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산시스템 고도화에 영업비용 늘어나
지난해 삼성자산운용의 실적이 제자리걸음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영업순수익은 소폭 증가했으나 전산시스템 고도화 등에 따른 비용이 증가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회사 관계자는 “영업수익(매출)은 전기 대비 증가했으나 영업비용이 더 증가하면서 영업익이 소폭 감소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운용은 지난해 전년 대비 6.7%(70억원) 감소한 영업이익 969억원을 거뒀다. 같은 기간 순이익은 0.13% 하락한 756억원이다.
영업순수익(매출)은 소폭 증가했다. 전년 대비 3.3%(83억원) 증가한 2586억원이다. 작년 말 기준 자산운용업계 AUM(운용자산) 규모가 1.3% 하락한 가운데 '선방'이란 평가를 받는다.
지난해 삼성자산운용의 AUM 규모는 14.6조원(5%) 감소한 277조원이다. 2위 미래에셋운용과의 격차는 132조원으로 2021년 대비 5조원 더 거리를 벌렸다.
회사의 주된 수익원인 집합투자기구운용보수는 작년 한 해 1681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대비 1.5% 증가한 규모다. 다음으로 큰 자산관리 수수료는 751억원으로 3.7% 증가했다. 특히 자문 부문에서 40% 불어난 수익을 이뤘다.
비록 규모가 적으나 이자수익은 전년 대비 227% 증가한 19억원으로 기록됐다. 금리인상 등에 길잃은 투자자금이 쌓이면서 관련 예치금 이자수익이 늘어난 탓이다. 증금예치금이자는 전년도 3.9억원에서 지난해 13억원으로 233% 증가했다.
같은 이유로 작년 현금성 자산도 전년 110억원 대비 4배 불어난 444억원으로 집계됐다. 고객 예치금이 기존 5억원에서 120억원으로 24배 가까이 불어난 영향이 크다.
수익적인 측면에서 양호한 성적을 거뒀으나 비용이 증가한 탓에 영업이익은 하락했다. 지난해 급여, 복리후생비 등에 쓰인 판매관리비는 1279억원으로 전년 대비 10.3%(120억원) 늘어났다.
삼성자산운용 관계자는 “IT 등 시스템 고도화 작업으로 인한 무형자산 상각비 증가로 비용이 상승된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무형자산상각비는 69억원으로 전년 대비 102%(35억원) 증가했다.
이 밖에도 복리후생비(+17.9%), 전산운용비(+2.4%) 등에서 소폭 비용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소 눈에 띄는 부분은 임원 급여가 줄어든 점이다. 임원급여는 전년 65억원에서 지난해 34억원으로 반토막났다. 이 덕분에 같은 기간 회사가 정규직 직원 59명(17.4%)을 더 채용했으나 전체 급여 비용은 제자리에 머물렀다.
결산일 기준 등기·비등기 임원은 총 19명으로 전년 말 대비 오히려 3명 더 늘어난 상태다. 이에 업황이 어두워지면서 경영진이 자발적으로 비용감축에 나선 것 아니냐는 추측이 나온다. 이에 회사 관계자는 “특별한 이유가 있지 않다”고 답했다.
김윤화 기자 financial@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