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댓글수사 ‘외압’ 폭로했다 지방 전전...국정농단 특검팀 합류해 ‘극적 부활’
- 검찰총장으로 조국 사태 등 엄정 수사...정권교체 아이콘으로 등장
- 안철수와 단일화 담판 통해 승리 기폭제...통합정부 및 협치 향후 과제
- 안철수, 대통령직인수위원장 내정...과학기술 강국 등 비전 제시할 듯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가 초박빙 승부 끝에 대통령에 당선됐다.
윤석열 후보는 이날부터 대통령 당선인 신분으로 국가원수급에 해당하는 경호 등을 받게 된다.
대통령직인수위원장은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맡는다. 윤석열과 안철수는 '국민이 불러낸' 후보라는 공통점이 있다.
제20대 대통령 윤석열 당선인은 지난해 6월 정치에 입문한 지 단 '9개월' 만에 대권을 거머쥐었다.
윤석열 당선인은 ‘0선 정치 신인’으로 정계 입문 4개월여 만에 제1야당 대선 후보가 됐고, 검사 출신으로는 처음으로 대통령에 당선되며 한국 정치사에 전무후무한 사례를 남겼다.
10일 윤석열 당선인은 최종 48.56%(1639만4815표)를 득표했다. 이재명 후보의 47.83%(1614만7738표) 득표율과 0.73% 차이 아슬아슬한 승부였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10일 오전 3시 50분 경 서울 여의도 민주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윤석열 후보에 축하"와 함께 "최선을 다했지만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며 승복을 선언했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은 새벽 4시 30분 경 국회도서관에 마련된 국민의힘 개표상황실을 찾아 "오늘의 결과는 저와 국민의힘 그리고 안철수 대표와 함께한 국민의당의 승리라기보다는 위대한 국민의 승리"라고 밝혔다. 윤석열 당선인은 이재명, 정의당 심상정 후보, 후보 단일화를 합의한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에게도 감사를 표하고, 야당과 협치하는 정치를 하겠다고 밝혔다.
윤석열 당선인의 정치적 자산은 문재인 정부와의 대립으로 쌓아온 '투사' 이미지가 각인돼 있었다. 윤석열 당선인의 “저는 사람에 충성하지 않습니다”라는 발언은 성장 과정과 검찰 재직 시절 곳곳에서 엿보이는 그의 강직함을 함축적으로 드러내는 말이다. 여기에 정권 교체 열망이 보태지며 정치 신인을 유력 대권 주자로 끌어올렸다.
1960년 서울 태생인 윤석열 후보는 서울대 법대에 진학했다. 9수 끝에 1991년 사법시험에 합격해 1994년 대구지검에서 검사 생활을 시작했다. 평범한 검사였던 윤석열 당선인은 노무현 정부 들어 대형 권력비리 사건을 수사하며 권력에 칼을 들이대면서 강골 검사로 능력을 인정받았다.
2003년 불법 대선자금으로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와 강금원 창신섬유 대표 등을 구속수사했고, 2006년에는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등을 비자금 사건으로 수사했다. 이명박 전 대통령 BBK특검에도 참여했으며, 박근혜 정부에서는 국정원 여론조작 사건을 수사했다.
윤석열 당선인의 인생이 바뀌게 첫 변곡점은 지난 2013년 국정원 여론조작 사건 때 였다. 이후 좌천되며 한직을 전전하던 윤석열 당선인은 2016년 박근혜 전 대통령을 탄핵으로 이끈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 특검에 합류하며 부활했다. 이어 출범한 문재인 정부에서 서울중앙지검장과 검찰총장으로 승승장구했다.
하지만 문재인 정부와 윤석열 당선인은 2019년 8월 조국 법무부 장관이 임명되고, 검찰이 조국 전 장관 일가를 수사를 시작한 기점에서 갈라서게 된다. 윤석열 당선인의 인생을 바꾼 결정적 순간이었다.
윤석열 당선인은 조국 전 장관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가 진행되던 중 부인 정경심 교수를 딸 표창장 위조 혐의로 기소하며 수사를 강행했다.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과는 강하게 대립했다. 윤석열 당선인은 권력과 맞서며 자연스럽게 야권 유력 대선주자급으로 성장했다. 2021년 3월 윤석열 당선인은 총장직을 던진 뒤 그해 6월29일 '공식적' 대선 도전을 선언하기에 이르렀다.
윤석열 당선인에게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든든한 우군이 됐다. 우여곡절 끝에 단일화한 것은 안정감있는 대통령 후보가 되는 결정판이었기 때문. 윤석열 국민의힘•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는 지난 3일 "두 사람은 오늘 더 좋은 대한민국을 만드는 시작으로서의 정권교체, 즉 '더 좋은 정권교체"를 위해 뜻을 모으기로 했다"며 후보 단일화를 공식 선언했다.
