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시대] LG엔솔 리콜배터리, 전량 '재활용' 수순..."규정 마련해 재사용률 늘려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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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 시대] LG엔솔 리콜배터리, 전량 '재활용' 수순..."규정 마련해 재사용률 늘려야"
  • 정은지 기자
  • 승인 2021.11.29 15: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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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내 리콜 2만6699대 GS건설에 매각...유럽 리콜 물량은 성일하이텍에 매각
- 리콜 배터리 대부분 신제품인데...관련 규정 없어 재사용 불가
- 폐배터리 재사용 시장 커지고 있어...연구개발 지원 필요
[사진=LG에너지솔루션]

현대차 코나EV차량의 리콜로 인해 1조4000억원 규모의 LG에너지솔루션 배터리가 폐기 수순을 앞둔 가운데 GS건설의 에네르마와 성일하이텍이 해당 폐배터리 대부분을 매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각에서는 정부가 적극적으로 폐배터리 규정을 마련하지 못해 멀쩡한 배터리마저 재사용되지 못하고 재활용 단계로 넘어갔다며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 코나의 리콜 물량중 국내 판매분의 대부분은 GS건설의 자회사인 에네르마가, 유럽 판매분의 대부분은 성일하이텍이 매입했다.

리콜된 배터리는 거의 새 배터리나 다름 없지만 배터리 화재의 위험성이 높아 리콜된 만큼 정부는 ESS(에너지저장장치)나 또다른 전기차에 사용할 수 없도록 조치를 취했다. 이에 따라 재사용이 아닌 재활용하는 방향으로 두 기업이 매입에 나선 것.

에네르마와 성일하이텍은 모두 습식용융기술을 이용해 리콜 폐배터리를 재활용한다는 전략이다.

습식용융기술은 배터리를 해체하고 분쇄해 분말로 만든 뒤 황산용액 등을 사용해 유가금속을 추출하는 공정으로, 건식제련에 비해 시설비가 적게 들고 규모도 작게 시작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코발트, 니켈, 망간, 리튬과 같은 고부가 가치가 있는 금속을 회수할 수 있다는 특징이 있다.

[자료=엔지니어TV 유튜브 캡쳐]

에네르마 관계자는 녹색경제신문에 "이번 폐배터리의 활용은 핵심 소재를 재활용 하는 것이다. 배터리는 소재가 비싸기 때문에 재활용이 필수"라며 사업이 아직 시작단계인 상황에서 현대차를 통해 많은 물량을 확보했다는 것은 그만큼 (기업과의) 신뢰도가 높다는 의미다"라고 말했다.

성일하이텍도 에네르마와 비슷한 입장이다. 리콜사태로 인해 전기차 시장의 성장속도보다 빠르게 폐배터리 물량을 대량으로 확보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성일하이텍 관계자는 녹색경제신문에 "유럽쪽 물량의 대부분을 확보한건 사실이다. 황산코발트나 황산니켈 같은 제품으로 다시 재활용해서 전구체 회사에 공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전구체 회사는 배터리 서플라이 체인 중 시작 단계인 기본 원료를 공급하는 회사로, 폐배터리 물량을 충분히 확보해야만 재료를 활용해 사업을 성장시킬 수 있다.

그는 그간 전기차의 보급률이 높지 않았던 만큼 폐배터리를 확보하기 어려웠던 성일하이텍에 이번과 같은 대량의 물량 확보는 사업의 성장에 좋은 밑거름이 됐다고 설명한다.

전기차 보급이 늘어남에 따라 배터리 재사용 시장도 동반 성장하고 있다. 이에따라 정부의 폐배터리에 대한 규정 마련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자료=삼성증권]

 

전문가들은 정부가 이번 대대적인 리콜 사태를 교훈삼아 관련 규정 마련에 속도를 내야 한다고 말한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과 교수는 녹색경제신문에 "2-3년 전부터 (규정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하고 있음에도 '폐배터리 재활용' 등과 관련한 규정이 정확히 마련되지 못한 상황" 이라며 "이번 리콜 배터리같은 경우는 새 제품 수준의 배터리가 대부분임에도 화재 우려로 인해 모두 재활용 처분이 내려졌다. 세부적인 규정 마련을 통해, 경우에 따라서는 ESS나 전기차에 재사용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김 교수는 "현재 국내 기업들의 배터리 기술은 세계 최고 수준이다. 그만큼 재사용과 관련한 먹거리도 만들어 줘야 한다. 정부가 고민해야 할 부분"이라고 덧붙였다.

정은지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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