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대제철, 환경개선 및 온실가스 저감 투자하고 환경회의 체계화
- 지난해 지역사회 공헌 인정기업'에 3년 연속 선정...사회적 기여 지속 노력 성과
- 기후솔루션 "탄소중립은 물론, 오염물질 배출로 인한 사회적 손실 3조4000억원 줄이려면 청정에너지, 녹색 수소 확보 위한 투자·지원 선결돼야"
기업의 DNA는 성장이다. 생존과 증식, 성장을 향한 기업 DNA의 투쟁은 오늘의 문명과 과학, 기술, 높은 삶의 질을 가능케 한 원동력이었다. 그러나 기업 DNA가 지나치게 치열해 더러는 반사회적, 반인류적이어서 성장에 걸림돌이 되거나 인류를 위기에 빠트리는 자가당착에 빠지기도 했다. 이에 기업들은 무한성장 DNA에 신뢰와 책임의 강화를 모색한다. 그것은 환경적 건전성(Environment)과 사회적 책임(Social), 지배구조(Governance)를 바탕으로 지속가능발전을 추구하는 경영과 기업이다. 이에 <녹색경제신문>은 한국경제를 이끌어 가는 기업들이 어떻게 ‘ESG’를 준비하고, 무슨 고민을 하는지 시리즈로 심층 연재한다. <편집자 주(註)>
▲데이터앤리서치 "현대제철, 포스코홀딩스·동국제강 이어 ESG관심도 3위"...23만개 사이트 ESG 빅데이터 조사결과
지난 14일 국내 빅데이터 조사기관인 데이터앤리서치(D&R)에 따르면 현대제철은 ESG경영관심도에서 포스코홀딩스와 동국제강에 이어 3위를 차지했다.
이번 조사는 국내 철강업체 10개사를 대상으로 올 3분기 뉴스,커뮤니티,블로그,카페,트위터,인스타그램,유튜브,페이스북,카카오스토리,지식인,기업·단체,정부·공공 등 12개 채널 23만개 사이트에서 ESG경영 정보량을 조사한 결과치다
조사 대상은 코스닥 상장사를 제외한 국내 철강업체 중 시가 총액 상위 10개사를 대상으로 했으며 ESG경영 정보량 순으로 포스코홀딩스, 동국제강, 현대제철, KG스틸(구 동부제철), 아주스틸, 세아제강, 동일산업, 대한제강, 고려제강 등이다.
1위를 차지한 포스코홀딩스는 올 7월부터 9월까지 총 529건의 정보량을 나타냈다.
포스코홀딩스는 지난 8월 전기차 시장 확대에 발맞춰 이차전지 재활용 시장의 성장과 이차전지 재활용 원료 의무화 요구에 응하기 위해 폴란드 브젝돌니(Brzeg Dolny)시에 이차전지 리사이클링 공장 'PLSC(Poland Legnica Sourcing Center)' 준공, "리사이클링 사업을 지속적으로 확대하여 기업의 사회적 책임에 앞장서고 동시에 이차전지소재 원료 경쟁력을 확보해 나가겠다"는 입장을 밝혔으며 이러한 내용은 언론은 물론 다음 블로그, 네이버 카페 등에서 회자됐다.
인적분할을 통해 지주사 체제 전환을 앞두고 있는 동국제강은 390건으로 2위를 차지했다.
동국제강은 지난 9월 포항공장과 부산공장에 영국표준협회가 인증하는 에너지 관련 인증서 ‘ISO50001' 발급을 완료,이를 통해 전 사업장이 에너지 경영 인증을 보유하게 되었으며 이를 위해 동반협력실 산하 ‘ISO50001 태스크포스를 구성, 정기협의체 운영을 통해 에너지경영 매뉴얼 및 시스템 구축에 힘써왔다.
현대제철은 지난 9월 전 임직원이 참여하는 ‘걸음More 마음More’ 캠페인을 진행, 임직원 걸음을 1억보까지 모아 발달장애 아동들에게 ‘이동편의 보조기구’를 기부하는 등 ESG 경영에 속도를 내면서 3위를 차지했다.
▲현대제철, 환경개선 및 온실가스 저감 투자하고 환경회의 체계화
현대제철은 올해 발행한 지속가능보고서에서 지난해 4월 책임경영을 강화하기 위해 사업부제로 조직을 전환하며 현장에서의 환경경영을 적극 실행할 수 있도록 환경 조직을 체계적으로 개편했다.
