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웃링크 허용 여부 관련 구체적인 내용 없어
-수수료도 구글보다 4% 낮은 26%...“구글 정책과 다를 게 없어”
애플이 한국 시장을 한정해 ‘앱 스토어’ 내 제3자 결제를 허용한다는 정책을 공식화했지만, 이 역시 구글과 마찬가지로 국내 인앱결제강제방지법(인앱법)을 우회한 조치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구글이 책정한 높은 수준의 수수료와 별 차이도 없을뿐더러, 인앱 결제 강제를 실질적으로 방지할 수 있는 아웃링크 등 외부 결제방식 허용 여부에 대해서도 전혀 언급된 바가 없기 때문이다.
소비자 보호 관련 시민단체 관계자 A씨는 녹색경제신문에 “애플이 앱 마켓 내 대체앱을 통한 결제를 허용한다고 발표했지만, 사실상 구글의 우회 정책과 다를 바 없는 행보하고 생각된다”라며, “진정으로 국내 인앱법 취지에 공감하고 최종적으로 소비자들의 부담이 커지는 것을 막고자 했자면 제3자 결제에 대한 수수료를 그렇게 높게 책정하지 않았을 것이며 아웃링크 허용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도 함께 제시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1일 녹색경제신문의 취재에 따르면 애플은 전날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한국 미디어콘텐츠 앱에 대해 제3자 결제를 허용한다는 방침을 밝혔다. 국내 인앱법이 시행된 이후 올 3월 구글에 이어 애플도 뒤늦게 변경된 정책을 공식화한 것이다.
애플은 “최근 한국의 전기통신사업법 규정은 국내 앱 마켓 사업자에 의해 배포되는 앱이 앱 내에서 대체 결제 처리 옵션을 제공하도록 허용돼야 한다고 개정됐다”라며, “해당 법률에 따라 앞으로 개발자는 외부 구입 권한을 사용할 수 있으며 이 권한을 통해 한국에서만 배포되는 앱 스토어의 앱에 대체 앱 내 결제 처리 옵션을 제공한다”라고 전했다.
일각에서는 애플이 공지한 외부 결제 선택권 역시 올 3월 구글이 발표한 정책과 같은 맥락이 아니냐는 우려를 내놨다.
앱 내에서 애플 인앱결제와 제3자 결제방식 인앱결제 중 하나만 선택해서 제공한다는 점은 이를 동시에 제공하는 구글의 정책과 차이가 있지만, 아웃링크 허용 여부에 대한 구체적인 언급이 추가로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아웃링크의 외부 결제방식은 앱 개발사들이 구글과 애플 등 시장 독점기업의 높은 수수료 부담을 피하려고 이용했던 방식이다.
수수료 최대 비율도 구글(30%)보다는 낮게 책정됐지만, 26%로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제3자 결제방식에는 해당 수수료 외에도 카드사 수수료 등이 추가로 붙기 때문에 앱 개발사들이 지는 수수료 부담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더불어 애플은 이날 공지에서 앱 개발자가 제3자 결제방식을 사용할 경우 구입 요청 및 가족 공유와 같은 일부 앱 스토어 기능을 제공할 수 없다고 전했다.
애플은 “앱 스토어의 안전한 보안 결제 시스템이 아닌, 외부에서 이뤄지는 지불은 우리가 검증할 수 없으므로 당사는 환불, 구입 내역, 구독 관리를 비롯해 대체 결제 방식을 통해 디지털 상품 및 서비스를 구입한 경우에 발생하는 그 밖의 문제와 관련해서는 사용자를 지원할 수 없다”라며, “이 경우 책임은 개발자에게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고명훈 기자 lycaon@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