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탄 단계적 감축, 기후금융 합의 등 진전 이뤄내
-1.5도 목표까지 부족하다는 평가 지배적
“이것은 깨지기 쉬운 승리다.”
13일(현지시간) 제26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6)가 회의 종료일을 하루 넘긴 마라톤 협의 끝에 합의안을 채택하며 막을 내렸다. 이날 197개 당사국이 채택한 ’글래스고 기후 조약‘(Glasgow Climate Pact)은 기후협정 최초의 석탄 감축안을 비롯한 여러 유의미한 진전을 이뤄냈다.
다만 지구온도 상승폭을 1.5도 내로 제한하는 목표를 이루기까지 여전히 부족하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국제환경단체 기후행동추적(CAT)은 이번 COP26의 합의를 완전히 이행할 경우, 지구온도를 산업화 이전 대비 1.8도 이내로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 COP26, 기후협정 최초 석탄 단계적 감축합의
COP26은 기후협정 최초로 화석연료의 단계적 감축에 합의했다. 당사국은 당초 석탄의 ’단계적 철폐‘를 계획했으나 협의 막바지에 인도, 중국 등 개도국의 반발로 ’단계적 축소‘로 내용을 변경했다. 이들 국가는 경제적인 한계로 인해 석탄사용 중단이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다.
인도의 부펜더 야다브 기후환경부 장관은 “우리는 개도국에게 합리적이고 기후정의(climate justice)에 적합한 합의를 만들어냈다”며 석탄발전에 대한 선진국의 책임을 지적했다.
그린피스 제니터 모건 이사는 절반 정도의 목표를 이뤘다며 “그들은 말을 바꿨지만 ’석탄의 시대는 끝났다‘는 이번 기후협약의 시그널은 결코 바꿀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당사국은 2030년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NDC)를 강화해 다시 제출하는 조항에도 동의했다. 개정안은 내년 이집트에서 열리는 COP27에서 제출 및 검토될 예정이다. 또 이날 파리협정 이후 6년여간 미해결된 국제탄소시장 관련 지침도 합의됐다.
◇ 기후금융 포함 진전 이뤄내…“1.5도 목표까지 갈 길 멀다”
기후금융에 대한 진전도 나타났다. 선진국은 개도국에 2025년까지 연간 1000억 달러를 지원한다고 약속했다. 또 개도국이 기후변화에 대비하는 데 필요한 ’적응자금‘도 2025년까지 2019년(200억 달러) 대비 최소 두 배 이상 늘릴 것을 약속했다.
회의 과정에서 당사국 간 의미 있는 협의안(side-deal)도 여럿 이뤄졌다. 2030년까지 산림벌채를 중단하는 ’산림·토지 이용선언‘, 2030년까지 메탄 배출량을 30% 절감하는 ’국제 메탄협약‘, 2040년까지 석탄발전을 단계적으로 중단하는 ’석탄발전 폐지협약‘ 등이 이뤄졌다.
다만 주요 배출국이 협의안에 불참하며 반쪽짜리 합의라는 비판도 이어졌다. 특히 글로벌 탄소배출량 1위 국가인 중국이 어느 협의안에도 참여하지 않으며 실효성에 의문을 키웠다.
그러다 10일 미국이 중국의 협조를 이끌어내며 분위기가 급변했다. 미국은 중국과 산림보호, 메탄배출, 석탄감축에 관한 협력을 강화한다고 밝혔다. 이날 공동 성명에서 중국의 기후특사 셰전화는 “양측은 성공적인 COP26을 보장하기 위해 공동으로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COP26 알록 샤르마 의장은 “오늘날 우리는 1.5도 목표에 가까이 다가왔다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다”며 “그러나 신호는 여전히 미약해 우리가 약속을 모두 지킬 경우에만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윤화 기자 financial@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