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 공공기관 이전 가시화에 따른 전남도의회 본사이전 촉구
잔여 공적자금 문제 등 정부 입김에서 벗어나기 힘들듯
2차 공공기관 지방이전을 앞두고 수협중앙회의 지방 이전 논의가 급물살을 타고 있다. 특히 정치권을 중심으로 진행 중인 수협법 개정안은 수협중앙회의 주된 사무소(본점)를 각각 부산광역시와 전라남도로 이전한다는 내용을 골자로 하고 있다. 업계에선 금융지주사로 도약을 선언한 수협입장에서 본사의 지방 이전은 경쟁력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28일 녹색경제신문 취재결과를 종합하면 최근 수협중앙회 본사를 전남도로 이전해야 한다는 의견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국회에서도 전남 이전을 위한 포석인 수협법 개정안이 발의돼 이전 논의에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이와 더불어 전남도는 지난 16 국회 대강당에서 '수도권 공공기관 전남 이전 토론회'를 열어 농협·수협중앙회 등 수도권 핵심 공공기관 유치로 진정한 지방화 시대를 열어갈 것을 다짐했다.
김영록 전남도지사는 "도민과 함께 농협중앙회·농협은행, 수협중앙회 등 핵심 공공기관을 유치해 젊은 세대에게 희망을 안겨주겠다"고 말했다.
전남도시군의회의장협의회도 국가 균형발전과 농어업의 공익적 가치 보존을 위한 농협·수협중앙회 본사 전남 이전 촉구 건의안을 만장일치로 채택하고 관련법 개정을 촉구했다.
다만 업계에선 작년말 금융지주사 전환을 선언한 수협중앙회 입장에선 본사이전문제가 부담스러울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지난해 말 수협중앙회는 비은행 계열사를 인수·합병(M&A)하는 방식으로 2030년까지 금융지주회사인 SH금융지주를 설립하는 내용을 담은 로드맵을 공개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수협의 경우 그 어느 때보다 리더의 역할이 중요해 보인다"며 "지방이전계획에 대한 대응책을 비롯해 수협의 금융지주 전환 등 과제가 산적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전남도로 이전하게 된다면 이미 JB금융지주와 같은 지역 기반 은행이 자리 잡고 있어 지주사 설립 로드맵에 차질이 생길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한 수협중앙회는 아직 정부의 입김에서 완전히 벗어나지 못해 지방이전 문제에 대한 대응책마련에 있어 조심스러운 입장이다.
수협중앙회는 지난해 1997년 외환위기 시절 정부로부터 수혈받은 1조1581억원에 대해 남아있던 공적자금 7574억원을 올해 국채 매입을 통해 한 번에 지급하는 방식으로 조기상환하기로 했다.
다만 완전한 자금상환까지 2023년부터 2026년까지 매년 800억원, 2027년에는 4374억원 등 앞으로 약 5년간의 연도별 국채 만기도래 일정이 남아 정부의 간섭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최근 윤석열 대통령의 발언을 비롯해 은행의 공공성과 사회적 역할이 강조되고 있어 수협 입장에선 지방이전에 반대할 명분을 찾는 데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나희재 기자 financial@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