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미엄 실종된 ESG 채권…1분기 발행 40% 줄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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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미엄 실종된 ESG 채권…1분기 발행 40% 줄어
  • 김윤화 기자
  • 승인 2022.04.12 16: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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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국내 ESG 채권 발행량
1분기 전년대비 20~40% 감소
ESG 채권, 금리 프리미엄도 줄어
[출처=Unsplash]

지난해 발행량 1조 달러를 돌파했던 ESG 채권이 올 1분기부터 주춤하는 모습이다. 주로 각국 긴축정책, 우크라이나 전쟁 등에 따른 영향으로 향후 전망도 불투명하다. 이 가운데 국내 ESG 채권은 통상 회사채보다 낮게 형성되는 금리 프리미엄마저 희미해지며 시장이 정체기에 빠진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SK증권 윤원태 연구원은 "2021년 상반기 뜨거웠던 ESG 채권 발행 열기는 서서히 식어가고 있다"며 "금리 상승에 따른 채권 발행량을 감안하더라도 일반채권 감소 대비 ESG 채권 감소가 확연하게 나타난다"고 말했다.


글로벌 ESG 채권, 올 1분기 전년대비 20% 감소해…사회적 채권 55% 감축


최근 7년 간 ESG 채권 발행량 추이. 지난해 ESG 채권은 총 발행량이 1조 달러를 돌파했으나 올 1분기부터 감소세에 돌아서고 있다. [출처=Refinitiv]

글로벌 금융정보기관 리피니티브(Refinitiv)에 따르면 올 1분기 글로벌 ESG 채권 총 발행량은 2317억 달러(약 290조원)로 전년 동기 대비 19%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미국을 비롯한 각국 긴축정책에 따른 금리상승, 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시장 변동성이 확대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앞서 같은 기관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ESG 채권 총 발행액은 전년대비 45% 증가한 1조 달러(약 1230조원)를 첫 돌파한 바 있다. 종류별로 녹색채권이 전년 대비 두 배 이상 늘어나며 이러한 증가세를 주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지난해 말부터 ESG 채권은 미 연준이 테이퍼링(자산매입 감축) 조치를 발표하는 등 긴축정책에 돌입하며 증가세가 한풀 꺾이기 시작했다. 전년도 4분기 ESG 채권 발행량은 전분기 대비 31% 하락했다.

특히 올 1분기 채권 종류별로 가장 큰 하락폭을 보인 것은 사회적채권으로 총 발행액이 전년 대비 55% 감소한 440억 달러를 기록했다.

세이지어드바이저리서비스 앤드류 도레다 ESG 수석 애널리스트는 "최근 급증한 사회적채권 발행은 코로나19 관련 이니셔티브와 밀접한 관련이 있어 향후 사회적 채권의 감축은 예상된 수순이었다"고 로이터통신에 전했다.


국내 ESG 채권, '그리니엄' 축소 가속화…1분기 발행량 45% 감소


국내시장도 글로벌 ESG 채권 감소세를 피해가진 못했다. 지난해 발행량 총 87조원에 달하던 국내 ESG 채권시장은 올 1분기 전년 대비 절반 가까이 축소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 1분기 ESG 채권발행 잔액은 9조205억원으로 전년 대비 43%(7조772억원)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반적인 채권시장 약세를 고려해도 같은 기간 회사채가 8%(2조4693억원) 줄어든 것과 비교해 감소세가 가파르다.

여전채 및 회사채 대비 ESG 채권 발행 금리차가 축소되는 모습. [출처=SK증권]

이 가운데 ESG채권이 일반채보다 금리가 낮게 형성되는 그리니엄(greenium) 효과도 희미해지고 있다.

SK증권 윤원태 연구원은 "ESG채권의 그리니엄은 21년 하반기를 지나며 점차 축소되고 있다"며 "은행채와 공사채는 그리니엄이 대부분 사라졌으며 여전채도 최근 일반채권과 차별화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그리니엄이 축소된 것은 무엇보다 ESG채권이 일반 회사채 대비 성과측면에서 차별화된 모습을 보이지 못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듀레이션 5.69년 ESG채권 대 비ESG채권 간 초과성과 추이. [출처=KB증권]

KB증권이 지난 2019년 이후 ESG 채권과 비(非) ESG 채권 간 투자성과를 분석한 결과 3년물 구간에서 ESG채권은 매년 13.8bp(1bp=0.01%p)씩 초과성과가 확인됐으나 5~6년물 만기구간에선 이보다 유의미한 초과성과가 나타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를 두고 KB증권 정대호 연구원은 "ESG상위등급 기업의 재무안정성과 그를 바탕으로 한 신용등급 안정성을 기대하는 이론적 함의는 아직 근거가 다소 부족한 것으로 해석된다"고 진단했다.

이어 정 연구원은 "ESG 채권 성과개선효과가 점차 쌓인다면 발행시장 수요기반 확보 뿐만 아니라 팩터투자로서의 ESG 채권 혹은 상위 ESG 등급을 보유한 기업의 선호가 점차 나타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한다"고 전했다.

김윤화 기자  financial@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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