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메이드가 자사가 발행한 가상화폐 위믹스를 대량 매각했다는 것이 알려지면서 게임업계가 P2E(Play To Earn, 게임을 통해 재화를 얻는 것) 게임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까 고민하고 있다.
위메이드가 위믹스를 대량 매도하자 위믹스의 가치가 하락하면서 투자자들이 반발하고 있다. 이에 위메이드의 장현국 대표는 지난 12일, 유튜브 알고란TV에 출연하여 위믹스 대량 매도와 관련한 입장 정리와 향후 위믹스 운용 계획에 대해 이야기했다.
게임 업계 관계자는 “최근 많은 업체들이 P2E 게임 제작에 열을 올리고 있다. 또한 여러 회사들이 위메이드와 계약을 체결하고 위믹스를 사용하기로 결정했다. 하지만 위메이드의 위믹스 대량 매도로 P2E 게임에 부정적인 시각을 갖게 될까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위믹스 백서에는 총 10억개의 위믹스 토큰을 발행하고 이중 74%는 플랫폼 활성화를 위해 사용될 수 있다고 명시되어 있다. 백서에는 10%는 민간 판매에게 유통하고 7%는 플랫폼 활성화를 위한 마케팅 비용, 9%는 팀 구성원에게 배정한다. 나머지 74%는 생태계의 장기적 성장을 지원하기 위해 사용한다고 되어 있다. 위메이드는 74%를 통해 생태계 확장을 위한 인수합병 자금으로 사용했다.
위메이드는 지난 12월 20일, ‘애니팡’ 시리즈로 유명한 선데이토즈를 1367억원에 인수한다고 발표했다. 업계에서는 이 비용이 위믹스를 매도하여 인수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주식시장과는 달리 가상자산 거래소에는 대규모 거래에 따른 공시 의무가 없다. 따라서 위메이드의 대량 매도는 관련 규정상 문제는 없으나 위믹스의 가치가 지속적으로 하락하며 투자자에게 손해를 입은 것은 사실이다.
이에 위메이드는 이와 같은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위믹스 가계부라는 공시 자료를 준비 중이며 향후에는 이를 통해 투명하게 공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위믹스는 지난 11월 30000원 선으로 최고점을 기록했고 지속적으로 하락하여 현재는 9000원 내외에서 거래되고 있다. 논란이 발생할 당시에는 5000원대로 급락했으나 업비트 상장 소식과 함께 상승했다. 위메이드의 주가 역시 비슷한 곡선을 그렸다. 코인 관련 커뮤니티에서는 위믹스 대량 매도에 법적인 문제는 없지만 투자자의 신뢰를 저버리는 행위라고 비난하고 있다.
P2E 게임을 준비 중인 게임업체 관계자는 “위메이드는 ‘미르4’를 통해 국내 게임업계에 최초로 P2E 게임 성공 신화를 만들어냈다. 하지만 이번 대량 매도 사태로 P2E 게임에 부정적인 시각을 갖게 만든 것도 사실이다. 과거 가상화폐와 관련하여 여러 먹튀 논란이 발생했던 것이 게임업계에서도 재현될 수 있다는 우려다. 위메이드가 장기적인 안목을 위해 투자한 것이라도 가치에 영향을 줄 수 있다면 미리 알렸어야 했다. 위메이드가 대책을 마련 중이라고 하니 향후에는 이런 문제가 재발되지 않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위메이드는 지난 8월말, ‘미르4’ 글로벌 버전을 출시하며 P2E 게임을 글로벌 시장에서 성공시켰다. ‘미르4’ 글로벌 버전이 성공하면서 위메이드의 주가와 위믹스의 가치는 크게 상승했고 국내 게임업계에 P2E 게임 열풍을 불러왔다. 이후 위메이드는 ‘미르4’의 성공 이후 가상화폐를 현금화하며 사업을 확장하고 있으나 투자자들은 대량 매도로 가상화폐와 주가를 하락시켰다는 곱지 않은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다.
이번 위메이드의 대량 매도가 향후 P2E 게임에 어떠한 영향을 줄지 귀추가 주목된다.
이준혁 기자 game@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