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예대율 추가 완화로 8~9조원 규모 대출 여력 확보
금융당국이 자금시장 경색을 막기 위해 은행 예대율 규제를 추가로 완화하는 등 추가 유동성 지원 조치에 나선다. 이러한 조치가 은행권의 유동성 위기 우려를 진화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한 업계 관계자는 "금융당국의 수신금리 인상 및 은행채 발행 자제 권고로 은행권의 자금 조달이 어려웠는데 이번 각종 조치로 '숨통'이 트여질 것인지 기대된다"고 말했다.
28일 녹색경제신문 취재결과를 종합해보면 금융당국이 금일 개최된 비상거시경제금융회의에서 금융시장 안정을 위한 '추가 규제 유연화' 조치를 내놓은 가운데 시장의 관심은 '은행 예대율 규제 추가 완화'에 집중돼 있다.
앞서 다수의 업계 전문가들은 향후 1년 내 단기 금융 충격이 올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은 바 있다. 특히 금융당국의 규제로 자금 조달 여건이 악화된 은행권에 대해서는 자금시장 경색이 더 심화될 경우 내년 1분기께 이후에 은행 유동성도 고갈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이는 올해 금융당국이 시장 안정을 위해 은행을 비롯한 금융권에 유동성을 쏟아붓고 있지만 자금시장에 대한 불안한 시선이 여전한 이유다.
그러나 금일 금융당국이 예대율 규제를 추가적으로 완화하면서 꽉 막힌 자금 조달 길이 풀려 은행권의 숨통이 트일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이번 예대율 규제 완화로 은행들의 예대율은 0.6%P가량 낮아져 약 8~9조원 규모의 추가적인 대출 여력을 확보할 것으로 예상된다.
권대영 금융위원회 상임위원은 "이번 규제 완화로 은행권 숨통을 열어줬기 때문에 해당 자금이 실질적으로 꼭 필요한 단기자금 시장 및 기업자금 시장으로 흘러갈 수 있도록 해달라"고 당부했다.
금융당국은 은행권 자금 조달 부담 완화를 위해 은행채 발행 재개도 검토 중이다. 권 상임위원은 이와 관련해 "사모사채, 공모사채 발행 등 다양한 방안을 놓고 검토 중"이라고 설명했다.
은행들이 자금을 조달하는 루트는 수신 확대와 은행채 발행이다. 그러나 지난 10월 금융당국이 은행채 발행을 자제해달라고 요청한 이후 은행권의 자금 조달 여건이 악화됐고, 이로 인해 업계에서는 유동성 위기가 은행권까지 번지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
실제 지난달 21일 KB국민은행의 1400억원을 마지막으로 5대 은행의 은행채 일별 순발행 실적은 전무한 상황이다.
한편 은행 예대율 규제 완화 외에 보험의 퇴직연급 차입 규제 완화, 증권사에 대한 순자본비율(NCR) 위험 값 조정, 금융지주 자회사 간 신용공여 한도 완화 등의 조치도 제기됐다.
정수진 기자 lycaon@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