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의결권 자문사, 韓기업 정조준…“기후변화 대응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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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대 의결권 자문사, 韓기업 정조준…“기후변화 대응하라”
  • 김윤화 기자
  • 승인 2023.01.30 1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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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S·글래스루이스, 의결권 지침 개정
기후변화 미대응 시 이사 재선임 반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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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Unsplash]

오는 3월 열리는 정기주주총회에서 ESG 경영이 또 한 차례 강조될 전망이다. 세계 최대 의결권 자문기관 ISS, 글래스루이스(Glass Lewis)가 기후변화 대응, 이사회 다양성 등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국내기업 의결권 행사지침을 개정했기 때문이다.

두 기관은 지난 연말 국내 기업을 대상으로 한 의결권 행사지침을 개편했다. 눈에 띄는 점은 ESG 경영을 강조한 부분이다. ISS는 기후변화 관련 대응이 부족한 국내기업의 이사 재선임 건에 반대 권고하겠다고 밝혔다.

TCFD(기후변화 관련 재무정보공개 전담 협의체) 프레임워크에 기반한 내용을 공시하지 않거나, ‘2050 탄소중립’ 등의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제시하지 않는 기업이 타깃이다. 

국내 중 대상기업은 글로벌 투자자 이니셔티브인 ‘기후행동 100+(Climate Action 100+·CA100)’이 중점 관리 기업으로 선정한 한국전력, 포스코홀딩스, SK이노베이션 등이다. 

글래스루이스는 지배구조 부문을 강조했다. 먼저 이사 겸임 금지 항목을 신설했다. 이유는 단순하다. 이사가 회사의 업무에 충실할수록 주주 권익에 도움되기 때문이다. 

이미 우리나라 상법(제542조의8)에는 상장사 사외이사가 해당 회사 외 2개 이상의 회사 이사로 재임할 수 없는 법안이 존재한다. 글래스루이스는 이사 후보자의 독립성, 성별 등을 고려해 최대 5개 상장회사의 이사 겸임에 찬성한다고 밝혔다. 국내 상법을 조금 더 유연하게 해석한 지점이다.

글래스루이스는 다음으로 이사회 내 여성이사 선임을 의무화한 개정 자본시장법(제165조의20)과 같은 내용의 다양성 지침을 신설했다.

[출처=글래스루이스]

이들 기관의 권고사항은 해외 투자자들의 의결권 행사에 큰 영향을 미친다. 2019년 기준 두 회사의 자문시장 점유율은 97%에 달한다. 특히 ESG와 관련해 미 행동주의 펀드 엔진넘버원이 엑손모빌 이사 3명을 갈아치울 당시 재선임 반대 권고를 통해 힘을 보탠 적 있다.

다만 이러한 개정안에 대한 반대도 만만치 않다. 미 공화당 출신 법무장관 21명은 이러한 내용에 반대하는 내용의 서한을 보냈다. 기후변화, 이사회 다양성 관련 의결권 행사가 투자자들에게 유리하지 않다는 입장이다.

이에 두 회사는 ‘오해’라고 응수했다. ISS 측은 “법무장관 그룹이 보낸 서한은 시장에 대한 근본적인 오해를 드러내고 있다”고 답했으며 글래스루이스는 별다른 답변을 제시하지 않았다.

최근 국내 기업들의 지배구조 개선을 요구하는 행동주의 펀드가 늘어나는 분위기도 변수다.

법무법인 세종은 “해외 의결권 자문사의 의결권 행사지침 개정은 국내의 스튜어드십 코드 가입기관의 의결권 행사지침 개정에 있어 벤치마크가 될 수 있어 주의할 필요가 있다”며 “특히 최근에는 ESG와 관련한 주주행동이 증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KB증권 김준섭 연구원은 “글로벌 의결권 자문 기관들이 의결권 행사 지침 중 국내 회사의 이사 선임 관련 항목을 강화하면서 국내 주주총회의 이사선임 관련 안건이 주목받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글로벌 의결권 자문기관의 권고는 해외 투자자들의 의결권 행사 시 크게 영향을 미친다”라고 말했다.

김윤화 기자  financial@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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