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우시 생산 계획 차질 없을 것"
미국과 중국 사이의 반도체 패권 경쟁이 심화되고 수요가 감소하는 등 다양한 악재가 겹친 가운데 SK하이닉스가 이 위기를 어떻게 헤쳐 나갈 지를 놓고 관심이 모인다.
업계 관계자는 "세계 각국이 반도체와 관련된 산업을 국내에 유치 및 소화해 강력한 반도체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힘쓰고 있다"며 "이 과정에서 미국이 중국 반도체를 견제하는 정책을 펼치고 있다"며 "이때문에 중국 현지에 대규모 공장을 가지고 있는 하이닉스의 고민은 갈수록 커지고 있고 결국 단계적으로 생산지 다변화 정책이 가장 유력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4일 녹색경제신문 취재결과를 종합하면 미국 상무부는 지난 10월 중국 내 반도체 장비 수출을 금지했고, 우리나라 반도체 기업들의 중국 공장에 대해서는 수출 통제 조치를 1년 간 유예했지만 업계에서는 1년이라는 유예 기간을 놓고 반도체 장비 교체 및 증설에 있어 턱없이 부족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현재 부품 부족으로 반도체 설비 납품 주기가 늘어났고, 반도체 시설 및 기술 특성상 꾸준한 업그레이드와 유지보수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다만 업계에서는 미국의 대중국 반도체 규제가 현재 SK하이닉스 중국 공장에 미칠 영향은 극히 제한적일 것이라고 바라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극자외선(EVU) 등을 적용한 최첨단 공정은 이제 막 우리나라에서 시작하는 단계라 지금 당장 중국 우시에 최첨단 공정을 도입할 계획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SK하이닉스 관계자 역시 "기존에 추진했던 중국 우시 생산 역시 문제 없이 진행할 것"이라며 중국 리스크가 생산에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렇듯 미국의 수출 통제 조치가 당장 SK하이닉스에 큰 타격을 입히기는 어렵다는 것이 업계 다수의 시각이다. 하지만 미국이 중국을 상대로 반도체 패권 확보를 위해 추가 규제를 펼칠 가능성이 있고, 글로벌 경기 침체로 인한 수요 악화로 반도체 산업 전망에 대한 불확실성이 나날이 높아지고 있는 만큼 중국 생산 비중이 높은 SK하이닉스는 대책을 마련하는 데 힘을 쏟아야 할 것으로 보인다.
SK하이닉스는 우시 공장에서 전체 D램 생산의 50% 가까이를 생산하고 있다. 아울러 충칭엔 후공장 공장, 다롄엔 낸드 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한 반도체 장비업체 관계자는 "현재는 미국의 대중국 반도체 규제가 SK하이닉스에 큰 타격을 입히진 않고 있지만 미국과 중국 사이의 패권 경쟁이 심화될 수록 리스크가 커져 대책이 필요할 것"이라면서 "중국 생산 비중을 낮추고 생산지를 다변화하는 것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수진 기자 lycaon@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