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약 실현 불투명 의견도...거대 야당 난관 뚫기 어려워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자본시장 선진화 공약 가운데 하나인 ‘주식 양도소득세 전면 폐지’를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주식 양도세 폐지가 개인투자자에게 득이 될 뿐만 아니라 자본시장 육성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는 금융계의 의견과 ‘재벌특혜’ ‘부자감세’ 공약일뿐이라는 시민 단체의 주장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기 때문이다. 문재인 정부 주도로 이뤄진 소득세법 개정안에 따르면 내년부터는 연간 5000만원 이상의 양도 차익을 얻은 모든 투자자는 양도세를 내야 한다.
금융계는 주식 양도소득세가 폐지되면 개인투자자 유치에 큰 도움이 될 것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코리아 디스카운트 소지를 없애고 결과적으로 자본 시장 육성에도 큰 도움을 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건형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2000년 이후 코스피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의 연평균 수익률은 각각 8.4%, 7.1%”라며 “절대적인 수익률은 1%p차이지만 세금을 감안하면 다르다. S&P500 지수의 연평균 수익률은 세율 22%를 반영하면 4.6%로 하락해 국내 주식시장 투자 유인이 상대적으로 커진다”고 분석했다.
하 연구원은 “개인 투자자가 양도소득세 과세를 회피하기 위해 연말에 주식을 대량 매도하는 패턴도 사라질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김중원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윤석열 당선인의 주식양도세 폐지 및 개인투자자 권익 보호에 대한 공약에 따라 개인의 증시 참여도가 한층 올라가며 주식 시장에 대한 유동성 공급이 증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반면 시민단체들은 양도소득세 폐지에 대해 반대하는 의견이 많다.
참여연대는 윤 당선인의 주식 양도소득세 폐지가 “대주주에게 과도하고 시대착오적인 감세 혜택을 주는 것”이라며 반발했다.
참여연대 등 시민단체들은 “현재 주식 양도소득세는 양도소득 대상 상위 10% 이상이 대부분 납부하고 있다”며 “우리나라는 개인 투자자가 아니라 대주주 또는 비상장주식을 팔아 이익을 얻은 주주에게만 주식 양도소득세를 부과하고 있는 게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권오인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경제정책국 국장은 “주식 양도소득세를 도입한 목적도 있었고 세수 확보 차원에서 신중하게 논의가 필요할 것 같다”며 “세수 상황 등을 잘 따져서 결정해야 하는데 무작정 폐지하는 것은 포퓰리즘적 정책”이라고 비판했다.
한편 이같은 찬반논란과는 별도로 실현성 여부도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주식 양도소득세를 폐지하려면 법이 제정돼야 하는데 국회 다수 의석을 차지하고 있는 더불어민주당 등 야당의 협조가 필요해 난관이 예상되고 있기 때문이다.
권영지 기자 financial@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