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범수 의장·한성숙 대표는 '플랫폼 독점 이슈' 집중 추궁 예상
- 정의선 회장 등 주요 그룹 총수 증인 채택 무산...'호통 국회' 우려에 철회
최정우 포스코그룹 회장이 10대 그룹 총수급 중 유일하게 올해 국회 국정감사(국감)에 증인으로 서게 됐다.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허태수 GS그룹 회장,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등 총수들은 당초 증인 명단에 올랐으나 여야 합의가 불발돼 제외됐다.
특히 최태원 회장의 경우 '대장동 의혹'과 관련 질의가 쏟아질 수 있었던 터라 SK그룹은 신경이 곤두선 상태에서 한 시름 놓게 됐다.
국회와 재계에 따르면 최정우 회장, 김범수 카카오 의장, 한성숙 네이버 대표, 박지원 두산중공업 회장, 홍원식 남양유업 회장 등이 10월부터 열리는 국감의 증인으로 채택됐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산자위)는 지난 27일 전체 회의를 열고 최정우 회장을 비롯해 박지원 두산중공업 대표이사 회장, 김범수 의장, 한성숙 대표, 김범준 우아한형제들 대표 등을 증인으로 채택하기로 합의했다.
산자위는 10월 5일 산업통상자원부 대상 국정감사에 최정우 회장을 증인으로 불러내, 철강분야 탄소중립과 관련한 실행 계획 등에 관해 질의할 전망이다. 또 박지원 회장에게는 발전사업 수주 이후 하도급 및 납품대금 부당행위 관련에 질의한다.
최정우 회장은 10월 7일 중소벤처기업부, 특허청 등을 대상으로 한 국감에도 증인으로 채택됐다. 최정우 회장에게 철강 제품 가격정책 등 상생안에 대해 질의할 것으로 보인다.
김범수 의장, 한성숙 대표는 온라인 플랫폼의 독점 문제와 관련해 증인으로 출석한다. 김범준 대표는 배달플랫폼 운영에 따른 배달노동자·소상공인 권익보호 방안 등이 집중 추궁될 예정이다.
노태문 삼성전자 사장(무선사업부장)과 김장욱 이마트24 대표에게는 최근 갤럭시워치 등을 편의점에서 판매하면서 논란이 된 국민지원금 사용처 정책 취지 훼손 문제가 다뤄질 전망이다.
최일규 SK텔레콤 부사장, 유용덕 판게이솔루션 대표, 정우진 NHN 대표 등은 중소기업에 대한 기술탈취 행위 등 상생법, 부정경쟁방지법 위반과 관련 질의가 예상된다.
김동전 맘스터치 대표에게는 가맹점에 원재료 공급 거부, 광고비 정기지급, 로열티 증가 등 대리점 갑질 등에 대해 증인 채택이 됐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과 최태원 SK그룹 회장도 당초 산자위 증인 신청 명단에 올랐으나, 이들의 증인 채택 합의는 불발됐다. 산자위는 정의선 회장에게는 중고차 매매업의 생계형 적합 업종 협상 결렬 경위와 완성차 업계의 중고차 매매시장 진출 이슈 등에 대해, 최태원 회장에게는 문재인 정부의 수소경제와 관련해 질의할 계획이었다.
산자위는 최태원 회장 대신 유정준 SK E&S 대표이사, 이완재 SKC 사장을 불러내 정부의 수소경제와 관련해 질의하고 입장을 들을 계획이다.
환경노동위원회(환노위)가 추진했던 대기업 총수급 증인 채택도 대부분 무산됐다.
환노위는 당초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최정우 포스코 회장을 비롯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허태수 GS그룹 회장,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이해진 네이버 글로벌투자책임자(GIO), 정몽규 HDC 회장, 정몽진 KCC 회장, 조양래 한국앤컴퍼니 회장, 장세주 동국제강 회장, 이순형 세아그룹 회장 등 총수급을 대거 신청 명단에 올렸다.
하지만 재계 등에서는 국내 재계 서열 10위권 내 기업집단 중 절반이 넘는 6개 기업의 총수를 증인 불러내는 것은 '기업인 망신주기' 행태로 과도하다는 지적이 일자 환노위는 이들의 증인 채택을 철회했다.
환노위는 최정우 회장 대신 박현 포스코 전무를 불러내 탄소배출 저감 방안 대책에 대해 묻기로 했다. 이해진 GIO 대신 한성숙 대표, 정몽규 회장 대신 권순호 현대산업개발 대표를 각각 증인으로 채택했다. 한성숙 대표에게는 직장 내 괴롭힘 등 조직문화에 대해, 권순호 대표에게는 광주 학동 붕괴사고와 관련해 사업장 내 안전관리체계와 관련 질의할 계획이다.
또한 환노위는 박찬훈 삼성전자 부사장에게는 온실가스 배출 저감시설 하자 문제에 대해, 조민수 코스트코코리아 대표에게는 사업장 내 폐기물 및 재활용폐기물 무단방류 문제를 질의한다. 방경만 KT&G 부사장에게는 담배꽁초 미세플라스틱에 대한 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장철민 한맥중공업 대표이사에게는 화성공장 임금체불 문제에 대해 추궁할 것으로 보인다.
보건복지위원회는 홍원식 남양유업 회장, 한성숙 네이버 대표 등이 증인으로 채택했다. 또 김경훈 구글코리아 사장, 손지윤 네이버 정책총괄이사, 앤토니 마티네즈 맥도날드 대표이사, 이상준 현대약품 대표이사, 이효율 풀무원 총괄 CEO, 조대진 11번가 법무실장, 조영식 SD바이오센서 대표이사 진종기 삼양식품 대표이사 등도 증인으로 채택했다.
홍원식 회장에게는 코로나19 억제 관련 불가리스 제품의 효과 발표 논란에 대한 질의가 예상된다. 한성숙 대표는 국민건강보험공간 대상 국감 증인으로도 채택돼 전자고지 서비스 위탁사업자 적격 여부가 쟁점이다.
재계 관계자는 "재계 총수들을 국감장에 세워 '호통 국회'가 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왔으나 최종적으로 대부분 제외돼 다행"이라며 "국감에서 1분 정도 발언을 위해 바쁜 기업인들이 하루 종일 기다려야 하는 등 문제점이 많은 만큼 제도의 보완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박근우 기자 lycaon@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