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물 운항 전환으로 적자는 모면...코로나 재확산에 하반기 전망 '불투명'
-고용유지 지원금 연장으로 현상 유지...여객 수 늘어나야 실적 개선될 것
코로나19의 여파로 여객 수요가 급감하면서 항공업계가 생존에 위협을 받고 있는 가운데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영업이익이 흑자를 기록하고 있어 주목된다. 하지만 두 항공사는 흑자 실적에도 마냥 기뻐할 수는 없다는 입장이다. 운영 및 비용 감소에 따른 '불황형 흑자'이기 때문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에 따르면 대한항공의 지난 1분기 영업익은 1016억원으로 흑자 실적을 보였다. 2분기에도 매출 2조1096억원, 영업이익은 1418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6.9%, 28.7% 늘어난 수치다.
아시아나항공도 실적 개선이 예상된다. 아시아나항공의 2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0.9% 늘어난 9831억원이 예상된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전년대비 18.2% 늘어난 277억원이 전망된다. 영업이익은 전분기와 비교하면 흑자전환이 예측된다.
이처럼 흑자 기록에도 불구하고 전망이 어두운 이유는 현상 유지가 한계에 다다르고 있기 때문이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녹색경제신문에 "코로나로 인해 여객 수요가 전무후무 하게 줄었다. 매출 구조를 보면 매출액 뿐만 아니라 영업이익도 모두 쪼그라들었다. 단지 영업이익이 나는 이유는 비용이 줄어서다"라며 "수치상으로 영업이익이 나고는 있지만, 쓰는 돈 자체가 줄어서다. 유가가 내려간 영향도 적지 않다"고 말했다.
실제로 대한항공은 올해 1월부터 6월까지 특별고용지원 업종에 대한 고용유지지원금 지원 방침에 따라 순환 휴직 중인 직원에게 임금의 90%를 고용유지지원금으로 지급했다. 여기에 델타변이로 인한 코로나 사태가 지속되자 정부는 고용유지지원금 지급을 9월까지 3개월을 연장하기로 했다.
문제는 고용유지지원금 지급이 중단되는 9월 이후다. 비용 감소가 영업이익 흑자를 기록하는 데 영향을 끼친 만큼, 인건비 지출이 늘어나기 시작하면 적자전환은 시간문제일 수 있다는 지적이다.
아시아나항공의 상황도 마찬가지다.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는 녹색경제신문에 "화물에 매출을 기대면서 직원들은 무급휴직을 단행하고 있다"며 "아직 공시가 나가기 전이라 영업이익과 관련된 부분은 공개하기 어렵지만 많이 힘든 상황인건 맞다. 여객수요가 늘어나야 하는데 코로나가 심해져 전망이 불투명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화물 사업 호조에 의한 매출 증가...여객 수요 회복 '시급'
여객 수요는 코로나가 전세계로 퍼지기 시작한 지난해 2분기부터 급격히 줄기 시작했다. 항공사들은 여객기를 화물기로 전환하면서 상황 타개에 나섰지만 여객 수요가 회복되지 않는 이상 현 상황을 유지할 수는 없다는 입장이다. 대한항공은 지난해부터 올해 7월까지 총 16대를 화물기로 전환한 것으로 나타났다. 아시아나항공도 4대를 화물기로 개조했다.
업계 관계자는 "대형 항공사들이 코로나 이전의 약 30%대 노선을 운영하는 상황이다. 트래블 버블 효과로 인해 상황이 개선되나 했더니 코로나 재확산으로 여객 수요 증가에 대한 기대는 물거품이 된 상황이다. 화물 수송은 한계가 있기 때문에 고용유지지원금이 끝나는 시점인 4분기 이후 적자는 불가피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은지 기자 lycaon@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