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2년 4명의 작가 선정...미래 환경에 대한 고민 함께 나눠
- 연탄재 활용해 도자기 빚는 김동인 작가
- RE-BEING, 환경을 다시 생각한 삶 주제로 전시
재계는 급변하는 글로벌 시장에 대응하기 위해 ESG에 사활을 걸고 있다. 이제 ESG는 거스를 수 없는 대세로 자리잡고 있다. ESG는 환경적 건전성(Environment)과 사회적 책임(Social), 투명한 지배구조(Governance)를 바탕으로, 기업 가치를 높이고 지속가능발전을 추구하는 경영 전략이다. ESG 중심에는 사람이 있다. 이에 <녹색경제신문>은 ESG를 이끄는 사람들, 조직 등을 연중 기획으로 소개한다. <편집자 주(註)>
렉서스코리아가 지난달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리는 ‘2022 서울리빙디자인페어’에 참가했다. 렉서스는 지난 2019년부터 매년 ‘서울 리빙디자인페어’에 참가하며 자동차의 영역을 넘어 라이프스타일을 제안하는 브랜드를 지향하고 있다.
2017년부터 이어져 오고 있는 ‘렉서스 크리에이티브 마스터즈 어워드’는 공예분야의 신진작가를 지원하고 그들과 함께 렉서스의 장인정신 문화를 만들어 나가고자 기획된 렉서스의 공예작가 발굴 프로젝트다.
매해 크리에이티브 마스터즈 어워드 수상 작가에는 1000만원의 제작비가 지원된다. 당선작은 전문 심사위원단과의 멘토링 및 작품 고도화 작업을 거쳐 ‘렉서스 에디션’으로 완성되며 렉서스의 자동차 복합문화공간 ‘커넥트투’ 및 라이프 스타일 편집샵 ‘챕터원’에서 판매되고 있다.
‘2022 렉서스 크리에이티브 마스터즈 어워드’는 ‘RE-’를 주제로, 지구와 일상에 새로운 숨결을 넣어줄 수 있도록 ‘환경을 다시 생각하자’는 의미를 담은 작품을 모집했다. 총 227명의 작가가 지원한 가운데 김동인, 유도헌, 이민재, 황보미 작가가 2022 렉서스 크리에이티브 마스터즈로 선정됐다. 이 가운데 연탄재를 활용해 도자기를 빚는 김동인 작가를 <녹색경제신문>이 만나봤다.
▲환경을 생각하는 것에서 작품이 시작되는 것 같다. 특별히 환경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가 있으신지
> 처음부터 환경을 생각하고 시작한 건 아니다. 단순히 버려지는 것들에 대한 것부터 시작했다. 근데 버려진다는 것 자체가 환경과 밀접하게 관련이 있다. 그래서 도자기 작업을 할 때 어떤 작업을 해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이 많이 있었다.
고등학교때부터 써오던 일기장을 되돌아 보니 거기에 사탕껍질이니 버스표, 기차표 같은 것들을 붙여놨더라. 남들은 이제 쓸모를 다 했다고 생각하면 버리는 것들을 모아놨다. 그런 것들에도 추억이나 선물해 준 사람의 마음 등이 남아있다고 생각을 했다.
그래서 버려지는 것들에 관심을 갖고 작업을 하다가 자연스럽게 도자기 제작 과정 안에서 버려지는 것들을 소재로 작업을 하게 됐고, 그렇게 하다가 연탄재와 같은 환경적인 부분도 함께 관심을 갖게 됐다.
몰드 분할선은 '주물선' 이다. 주물선은 어느 분야에서든 다 다듬어서 없애지만 따지고 보면 작가가 작업할 때 자연스럽게 남는 흔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일반적으로는 작업할 때 빼내기 좋게 분할선을 수직 수평으로만 작업을 하는데, 저는 곡선으로도 분할하고 필요 이상으로 분할을 더 많이 넣었다. 이를 통해 버려지는 것에 장식적인 효과나 시각·촉각적 자극을 주는 기능을 하는 디자인 요소로 넣기 시작했다.