두 사람은 기자회견을 통해 발표한 '공정과 상식, 통합과 미래로 가는 단일화 공동선언문'에서 "오늘부터 정권교체를 향한 국민의 여망을 담아 국민 통합과 대한민국의 미래로 가는 대장정을 시작한다"고 밝혔다.
특히 윤석열 당선인은 이재명 후보와 표 차이가 크지 않다는 점에서 민심은 이번 선거를 통해 여야 간 ‘협치’를 주문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안철수 대표와 통합정부가 매우 중요한 국정과제가 된 셈이다.
윤석열 당선인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위원장에 당선 '일등공신'인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내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안철수 대표가 인수위원장을 맡으면, 단일화 합의문에 명시된 '인수위 구성부터 운영을 함께 한다'는 약속을 이행한다는 의미가 있다.
'남녀 갈라치기' 이대남‧이대녀 표심 갈려...'이준석 전략' 빗나가
그러나, 이준석 국민의힘 당대표는 사퇴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신혜식 신의한수 대표를 비롯 국민의힘 당원들은 물론 윤석열 지지자들은 이준석 대표에 대한 퇴출 운동에 돌입한다는 계획이다. 이준석 대표는 '이대남(20대 남성) 올인' 전략으로 '이대녀(20대 여성) 반란'에 직면해 쉬운 선거를 어렵게 했다는 책임론에 직면해 있다.
이준석 대표는 단일화 훼방, 4자 필승론, 세대포위론 등 선거 전략 미스는 물론 선거 당일까지 '10% 차이로 이긴다'고 기고만장한 자세로 지지자들의 긴장감을 떨어뜨렸다는 평가다. 투표 결과 20대 이하 남성들의 약 60%가 윤석열 당선인을 지지했지만, 20대 이하 여성들의 약 60%는 이재명 후보를 선택했다. 이준석 대표의 전망이 엇나가게 된 데 가장 큰 영향을 미친 부분이 '이대녀' 표심의 결집이라는 분석이다.
한편, 윤석열 당선인은 요리를 즐기는 ‘애처가’이다. 그는 52세에 12살 연하인 김건희씨와 결혼했다. 대선 기간 동안 김건희씨의 무속 논란 등 '김건희 리스크'에 휩싸이도 했다. 앞으로 국정 운영에서 김건희씨는 조용한 내조를 할 전망이다. 윤석열 당선인은 슬하에 자녀는 없으며 반려견 4마리, 반려묘 3마리를 키우고 있다. 그 중에서도 반려견 ‘토리’는 별도 SNS 계정으로도 운영했을 만큼 윤석열 당선인에게 친딸 같은 존재다.
다음은 윤석열 당선인의 당선 인사 전문이다.
[전문] 윤석열 당선인 당선 인사
다음은 인사 전문.
『모두 함께 애써주신 우리 국민의힘 당직자, 의원 여러분께 정말 깊이 감사드리고 참 뜨거운 아주 열정적인 그런 레이스였던 것 같습니다.
이 과정을 통해서 많은 것을 느끼고 배웠고, 그리고 오늘 이 결과는 저와 우리 국민의힘 그리고 안철수 대표와 함께한 국민의당의 승리라기보다는 위대한 국민의 승리가 아닌가 그렇게 생각을 합니다.
그리고 마지막까지 함께 멋지게 뛰어준 우리 민주당의 이재명 후보, 정의당의 심상정 후보 두 분께도 감사드리고 또 결과는 이루지 못했지만 대한민국 정치발전에 우리 모두 함께 큰 기여를 했다는 점에서 그 가치를 높이 평가하고 싶고, 그리고 두 분께도 좀 심심한 위로의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정말 이 선거운동을 하면서 많은 걸 배웠습니다. 나라의 리더가 되기 위해서 필요한 게 어떤 건지 또 국민들의 목소리를 어떻게 경청해야 하는지 이런 많은 것들을 배웠고 우리가 이 선거를 하는, 경쟁을 하는 이 모든 것이 다 국민을 위한 것이고 이제 우리 경쟁은 일단 끝났고 우리 모두 힘을 합쳐서 우리 국민과 대한민국 위에서 우리 모두 하나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제 당선인 신분에서 새 정부를 준비하고 대통령직을 정식으로 맡게 되면 헌법 정신을 존중하고 의회를 존중하고 야당과 협치하면서 국민을 잘 모시도록 하겠습니다.
그리고 우리 국민의힘과 국민의당이 빠른 시일 내에 합당을 마무리 짓고 더 외연을 넓히고 더 넓은 국민들의 지지를 받고 국민들의 고견을 경청하는 아주 훌륭하고 성숙한 정당이 될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하고 또 저도 많이 도와주시기를 부탁드리겠습니다.
더운 여름부터 모두 함께 정말 땀 흘리면서 또 추위에 떨면서 이렇게 다 함께 여기까지 뛰어준 여러분께 정말 감사드리고 또 미흡한 저를 이렇게 잘 지켜보고 성원해주신 국민 여러분께 감사드립니다. 제대로 잘 보답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박근우 기자 lycaon@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