또한 작년 2월 연구개발본부 내 탄소중립 관련 기술 추진을 위한 전담 조직인 저탄소공정연구실을 신설해 저탄소 기술개발을 본격적으로 착수했으며, 올해 초에는 전사 탄소중립 전략 및 중장기 체제 전환의 컨트롤 타워 역할을 담당하는 '탄소중립추진단'을 출범하며 친환경 철강사로 도약하기 위한 환경경영 체계를 강화했다.
현대제철은 환경개선 및 온실가스 저감을 위해 작년부터 오는 2025년까지 5년간 4900억원의 추가 투자를 확정했다.
이번 결정으로 현대제철은 2016년부터 2020년까지 5100억원을 포함해 10년간 총 1조원의 금액을 환경개선에 투자함으로써 보다 선진화된 환경 시스템을 구축하며 환경문제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수 있게 됐다.
현대제철은 2025년까지 코크스 건식소화설비(CDQ: Coke Dry Quenching) 설치를 통해 코크스 냉각 시 발생하는 폐열을 회수해 증기 및 전력으로 재생산하는 방식으로 온실가스 감축에 기여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연간 약 50만톤 이상의 온실가스 감축 효과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또한 열교환기, 폐열 회수 등을 통한 제철소 에너지 효율 개선은 물론, 오염물질 방지시설·비산먼지 발생 억제시설 개선, 슬래그 재활용, 폐기물 자체 처리 확대 등 전방위적인 환경 개선을 실시할 계획이다.
현대제철은 환경경영의 중요성에 대한 경영진의 인식제고와 전사적 공감대 형성을 위해 환경회의를 체계화했다.
회의는 분기별 1회 실시하는 전사 환경회의, 월 1회 진행하는 제철소 환경회의 및 환경담당자 회의로 나뉘며, 특히 전사 환경회의를 통해 환경 현안에 대해 경영층과 효율적으로 소통하고 있다.
환경회의에서는 각 사업장에서 이루어진 환경 개선 사례 및 현안을 공유하고 리스크를 분석해 이에 대한 해결방안을 협의한다. 지난해 전사 환경회의는 2회(안건: 10건), 제철소 환경회의는 9회(안건: 40건), 환경 담당자 회의는 10회(안건: 55건) 진행됐다.
이를 통해 759억원의 예산을 투입해 환경오염물질 저감을 위한 가열로 탈질 설비를 도입하는 등의 성과를 이뤄냈다.
▲현대제철, 지난해 지역사회공헌 인정기업'에 3년 연속 선정
현대제철의 인천·포항·당진·순천공장 등 4개 사업장이 지역 사회문제 해결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2021 지역사회공헌 인정기업'에 3년 연속 선정됐다. 지역사회공헌 인정제는 기업의 사회공헌 활동과 지역 활성화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해 주는 제도다.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 ESG경영이 중요해짐에 따라 작년에는 ESG 3개 영역 7개 분야 25개 지표를 기준으로 심사한 결과 당진제철소는 사회공헌추진체계, 성과측정·영향 등에서 만점을 받았다.
현대제철은 지난 2011년부터 사회공헌 대표사업으로 '희망의 집수리-에너지 효율화 사업'을 추진해오고 있다. 저소득층 가구 및 복지시설 건물의 비효율적인 요인을 개선해 에너지 효율성을 높이는 사업이다.
이를 통해 에너지 비용 절감 및 온실가스 감축 효과, 사회적 기업 및 자활기업 고용 창출이라는 사회적 효과를 동시에 얻고 있다.
다만 현대제철의 사회적 기여는 지난 2019년에 비해 해마다 감소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현대제철, 지배구조 투명성 위해 이사회 경영감독 기능 강화
현대제철은 의사결정 전문성 확보 및 효율적 운영을 위해 이사회 내에 4개의 전문위원회(감사위원회·투명경영위원회·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보수위원회)를 별도로 설치하고, 해당 전문위원회의 사외이사 비중을 과반수 이상으로 구성해 이사회의 경영감독 기능을 강화했다.
특히 감사위원회 및 투명경영위원회는 전원 사외이사로 구성하고,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장과 보수위원장을 사외이사로 선임하는 등 사외이사들의 독립성과 활동 기회를 제도적으로 보장하고 있다.
모든 이사는 주주총회에서 개별 안건으로 상정해 선임하고 있으며, 사외이사로서의 직무를 충실히 수행할 수 있도록 현대제철 외 2개 이상 다른 회사의 이사·집행임원·감사로의 겸직을 금지하고 있다.
현대제철은 2022년 주주총회 시 법령상 규정된 소집통지 기간(총회 2주 전)을 확대해 총회 4주 전 의안을 선공개함으로써 주주들에게 의안을 검토할 충분한 시간을 제공했고, 소액주주들의 참가 편의성을 제고하기 위해 2020년부터 전자투표제를 시행하고 있으며 주주총회 전, 주요 기관투자자와의 미팅으로 안건을 충분히 설명해 주주 및 시장의 요구를 적극적으로 수용하고 있다.
