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은행·빗썸, 서로 등돌리기 어려운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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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협은행·빗썸, 서로 등돌리기 어려운 이유는?
  • 박금재 기자
  • 승인 2022.12.27 14: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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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명 확인 입출금 계좌 계약 내년 3월 만료
농협은행, 고객 이탈 막아야...재계약 절실
농협은행 본점.
농협은행 본점.

농협은행과 빗썸의 동행이 계속 이어질 수 있을까?

두 기업 모두 다른 선택지가 없다는 점을 고려하면 한 번 더 맞손을 잡을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받는다.

한 가상자산업계 관계자는 "농협은행이 가상자산 시장에 진입하기 위해서는 빗썸과의 협업이 필수적"이라면서 "빗썸 역시 인터넷은행들이 모두 타 거래소와 협약을 맺은 상태라 농협과의 재계약을 생각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27일 녹색경제신문 취재결과를 종합하면 농협은행의 실명 확인 입출금 계좌 계약이 내년 3월 만료될 예정이다. 

빗썸은 지난 2018년부터 농협은행과 5년 동안 협업을 펼쳐왔다.

업계에서는 당초 빗썸이 농협은행과의 관계를 마무리 짓고 타 은행과의 제휴를 추진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다.

특히 젊은 세대가 많이 이용하는 인터넷은행과 계약을 체결하며 업계 2위 자리를 지키는 데 총력을 다할 것이라는 의견이 많았다. 

가상자산을 거래하는 대부분의 고객은 2030세대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대표 인터넷은행인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가 각각 코인원, 업비트와 제휴돼 있어 빗썸에게는 선택지가 줄어들었다.

또 다른 인터넷은행인 토스뱅크의 경우 과거 가상자산 시장에 진입할 계획이 없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출처=빗썸]
[출처=빗썸]

농협은행 역시 빗썸과의 관계를 이어나가는 데 힘을 쏟을 가능성이 높다.

농협은행은 '올드'한 이미지를 지우기 위해 디지털 전환에 속도를 붙이고 있었는데, 빗썸과 서로 등을 돌리게 된다면 대규모 2030세대 고객들의 이탈이 예상된다.

일각에서는 빗썸이 다른 시중은행을 선택하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실제로 시중은행 가운데 다수가 빗썸과의 협약을 추진하는 것을 노리고 있다는 것이 한 업계 관계자의 설명이다.

이는 농협은행에게 큰 위협이 될 것으로 보인다. 때문에 농협은행은 빗썸과의 재계약을 위해 더욱 좋은 조건을 내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한편 빗썸은 이정훈 전 빗썸홀딩스·빗썸코리아 의사회 의장과 관련해 사법 리스크를 안고 있다. 

내년 초에 내려질 예정인 이 전 의장의 1100억원대 사기 혐의에 대한 판결 선고가 빗썸이 농협과의 재계약을 추진하는 데 부정적으로 작용할지도 두고 볼 일이다.

농협은행 관계자는 "아직 계약 기간이 남아 있는 만큼 시간을 두고 검토할 예정"이라면서 "조직 내부의 인사 시즌이 지난 뒤 구체적인 논의가 오갈 것 같다"고 말했다.   

박금재 기자  financial@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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