있다는 의혹을 받고 현재 EU 개인정보보호 침해에 대한 규제 당국의 조사를 받고 있다. 또, 중국은 작년인 2022년 12월, 중국과 미국 주재 바이트댄스 직원이 틱톡을 사용하는 언론 기자들을 추적해왔다고 시인한 바 있다.
EU집행위를 위시로 틱톡을 지목한 사용 금지 조치는 최근 미국과 중국 정부 간 고조되고 있는 정치군사적 긴장 분위기와 유럽 시민들 사이 틱톡 사용률 급증에 대한 사전 견제 움직임으로 해석된다.
박진아 유럽 주재기자 gogreen@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