작품을 보면 거친 질감이나 두드러진 분할선, 흙물을 쏟아냈을 때 맺히는 부분을 모두 남겼다. 이 부분을 살려 '결함' 시리즈를 만들고 있다.
좋은 업사이클링은 재활용해서 만드는 것도 물론 좋지만 그 이전에 버려질 게 아예 없게 만드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기행문, 결함(結䓿) 등 한문을 독특하게 활용해 작품 제목을 지으시는데, 이런 이름들은 어떻게 짓게 되셨는지
> 제가 원래 시인으로 등단을 해서 활동중인데, 그래서 단어의 톤에 대해 좀 예민한 편이다.
도자기의 바닥 부분을 깎는 걸 '굽깎는다'고 하고 그 때 나오는걸 한국에서는 '굽밥'이라고 하고 외국에서는 'Wastage Ribbon'이라고 한다. 저는 작품 제목에 'Wastage Reborn' 이라는 이름을 더했다. 제가 생각하는 작품의 의미에 더 근접하게 언어유희를 한 것. 그런식으로 작품 제목을 짓는 것에 신경을 쓰고 있다. '결함'도 마찬가지다. '맺을 결' '꽃봉오리 함'을 써서 원래 결함의 한자와는 다르다.
▲앞으로 어떤 소재를 활용하실 예정인지
> 지금은 렉서스 에디션으로 연탄재를 활용한 점토를 사용했다. 연탄재는 버려지는 쓰레기인데 만약 실생활에 식기 등으로 사용할 수 있다면 좋은 업사이클링이라고 본다.
물론 연탄 사용량이 감소한느 추세이긴 하지만 기존 사용하시는 분들은 충성도가 높다. 식당에서도 이용하고 있으며 취약계층 노인분들도 사용하고 있다. 기름 보일러로 바꿔준다고 해도 유지비를 감당할 능력이 안되기 때문이다. 향후 30년간은 지금 사용되는 양이 유지된다고 한다. 이 양이 1년에 몇백만 톤이라고 한다. 엄청난 양이다.
연탄을 굽게 되면 인체에 해로운 납이나 카드뮴, 비소같은 것들이 검출되지 않는 것으로 안다. 현재 이와 관련해 세라믹기술원에 성분검사를 의뢰한 상태다. 최종적으로 문제가 없다는게 확인된다면 이걸 사용해서 식기 등 실생활에서 사용할 수 있는 것을 만들어 보려고 한다.
▲ 2022 렉서스 크리에이티브 마스터즈 어워드로 선정이 되셨다. 여기에 총 227분의 작가분들이 지원하신 걸로 알고 있는데 선정되신 이유는 뭐라고 혹시 생각하시는지
> 다른 사람들과 '업사이클'에 대해 조금 다르게 접근해서라고 생각한다.
일반적으로 업사이클링이라고 하면 버려지는 쓰레기나 패턴 등을 활용해 재가공하는 방식인 '재교의 업사이클'로 접근을 한다.
그런데 저는 몰드 분할선이나 굽밥을 놔둠으로써 개념적인 업사이클링이라고 생각했다. 활용하는 방식이 아니라 버려지는 행위 자체에 포커스를 맞춰서 개념으로 접근한 것이 조금 다르게 받아들여지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 '2022 렉서스 크리에이티브 마스터즈 어워드'로 선정되기 전과 후로 다른 게 있으신지
> 연탄재 활용도가 늘었다. 학부때는 10%정도 사용했는데 이번에 연탄재를 51%까지 사용하면서 재료 활용 부분에 있어서 많이 발전할 수 있는 기회 됐다.
▲ 디자인이 추구해야 하는 방향성이 있다면?
> 예전부터 지적을 받았던 부분이, 필요 이상의 장식이었다. 이런 부분들이 과할 때가 있어서 요즘은 좀 많이 걷어내려 하고 있다. 물론 시도 똑같다. 더이상 더할 것도 뺄 것도 없는 상태가 제일 좋은 게 아닌가 생각한다.
정은지 기자 lycaon@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