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현대차 제치고 2위 차지... 두나무, 가상자산거래 기업 중 최초 지정
공정위가 김범석 쿠팡 창업주를 총수(동일인)로 지정하기 위해 이례적으로 현장조사까지 진행했지만, 특별한 변화를 찾지 못해 쿠팡은 '올해에도 총수 없는 기업 집단'으로 남게 됐다.
공정위는 "외국인을 총수로 지정하기 위해서는 제도개선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대통령 인수위에서는 친족 범위 축소를 추진하는 등 대기업 규제를 완화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총수 지정 제도 등의 강력한 규제가 현재보다 축소될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27일 2022년 대기업집단 지정 결과를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공시대상기업집단은 총 76개로 전년대비 5개 증가했다. 두나무 등 8개 집단이 새로 지정됐고, IMM인베스트먼트, 한국투자금융, 대우건설 등 3개 집단이 제외됐다. 신규 지정된 8개 기업집단은 두나무, 크래프톤, 보성, KG, 일진, 오케이금융그룹, 신영, 농심이다.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은 47개로 전년대비 7개 증가했다. 중흥건설, 에이치엠엠, 태영, 오씨아이, 두나무, 세아, 한국타이어, 이랜드 등 8개 집단이 신규 지정되고, 한국투자금융이 제외됐다.
한편 지난해 김범석 의장이 외국인 신분이기에 '총수 없는 기업집단'으로 지정된 쿠팡에 대해 공정위는 "올해에도 변화가 없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김재신 공정위 부위원장은 "이례적으로 현장조사까지 해서 김범석 개인의 지분의 변동과 개인회사의 소유, 또 친인척들의 회사의 소유 등을 면밀히 확인했으나 지난해와 달라진 사정이 없다는 것을 확인해 쿠팡을 동일인으로 지정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또 김 부위원장은 "외국인을 동일인으로 지정하는 것에 대해서 제도개선이 선행될 필요가 있다"면서 "지난해 연구용역을 해 그 결과를 받았고, 이에 따른 제도개선 방안을 검토 중에 있다"고도 밝혔다.
그러나 공정위는 대기업 규제 완화를 추진하는 대통령인수위와 협의해 총수의 친족 범위 축소 등을 조정하고 있다는 것을 인정해 향후 공정위의 대기업 규제 정도가 줄어들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또 김 부위원장은 "외국인 총수 지정과 관련해서는 개선방안을 내부 논의 중이라 인수위와 논의가 됐는지는 밝히기 어렵다"고 말했다.
한편 자산총액 10조원 이상인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에 가상자산 거래 기업인 두나무가 최초로 지정됐다. 두나무는 공시대상기업집단(자산총액 5조원)을 뛰어 넘어 곧바로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에 지정되면서 가상자산 거래 사업의 성장성을 입증했다.
이외에도 SK와 현대자동차의 자산총액 기준 순위가 바뀌면서 상위 5개 기업집단 내 순위가 2010년 이후 최초로 변화가 생겼다. SK는 반도체 매출 증가, 물적 분할에 따른 신규 설립, 석유사업 성장 등에 따라 최초로 자산총액 기준 2위가 됐다.
양현석 기자 market@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