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당이 단독으로 갑질 방지법을 처리한 것을 두고 야당에서는 ‘졸속 입법’이라는 말이 나온다. 너무 급하다는 것. 아울러 토종마켓 특혜법이라 할 수 있는 동등접근권 강제 관련 안은 보류됐다.

국회 과학기술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는 20일 오후 열린 전체회의에서 구글플레이 인앱결제 강제를 막는 '구글갑질방지법(전기통신사업업 개정안)'을 의결했다. 국민의힘 의원들이 불참한 가운데 여당 단독으로 처리됐다.

이날 처리된 법안은 총 7개 중 6개다. 앱 마켓 사업자가 개발사들에게 특정 결제수단을 강제할 수 없게 하는 것과 입점사가 다른 마켓에 앱이나 게임을 등록할 수 없도록 하는 행위 등 ‘갑질’ 행위를 금하는 내용이 골자다. 아울러 앱마켓이 개발자에게 불리한 계약을 체결하지 못하도록 정부가 앱 마켓 운영에 관한 실태조사를 할 수 있도록 하는 규정도 담았다.

여아는 지난 해 10월 이 안건들을 처리하려고 했으나 야당의 비협조로 소위 ‘문턱’을 넘지 못했다. 그래서 여당이 택한 것이 안건조정위로, 이날 조정위는 가결 조건인 의원수 2/3를 충족했다.

앞서 구글은 게임 앱에만 적용하던 인앱 결제를 10월부터 음악, 웹툰 등 자사 앱 장터인 '구글플레이'에서 팔리는 모든 앱과 콘텐츠 인앱결제(앱 내 결제)를 강제화하는 한편, 결제 금액에 30% 수수료를 물리겠다고 발표했다.

이에 업계에서는 구글의 정책이 콘텐츠 가격 인상과 모바일 콘텐츠 소비자 부담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반발했고, 국회의원들은 총 7개의 법안을 발의하며 즉각 대응에 나섰다.

반발이 거세지자 구글은 인앱 결제 정책을 내년 3월 말까지 미루겠다고 공식 발표했다. 퍼니마 코치카 구글플레이 글로벌 게임·앱 비즈니스 개발 총괄은 19일 공식 블로그를 통해 “글로벌 팬데믹으로 인해 대규모·소규모 개발자의 반응을 주의 깊게 고려해 6개월 연장 기회를 주기로 했다”는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구글 갑질 방지법의 신속한 처리를 원했던 더불어민주당과 달리 국민의힘은 충분한 논의를 원했다. 그들은 ‘졸속 입법’이라며 이날 법안 심사에 불참했다.

국민의힘 과방위 위원들은 성명을 통해 " 규제 필요성에 동감하지만, 충분한 논의와 숙의가 필요한 사안인데도 민주당이 또 다시 일방 처리의 나쁜 관행을 재현했다"고 비판했다.

구글 갑질 방지법을 두고 토종마켓(원스토어) 밀어주기라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는 동등접근권 강제와 관계가 있다.

이날 처리되지 못한 법안 1개가 동등 접권법 강제다. 모든 앱 마켓에 앱을 등록할 의무를 부과하는 규제인 ‘동등접권법’은 이를 강제하는 것이 개발자들에게 비용 부담을 늘릴 수 있다는 이유로 의결 대상에서 제외됐다. 구글에만 출시해도 될 것을 애플과 원스토어, 갤럭시스토어 등 원하지 않는 스토어까지 출시하도록 강제할 필요는 없다는 얘기다.

아이지에이웍스 자료에 따르면 국내 마켓 점유율은 구글플레이 스토어가 78.6%, 원스토어가 14.2%, 애플 앱스토어가 7.2%다.

이번 구글 갑질 방지법은 개정안은 법제사법위원회 심사를 거쳐 23일 본회의에 상정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