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GM, LG엔솔과 SK온 대신 삼성SDI와 합작 결정
- “전기차 시장 성장에 따라 투자 방향 결정할 것”
- “여러 형태 배터리 생산역량은 삼성SDI의 경쟁력”
삼성SDI와 GM(General Motors)의 합작이 가시화되면서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시장의 순위가 변동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6일 <녹색경제신문>의 취재에 따르면 오는 8일(현지시간) 삼성SDI와 GM은 미국 미시간주에서 합작공장 설립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고 3~5조원 규모의 투자를 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GM은 미국 내 전기차 배터리 공장을 설립하기 위해 여러 전기차 배터리 제조업체들과 접촉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LG에너지솔루션(LG엔솔)이 가장 유력한 업체로 거론됐지만 이미 공장 3개를 보유한 LG엔솔이 추가 공장에 설립에 부담을 느끼면서 GM이 다른 업체와 접촉했다는 게 업계의 주장이다.
SK온 역시 LG엔솔과 같은 형태의 ‘파우치형 배터리’를 주력 제품으로 생산하면서 GM과의 합작을 기대했지만 투자여력으로 인해 합작이 무산된 것으로 보인다. 2022년 기준,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시장에서 점유율 5위의 SK온과 6위의 삼성SDI가 0.9%p의 근소한 차이로 경쟁하는 가운데 업계는 이번 합작으로 삼성SDI가 SK온을 추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에 삼성SDI측은 “LG에너지솔루션이나 SK온과의 경쟁보다는 회사의 전략에 따라 합작이나 투자를 결정한다”면서 “전기차 시장이 성장함에 따라 삼성SDI도 적극적으로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그동안 삼성SDI는 국내 타 배터리 업체와 달리 합작에 소극적이라는 평가를 받아왔다. LG엔솔과 SK온이 GM, 스텔란티스, 혼다, 현대차 등 여러 완성차 업체들과 합작하는 동안 삼성SDI는 스텔란티스와 합작해 공장을 설립하는 데 그쳤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삼성SDI 수원사업장을 방문하고, BMW 최고경영자(CEO)를 만나면서 삼성SDI가 전기차 배터리 시장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이라고 업계 전문가들은 예측하고 있다.
특히 삼성SDI가 2009년부터 13년 간 긴밀한 협력을 지속해 온 BMW와 합작사를 설립하여 전기차 공동 개발 프로젝트를 이어가는 것 아니냐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이에 배진용 동신대학교 전기자동차학과 교수는 “각 완성차 업체들이 배터리 수급 안정화 및 가격 경쟁력을 위해 여러 전기차 배터리 업체들과 협력 관계를 맺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에 덧붙여서 “삼성SDI는 다양한 형태의 배터리 생산이 가능하기 때문에 글로벌 시장에서 충분한 경쟁력을 가지고 있다”면서 “테슬라와 니콜라 등이 사용하는 원통형 배터리와 폭스바겐과 BMW 등이 사용하는 각형 배터리를 모두 생산할 수 있다는 것은 글로벌 시장에서 큰 장점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삼성SDI와 GM의 합작 소식에 삼성SDI 주가는 장 초반부터 강세를 보여 전일대비 6% 이상 오른 가격으로 거래되고 있다.
박시하 기자 lycaon@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