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아마존·MS 인력 유출 막으려 급여 인상 … 인텔 주주들은 "임원 보너스 반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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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아마존·MS 인력 유출 막으려 급여 인상 … 인텔 주주들은 "임원 보너스 반대“
  • 이준용 기자
  • 승인 2022.05.18 16: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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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 빅테크 기업들 코로나 이후 인력 유출 극심 … 급여 인상으로 '달래기'
- 인텔 팻 겔싱어 CEO는 1억 7800만 달러 성과급 받으려다 주주 반대 직면
- 공급망 불안으로 실적 전망 '불투명' … 인적 투자는 확대 기조
- 주가 하락에 주주들 인내심은 '한계'
마이크로소프트 [사진 제공=마이크로소프트]
마이크로소프트 [사진 제공=마이크로소프트]

미국 IT 업계를 대표하는 빅테크 기업들이 인력 유출과 보상 문제를 두고 깊은 고민에 빠졌다. 코로나 이후 인력 유출이 빈번해지면서 IT 인력을 붙잡는 것이 시급해졌기 때문이다. 기업들은 일상회복과 공급망 이슈로 어려움이 가중되는 상황에서도 급여 인상을 결단하고 있다. 반면 주가 하락에 뿔난 주주들은 임원 등에 지급되는 성과급에 반대하고 있다.

비용 상승을 감수하고서라도 인적 투자를 확대하려는 기업과 실적 및 주가를 우선시하는 주주들의 이해관계가 상충하는 모양새다.

MS 등 빅테크, 급여 인상·스톡옵션 보상으로 ‘인력 누수 방지’ 나서

마이크로소프트(MS)는 직원들의 급여를 인상하고 스톡옵션 보상을 강화하기 위해 관련 예산을 2배로 늘린다고 발표했다. 블룸버그(Bloomberg)는 현지 시각 17일 마이크로소프트가 직원들의 급여를 대폭 인상하고 스톡옵션을 최소 25% 이상 늘리기 위해 이같은 조치에 나섰다고 보도했다.

마이크로소프트 측은 이번 인상에 대해 “적정 인력을 유지하고 인플레이션 대응을 돕기 위한 조치”라고 밝혔다. 또한 인상의 주 대상은 “신입 등 저연차부터 중간 등급 직원들까지일 것”이라고 예고했다.

업계에서는 마이크로소프트가 제시한 표면적 이유보다 구조적 원인이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코로나 이후 IT 기업들 사이에 한정된 인력을 두고 경쟁이 치열해진 만큼 인력 유출을 방지하기 위한 조치라는 것이다.

실제로 MS를 비롯한 아마존, 구글, 메타(페이스북), 애플 등 거대 기업은 물론 스타트업 역시 인재 영입을 두고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특히 사이버 보안, 인공지능(AI), 메타버스, 클라우드 컴퓨팅 등 분야에서는 경쟁이 더욱 거센 것으로 전해진다.

게다가 코로나 팬데믹 이후 이직이 활발해지면서 직원들 역시 근로 조건과 환경에 대해 더 꼼꼼하게 따지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어 기업들이 더 많은 노력을 필요로 하게 됐다고 블룸버그는 보도했다.

마이크로소프트 CEO 사티아 나델라는 회사 내부에 공유된 서신에서 “(MS에서의) 여러분의 환상적인 성과 덕분에 우리 인력에 대한 수요가 더욱 많아지고 있다”고 언급했다. 그는 또한 이번 인상이 내부 급여 체계상 ‘67레벨’ 이하에 적용될 것이라고도 밝혔다. 67레벨은 마이크로소프트의 파트너급 직전 등급이다. “인상 폭은 국가별로 다를 수 있고, 시장의 수요가 가장 많은 곳이 가장 크게 인상될 것”이라는 설명도 있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급여 수준은 정확히 공개되지 않았으나, 글래스도어(Glassdoor)의 웹사이트에는 대졸 신입 소프트웨어 개발자의 연봉을 16만 3천달러(한화 약 2억원)으로 추정한 자료가 게시됐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올해 6월 30일 회계연도가 끝남에 따라 이번 조치를 발표한 것으로 보인다. 이번 회계연도까지는 스톡옵션을 비롯한 다양한 보상 체계를 이미 강화했다는 것이 MS 측의 설명이다.

경쟁 기업인 아마존 역시 지난 2월 노동 시장에서의 경쟁에 대응하기 위해 기본급의 최대치를 16만 달러(한화 약 2억원)에서 35만 달러(한화 약 4억 4천만원)로 인상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구글 등 다른 IT 빅테크 업체들도 속속 급여 인상을 비롯한 '당근'을 제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인텔 주주들, CEO 등 임원 보너스 지급에 ‘반대’

반면 인텔에서는 주주들이 임원들에 대한 보너스 지급에 반대하면서 어색한 분위기가 감돌고 있다.

로이터(Reuters)는 현지 시각 17일 팻 겔싱어 CEO를 비롯한 고위급 임원들에 대한 성과급 지급에 반대하는 의사표시가 주주들로부터 나왔다. 이번 성과급 안에는 겔싱어 CEO에게 1억 7860만 달러(한화 약 2266억원)의 보너스를 지급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주주들 중 다수인 17억 8천만 표가 성과급 지급에 반대했다. 찬성표는 9억 2100만 표에 그쳤다.

이번 투표 결과는 구속력을 갖지 않는 만큼 회사가 이에 따라야 할 의무는 없다. 그러나 인텔 측은 “주주들의 의견을 진지하게 검토할 것”이라는 입장을 내놓았다.

인텔은 구체적으로 성과에 연동된 급여 지급 등 내용을 토대로 주주들의 질문에 대해 답변할 것이라고 하면서도 “추가적인 조치가 필요할 것”이라고 밝혔다.

주주들의 반대에는 겔싱어 CEO가 지난 2021년 한해 동안 평균적인 직원 급여의 1700배에 달하는 보수를 챙긴 점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로이터는 보도했다.

인텔은 지난 4월 올해 2사분기 매출과 수익이 월스트리트의 예상치를 밑돌 것으로 전망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는 인텔의 최대 시장인 PC 시장에서의 수요 감소와 중국의 코로나 봉쇄 조치로 인한 공급망 불안정 때문이라고 인텔 측은 설명했다.

이처럼 어두운 실적 전망에도 급여 인상, 성과급 지급 등으로 임직원에 대한 보상을 강화하려는 기업들의 입장과 실적 부진으로 인한 주가 하락을 우려하는 주주들의 입장이 첨예하게 대립하며 긴장감을 형성하고 있다. 이들 빅테크 기업들이 주주들을 설득해 적극적인 투자에 나섬으로써 어려운 상황을 위기로 만들어낼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이준용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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