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금융당국의 규제 리스크, 은행주 하락에 영향 끼쳐
- 대출금리인상, 중기대출확대, 기준금리인상으로 방어해
신한은행, KB은행, 하나은행 등 국내 대형 시중은행들, 가계대출 규제로 실적 직격탄 맞나?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규제가 확대되자 향후 시중은행들의 실적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한국금융연구원에 따르면 국내은행 영업이익 가운데 이자이익의 비중이 85~90%로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가계대출은 이중 절반 이상의 규모를 차지하고 있다.
23일 은행업계 및 증권업계에 따르면 가계대출 규제로 은행 실적 악화가 불가피하지만 대출이자 인상이 추진될 가능성이 높고, 가계대출 대비 중기대출을 확대하고 하반기 기준금리 인상 현실화 시 예대마진 폭을 넓히는 방법으로 이를 방어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한 대형은행의 관계자는 “가계대출 증가율은 앞으로 큰 폭으로 낮아질 수 밖에 없어 은행들의 수익성에 악영향은 불가피하다"고 말하며 “정부의 대출 규제와 동시에 은행들이 대출 금리 상승을 유도하고 있고, 중기대출 등 다른 대출을 늘리는 방식으로 대응해 수익성에는 큰 영향이 없을 것"이라 말했다.
금융당국의 가계대출규제, 은행주 하락에 영향 끼쳐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규제의 영향으로 이달 20일 농협은행은 오는 11월 30일까지 신규 주택담보대출 취급을 중단키로 했다. 이같은 농협은행의 소식이 알려지자 SC제일은행, 우리은행 등 타 시중 은행들도 금융당국이 지정한 연내 가계대출 증가율(5~6%)을 넘지 않도록 가계대출을 연달아 일부 중단하거나 축소했다.
금융당국의 영향으로 시중 은행들이 가계대출을 축소하자 시중 은행들의 하반기 및 다음 해 실적에 대한 우려가 커졌다. 지난주 4대 은행주는 ▲KB금융(-4.5%) ▲ 신한지주(-4.6%) ▲ 하나금융(-6.2%) ▲ 우리금융(-5.2%)로 코스피 하락폭(-3.5%)대비 평균 1.4%포인트 아래로 하락했다.
최정욱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이에 최근 코스피 지수가 조정 국면에 진입한 이유도 크지만 “가계부채 우려로 인해 금융당국이 금융기관 대출 조이기에 강하게 나서면서 (나타난) 규제 리스크”가 일부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시중은행들, 가계대출규제에도 실적 문제 없어
시중은행들은 결과적으로 실적에 문제가 없을 전망이다. 정부의 대출 규제와 동시에 시중은행들은 대출이자 상승을 함께 추진하고 있는 데다 가계대출을 줄이는 대신 중기대출 등 정부가 적극적인 대출정책을 펼치는 분야의 대출을 늘리는 방식으로 대응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해부터 지속된 금융당국의 가계대출규제에 시중은행들은 중기대출의 비중을 늘리고 있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시중은행의 지난달 말 중소기업대출 잔액은 531조2420억원으로 지난달 말보다 6조8500억원 증가한 역대 최고치를 달성했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가계대출규제가 강화되어도 대출금리를 조정하거나 중기대출 등 다른 부분의 대출을 늘리는 방식으로 대응할 것"이라며 "결과적으로 이번 대출규제가 은행의 총 영업이익에는 큰 영향을 끼치지 못할 것"이라 전망했다.
기준금리 인상 시, 은행에 호재로 작용하나
은행권은 오는 26일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올릴 가능성이 있다는 점을 호재로 받아들이고 있다. 통상 기준금리가 오르면 예대마진이 확대될 가능성이 그만큼 높아지기 때문이다.
오는 26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8월 통화정책방향 회의에서 금리변동여부 결정할 예정이다. 지난 5월 이후 0.5% 동결된 기준금리가 인상될 시 대출채권 이자수익 등 순이자마진(NIM)이 늘어나 실적이 나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한 대형은행 관계자는 이에 "중앙은행의 금리인상으로 시중은행의 이자수익이 증가하는 효과를 볼 수 있다"라면서도 "유동성이 유래없이 늘어난 상황에서 금리가 높아지는 만큼 대출에 따른 리스크가 증가될 가능성도 함께 고려돼야할 것"이라고 우려하기도 했다.
김윤화 기자 financial@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