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에셋증권이 대형 증권사 중 처음으로 연간 실적(잠정치)을 발표했다. 금리인상, 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전년 대비 큰 폭 위축된 규모이나 자산관리(WM), 글로벌 사업 부문 등에서 안정적인 수익기반을 쌓았다는 평가를 받는다.

2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미래에셋증권은 지난 한 해 연결기준 영업이익 8459억원, 순이익 6194억원을 거둔 것으로 집계됐다. 전년 대비 각각 43.1%, 47.7% 감소한 규모다.

영업이익 기준으로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 시장 전망치를 9.38% 밑돈다. 미래에셋증권 측은 “금리인상 및 시장 변동성 증가에 따른 변동”이라고 설명했다.

비록 시장 기대치를 넘진 못했지만 지난해 안정적인 수익기반을 쌓았다는 평가를 받는다.

국내 주식 거래대금이 위축된 가운데 해외 브로커리지(주식 위탁매매) 수익은 더 늘어났다. 지난 3분기 전년 동기 대비 33% 증가한 451억원이다.

또 지난 한 해 개인·퇴직연금 적립금(3분기 25.4조원)이 증가하는 등 자산관리(WM) 부문에서 시장 점유율을 키웠다. 연간 시장점유율은 약 20%로 국내 1위다. 지난 4분기부터는 그간 위축됐던 ELS(주가연계증권) 발행량이 5배 증가하는 등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금리인상 등에 상품 운용손익이 큰 폭 꺾였으나 여전히 흑자를 유지하고 있다. 지난 3분기 누적 운용 부문 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75% 하락한 1995억원이다.

4분기부터 금리 변동성이 잦아들며 채권운용 부문 손실을 일부 회복한 것으로 추정된다. 3분기 기준 채권잔고는 27.1조원이다.

그간 갈고닦은 글로벌 사업 부문도 강점이다. 이베스트투자증권 전배승 연구원은 “매분기 8조원 이상의 투자자산에서 발생하는 분배금과 배당금 수익, 실질적 수익창출에 기여하고 있는 해외 영업망, 추세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해외물 브로커리지 수익 등이 지속가능 이익기반으로 꼽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러한 배경에 한국투자증권, 대신증권, 교보증권 등 국내 증권사들은 미래에셋증권에 대한 매수의견을 유지하고 있다.

‘비중확대(Overweight)’ 의견을 낸 교보증권 김지영 연구원은 “높은 고객 로열티를 통한 지속적인 자산관리 수익이 기대되고, 높은 자본력을 바탕으로 대응력을 키웠다”라며 “무엇보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글로벌 자회사를 통한 성장을 기대할 수 있다는 점도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27일 오전 10시 33분 기준 미래에셋증권은 전 거래일 대비 0.86%(60원) 오른 7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이 가운데 투자자들의 이목은 연간 주주환원책에 모인다. 미래에셋증권은 2023년까지 중기 자본정책으로 조정 당기순이익 30% 이상의 주주환원율을 제시한 바 있다.

NH투자증권 윤유동 연구원은 “연간 주주환원율 30% 달성을 위한 추가적인 자사주 매입·소각 혹은 배당 정책 공시를 기대한다"며 "미래에셋캐피탈의 증권 보통주 매입은 약 70%가량 진행된 상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