빵, 치즈, 아이스크림 등 우유 사용 식품군 인상 불 보듯... 업계 "검토 중"
밀과 팜유 등 원재료의 국제가격 인상에 따라 오뚜기와 농심이 라면 주요 제품 가격을 올린 이후, 지난 1일 우유 제품의 주 원료인 원유 값마저 올라 우유와 주요 간식류들의 가격이 연이어 인상될 것으로 보인다.
2일 식품 및 유업계에 따르면, 낙농진흥회는 8월 1일부터 원유 가격을 리터당 926원에서 947원으로 21원(2.3%) 인상했다. 이번 인상은 지난해 7월 진행된 원유가격조정 협상(8차)에 따른 것이다.
이번 인상은 2018년 4원(0.4%) 오른 이후 3년만의 인상으로 유업계 및 제빵 업체들에 직접적 가격 인상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18년에는 원유 가격이 0.4% 인상하는 데 그쳤음에도 유업계 '빅3' 중 매일유업을 제외하고, 서울우유와 남양유업은 주요 우유 제품군을 최대 4.5%까지 인상했다. 매일유업은 2013년 이후 가격을 올리지 않고 있다.
유업체들은 출산율 저하로 매출 및 수익성이 지속적으로 낮아지고 있으며, 코로나19로 인해 학교 급식 우유 매출까지 저조한 상황이다. 이에 따라 가격 인상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우유 가격 인상 시기와 폭을 신중히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매일유업 관계자는 "아직 우유 가격 인상과 관련해 아무 것도 정해진 것이 없으며, 내부적으로 신중히 검토 중"이라고 2일 <녹색경제신문>에 밝혔고, 남양유업 측도 "인상 요인은 확실하지만, 인상 여부 및 시기 등은 결정하지 않았다"고 전해왔다.
한편, 유업계가 우유 가격을 인상하면 우유를 주 원료로 사용하는 치즈와 빵 및 아이스크림 등 빙과류는 물론 커피 프랜차이즈 가격 인상도 도미노처럼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원격 수업과 재택 근무로 인해 간식류 구매가 늘어난 소비자들로서는 결코 반갑지 않은 소식이다.
2일 한 소비자는 "다른 선진국들에 비해 우리나라 우유 가격이 높다고 들었는데, 왜 이런지 모르겠다"면서 "지난 주말 장을 보니 신선식품 가격도 많이 올라서, 우유값 마저 오르면 소비를 줄여야 할 것 같다"고 밝혔다.
정부도 다음 달 추석을 앞두고 장바구니 물가 불안을 우려하고 있지만, 특별한 묘수를 찾지 못하고 있어 하반기 식음료 물가는 계속 요동칠 것으로 예상된다.
양현석 기자 market@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