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자산 배출량 첫 공개…ESG 금융 10조 공급
여성관리자 비중 20% 도달…다양성 개선세
함영주 회장 “2022년 ESG경영은 사회(S) 중심”
하나금융그룹이 지난 한 해 ESG 경영성과를 담은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발간했다. 1년 전과 비교해 ‘양과 질’ 두 측면에서 모두 발전한 모습을 보였다. ESG 금융에 총 10조원을 공급했고 사회공헌 지원규모를 15% 늘렸다. 금융자산 배출량과 과학적 기반 감축목표를 첫 공개하는 등 질적개선도 눈에 띄었다.
지난 3월 선임된 함영주 회장은 작년 그룹 부회장겸 ESG 총괄직을 맡았다. 사실상 지난 한 해 ESG 경영성과를 손수 이끌어낸 셈이다. 함 회장은 이번 보고서에서 “(꾸준한 ESG 경영활동으로) 손님, 직원, 주주, 사회와 함께 성장하는 금융그룹이 되도록 많은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금융권 첫 과학적 기반 배출량 감축목표 공개…2050년 탄소중립 가까이
하나금융은 이번 보고서에서 금융자산 배출량을 첫 공개했다. 2020년 기준 약 1300만톤이다. 이 중 철강, 시멘트 등 고탄소 집약산업에 한해 과학적 기반 감축목표 이니셔티브(SBTi) 가이던스에 따른 순배출량 제로(‘0’) 목표를 설정했다.
이를 위해 하나금융은 2030년까지 ESG금융(채권·여신·투자)에 60조원을 투입한다는 계획이다. 그룹 중장기 ESG 추진목표 중 하나인 ‘2030&60’이다. 작년 말 누적 지원금액은 10조원이다. 부문별로 여신 약 5.9조원, 채권 2.9조원, 투자 1.3조원 순이다.
또 다른 추진목표는 ‘제로&제로(Zero&Zero)’다. 2050년까지 사업장 탄소배출량과 석탄 프로젝트파이낸싱(PF) 규모를 모두 제로로 만든다는 전략이다.
지난해 말 하나금융 소속 사업장이 배출한 온실가스는 총 6만3579톤이다. 금융자산 배출량과 마찬가지로 SBTi를 기준으로 한 중장기 감축목표를 설정했다. 이를 위해 사업장 신재생에너지 이용비중을 늘리고 친환경 기업문화 확산에 힘쓰고 있다.
하나금융은 작년 3월 탈석탄 금융을 선언하기도 했다. 국내외 석탄화력발전소 건설을 위한 신규 PF 및 채권인수를 전면 중단한다는 내용이다. 문제는 아직 남아있는 PF다. 2020년 말 약정금액 기준 4488억원이다. 신규 취급을 원칙적으로 중단하여 이를 단계적으로 감축해나갈 계획이다.
진정성 있는 ESG 활동은 ‘사회(S)’에…지난해 1359억원 투자
하나금융은 진정성 있는 ESG경영 활동이 사회(S)에 있다고 보고 관련 지원을 늘리고 있다. 대표사업은 ‘하나 파워 온 프로그램’이다. 프로그램은 청년 일자리 창출, 취약계층 지원, 지역경제 활성화 등 3개 부문으로 구성돼있다. 각각 도전(Challenge), 돌봄(Care), 공동체(Community)라는 가치를 띈다.
대표 일자리 창출사업은 ‘하나 소셜벤처 유니버시티’다. 전국 지역거점 10개 대학과 업무협약을 맺고 청년 취·창업을 지원하는 내용이다. 수도권-비수도권 간 일자리 격차를 해소한다는 목표도 갖는다. 지난 5월 한국전통문화대학교와 첫 협약을 맺었다.
돌봄 부문에선 미혼모 자립지원, 학대피해아동 지원사업을 펴고 있다. 두 프로그램을 통해 연간 미혼모 180명, 아동 1200명이 주거, 심리 등 다층적인 지원을 받고 있다. 또 저출산 문제와 일·가정 양립을 지원하고자 전국 어린이집 100개소를 짓는 프로젝트도 진행 중이다. 지난 5월 기준 총 58개소가 문을 열었다.
디지털 채널을 활용해 지역사회 경제 활성화에도 기여하고 있다. 대표 활동은 공식 유튜브 채널 ‘하나TV’에서 진행하는 ‘골목기행’이다. 지역상권 점포를 직접 홍보하고 소상공인에게 상생지원금, 컨설팅서비스 등 하나금융 상생지원 프로그램을 연결해주기도 한다. 이달 기준 프로그램 누적 조회수는 110만회를 넘었다.
블룸버그 성평등지수 첫 편입…여성 관리자비율 20%대 진입 목전
조직 내 다양성도 빠른 속도로 개선되는 모습이다. 하나금융은 임직원 다양성 증진을 위해 2025년까지 '여성관리자 비율 40%'를 달성한다는 목표다. 전년 기준 이 비율은 19.61%다. 2019년 15.32%, 2020년 17.13%로 빠르게 늘고 있다.
이를 위해 여성 리더양성에 힘쓰고 있다. 대표 교육프로그램은 ‘하나 웨이브스(Waves)’다. 지난 해 여성 부점장급 직원을 대상으로 6개월 간 리더십, 경영, 디지털 등의 교육을 진행했다. 그 결과 1기 리더 34명을 배출했다. 이들 중 2명은 올해 본부장(임원급)으로 선임되기도 했다. 현재 2기 교육이 진행 중이다.
이러한 노력을 인정받아 하나금융은 올 초 블룸버그 성평등지수(BGEI)에 편입됐다. BGEI는 여성 리더십과 인재육성, 동일임금, 포용문화 등 총 5개 다양성 지표평가를 통해 편입기업 여부가 결정된다. 국내기업 중에는 하나금융을 비롯한 단 3곳만 이곳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하나금융은 자체 측정모델(HEI)을 구축해 작년 한 해 전체적인 ESG 경영활동을 화폐가치로 측정했다. 그 결과 지난해 총 2조6227억원 상당의 경제적 가치를 창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년도 대비 6100억원(30%) 늘어난 규모다.
하나금융 함영주 회장은 “우리 사회 구성원의 일원으로서 주변에서 일어나고 있는 다양한 문제에 대한 막중한 책임의식을 바탕으로, 미래를 향한 큰 발걸음을 모티브로 한 ‘Big Step for Tomorrow(빅 스텝 포 투모로우)’라는 ESG 비전을 수립했다”라며 “(이를 이루기 위해) 투명하고 책임 있는 ESG 경영을 실천할 것이며 모든 이해관계자들의 가치를 높일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김윤화 기자 financial@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