이사회는 그 권한을 위임받은 소위원회를 중심으로 운영된다. 현대제철은 이들의 전문성 함양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기 위해 2018년 이후 매년 외부전문가 초청교육을 실시하고 있으며 2020년 4월에는 이사회 규정을 통해 '이사회 구성원들의 전문성 향상 및 회사 이해도 제고를 위한 정기적 교육 제공'에 대한 근거를 마련했다.
작년에는 위원들을 대상으로 미래전략 방향에 대한 사내강사 강의를 실시했고 감사위원회 운영 가이드라인에 대한 외부 전문가 교육을 진행했다.
또한 지난해 신규로 선임된 사외이사들은 동영상 콘텐츠로 구성된 사내 교육프로그램을 통해 철강산업 기초지식 수업을 수료했다. 이외에도 위원들의 전문성 강화를 위해 외부전문기관 연수와 산업시찰 등을 진행하고 있다.
선진적인 지배구조 구축하기 위해 현대제철은 지난 2019년 4월 건전한 지배구조 확립의지를 공표하고 구체적인 실천사항에 대한 일반원칙을 담고 있는 기업지배구조헌장을 제정해 홈페이지에 게재했다.
▲기후솔루션 "탄소중립은 물론, 오염물질 배출로 인한 사회적 손실 3조4000억원 줄이려면 청정에너지, 녹색 수소 확보 위한 투자·지원 선결돼야"
현대제철의 여러가지 자체적인 ESG노력에도 불구하고 '탄소중립'에 대한 대외적인 기대치는 더욱 높아지고 있다.
특히 탄소중립 세부계획을 마련하고 재생에너지 전력과 그린 수소 확보를 위한 투자와 지원을 늘려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철강산업은 세계 대기 오염의 주요 요인이자, 온실가스의 주요 배출원으로 한국은 세계 6위의 주요 철강 생산국이다. 한국 조강 생산의 약 70%는 석탄 기반의 고로-전로(BF-BOF) 공정에 의존하고 있어 탄소와 오염물질 배출의 주범으로 주목받고 있다.
더구나 철강기업에서 소재기업으로 변신을 꾀하고 있는 포스코와는 달리 현대자동차를 비롯한 그룹 계열사들의 철강수요를 중요하게 고려할 수 밖에 없는 현대제철의 탄소중립과 환경오염 감축은 더욱 관심의 대상이 될 수 밖에 없다.
핀란드의 에너지·청정대기연구센터(CREA)와 국내 기후 싱크탱크인 기후솔루션(대표 김주진)은 지난달 28일 이런 내용을 담은 ‘제철소와 숨겨진 진실: 국내 일관제철소의 대기오염 영향과 건강 피해’ 보고서를 통해 이같은 내용을 지적했다.
보고서는 정부의 2050년 탄소중립 로드맵에 따라 현대제철 당진 제철소를 포함한 광양, 포항 등 3개 지역 일관제철소가 화석연료에 의존하던 방식에서 벗어나 재생에너지 및 그린수소 활용 공정으로 전환할 경우, 배출 오염물질에 의한 질환으로 조기 사망하는 인원이 1만명 가까이 감소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당진, 광양, 포항 등 3개 일관제철소는 대기오염물질인 이산화질소 연평균 최대 1.5μg/㎥, 이산화황 1.22μg/㎥ 과 함께 초미세먼지(PM2.5)까지 배출해(0.4μg/㎥) 공기 질을 악화시키고 있다.
이는 세계보건기구(WHO)의 대기 오염 안전 수준 공해 허용량의 8~12%를 차지하는 양으로 지난해에만 506명의 조기 사망이 제철소에서 발생한 대기 오염과 관련된 것으로 추정됐고 이같은 사회적 손실을 금액으로 환산하면 3조4000억원에 달한다.
김근하 기후솔루션 연구원은 “통상 탄소중립이라고 하면 온실가스 감축을 말하는데, 철강 산업의 공정 및 연료 전환을 통한 탄소중립 달성은 오염물질 감축과도 밀접한 연관이 있다"며 "시민의 건강을 위해서도 지금보다 구체적이고 높은 수준의 탄소중립 세부 계획을 세워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근하 연구원은 또 “조강 전과정에서 오염물질 및 온실가스 배출이 나타나지 않으려면 재생에너지 전력과 그린 수소 확보를 위한 투자∙지원도 선결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의철 기자 lycaon@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