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마주 투자 개인투자자 평균 77만원 손실
혈연·학연·지연으로 묶인 정치 테마주 시즌이 돌아왔다. 6일 대선후보의 지지도 여론조사결과가 나오자 특정 후보의 테마주가 급등했다. 한 후보의 대학동문이 이사로 자리한 기업 주가는 이날 30% 가까이 뛰어올랐다. 전문가들은 기업가치와 무관한 주가상승에 대한 투자자들의 피해 및 주의를 당부했다.
자본시장연구원 남길남 연구원은 "선거 시점을 전후로 정치테마주의 성과가 매우 저조하였음을 알 수 있는데 이에 대한 투자자들의 주의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 돌아온 테마주…하루 만에 30% 급등
6일 한 여론조사에서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의 지지도가 다른 경쟁후보를 오차범위 밖으로 앞지르자 관련 테마주들이 매섭게 올랐다. 그룹 회장이 윤 후보와 같은 '파평 윤씨'라는 이유로 테마주로 구분된 교육출판업체 NE능률은 장중 최대 15%까지 치솟으며 전일 대비 4.35%(550원) 올랐다.
이날 특히 윤 후보의 대학동문이 대표이사로 있는 합성피혁업체 덕성은 전 거래일 대비 7.43%(1200원), 동문이 이사로 자리한 자동차부품업체 서연탑메탈은 무려 29.91%(1630원) 폭등했다. 7일 10시 42분 기준 서연탑메탈은 전일 대비 10.17%(720원) 더 오르고 있다.
◇ 금융당국 "테마주 투자 주의"
매 선거철마다 유력후보와의 혈연, 학연, 지연으로 묶인 정치 테마주가 급등락하는 현상이 반복된다. 문제는 이들 기업의 주가등락이 기업 펀더멘탈과는 일견 무관하다는 것이다. 이로 인해 관련 주가를 조작해 부당이익을 취하는 작전세력에 대한 불공정거래 시비도 비일비재하다.
지난 2017년 19대 대선 당시 한 정치테마주 기업의 대표이사는 유력 당선후보의 지인을 임원으로 위장영입해 약 100억원 규모의 부당이득을 취득하다 금융당국에 적발된 바 있다.
최근에는 대선 테마주만을 정리해주는 앱도 등장했는데 가입 시 작성한 연락처로 '리딩방'(유사 투자자문업) 초대문자를 받았다는 가입자가 늘어나 우려를 키우고 있다. 해당 앱은 출시 8개월만에 누적 다운로드수 1만회를 넘겼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정치 테마주에 대한 모니터링을 상시 가동하고 있다"며 "대선, 정치 테마주 앱을 통해 리딩방으로 초정하는 문제를 인지하고 있으며 유관부서와 함께 이를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 19대 대선, 개인투자자 평균 77만원 손실
대선 테마주는 결코 끝이 좋지 않았다. 기업가치와 무관한 풍문으로 오른 가격상승은 오래 유지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자본시장연구원 남길남 연구원이 16~19대 대선 기간 중 가격급등을 보인 정치테마주 70종목을 추적한 결과, 선거 직후 5거래일간 평균 7.70%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당선자, 낙선자 테마주 구분 없이 모두 내렸다.
하락폭의 타격은 모두 개인투자자가 맞았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9대 대선 당시 테마주에 투자한 개인투자자는 평균 77만원의 손실을 봤다.
국내에는 혈연, 학연, 지연에 따른 정경유착이 불가능한 구조다. 미국과 달리 로비활동이 불법이며 금융시장의 투명성이 매년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테마주에 뛰어드는 개인투자자들은 정경유착에 대한 기대보다 '한탕'을 보고 뛰어든다.
한 개인투자자는 "그걸 모르는 투자자는 없을 것"이라며 "잠깐 발만 담궈도 1년치 투자수익이 나오니 너도나도 들어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자본시장연구원 남길남 연구원은 "(정치테마주 종목은) 이례적으로 수익률이 급등하는 경우가 빈번히 관측되고 있으며 선거 전후로는 급락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며 "정치테마주에 투자하려는 투자자들의 지속적인 주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김윤화 기자 financial@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