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거래시차 및 정보비대칭 문제 해결
글로벌 경기침체와 공급망 불안이 장기화되며 경영환경의 불확실성은 변수가 아닌 상수가 됐다. 국내 기업들은 위기 극복에 대한 강한 도전정신으로 신성장 동력 발굴에 주력하는 분위기다. 우리나라 기업들은 그간 위기 속에서 기회를 창출해 성장해왔다. 이에 <녹색경제신문>은 위기 돌파를 향한 경영자 및 기업의 노력과 성과 등 주요 사례를 심층 취재해 '위기는 기회다' 연간 기획 시리즈로 연재한다. [편집자 주(註)]
코로나19로 촉발된 유동성 파티가 막을 내리며 증권사들의 위기대응 능력이 드러나고 있다. 투자자금이 썰물처럼 빠지며 가장 큰 타격을 받은 사업부문은 단연 브로커리지(주식 위탁매매)다.
3분기 누적 국내 58개 증권사의 위탁매매 수수료는 전년 대비 38% 하락했다. 지난 2021년 전체 손익부문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으나 1년 만에 IB(기업금융), 파생상품수수료 등에 밀려났다.
경기침체 등에 향후 전망은 더 어둡다. 이 가운데 글로벌 시장으로 눈길을 돌려 활로를 찾은 증권사가 주목 받는다. 바로 삼성증권이다.
삼성증권은 국내 투자자들이 장을 떠나는 기류 속 3분기 리테일 고객자산 5.7조원을 끌어모으며 7분기 연속 고객자산 순유입세를 기록했다. 삼성증권을 통해 해외 주식거래를 하려는 투자자 수가 늘어난 영향이다.
3분기 삼성증권의 해외주식 거래대금은 전년 대비 25.1% 증가한 9.4조원을 거뒀다. 같은 기간 해외주식 예탁자산은 7.1% 증가한 17.6조원으로 집계됐다.
투자자들은 왜 삼성증권을 선택했을까. 삼성증권은 남들보다 한발 앞서 해외 주식에서 답을 찾았다. 그만큼 다른 증권사들과 비교해 차별화된 무기를 확보하고 있다.
삼성증권은 투자자들이 해외주식 거래에서 겪는 시차 문제에 주목했다. 그러다 연초 발견해낸 솔루션은 대체거래소 이용이다. 지난 2월 미국 대체거래소 블루오션과 1년 독점계약을 맺고 미국주식 주간거래 서비스를 개시했다.
반응은 뜨거웠다. 회사에 따르면 지난해 삼성증권을 통해 미국주식을 거래한 신규고객 4명 중 1명(24.7%)이 주간거래 서비스로 거래를 시작한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 시각으로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 30분까지 연중무휴 미국 주식을 거래할 수 있는 서비스는 출시 두 달 만에 누적 거래대금 1조원을 끌어모았다. 이후 10개월 만에 거래대금 3조원을 돌파했다.
문제는 단독계약이 내달 만료를 앞두고 있다는 점이다. 키움, 메리츠증권 등 경쟁사들은 앞다퉈 블루오션과 계약을 맺을 채비를 갖추고 있다. 이전보다 험난한 경쟁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측되는 지점이다.
"미국주식 투자하면 삼성증권 떠올릴 수 있도록 서비스 개선 및 고객 만족"
다만 삼성증권은 해외 주식거래에 대한 시간적 제약뿐만 아니라 정보 비대칭성 문제를 풀기 위해 노력했고 이 과정에서 투자콘텐츠 차원에서 차별화된 무기를 갖추고 있다.
주요 무대는 유튜브 채널이다. 자사 애널리스트가 진행하는 ’미스터 해외주식’를 비롯한 ‘글로벌 유망종목’, ‘해외 ETF(상장지수펀드) 레스토랑’ 등의 해외주식 관련 콘텐츠를 제공하고 있다.
또 최근에는 미국주식 주간거래 서비스 이용고객을 위한 ‘주간거래 체크포인트’, ‘주간거래 스냅샷’ 등의 특화 콘텐츠를 제작하고 있기도 하다. 작년 7월 국내 증권사 최초로 유튜브 채널 조회수 7000만 회를 돌파했으며 이달 18일 기준 구독자 110만명, 누적 조회수 1억3000만회를 기록하고 있다
이 밖에도, 최근 3000개가 넘는 해외 ETF에 대한 전략, 섹터, 운용사 등의 정보를 실시간으로 제공하는 ‘해외 ETF 레이더 서비스’를 론칭하는 등 콘텐츠 보강에 힘을 쏟고 있다.
삼성증권 관계자는 "달러화의 강세 기조 아래 다양한 외화자산에 분산투자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다시 한번 느끼게 된 한해였다"며 "미국주식 투자하면 삼성증권을 투자자들이 떠올릴 수 있도록 앞으로도 서비스 개선과 고객 만족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향후 과제로는 최대 시장인 미국을 넘어 유럽, 인도 등으로 거래 시스템을 확장하는 일이 꼽힌다. 현재 관련 시장진출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으나 세법이나 브로커 이슈 등 이를 위해 처리해야할 문제가 산더미다. 삼성증권 관계자는 “다소 시간이 걸리더라도 (리스크 관리 등에서 문제가 없는)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윤화 기자 financial@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