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디지털 전환 가속화와 함께 성장성 있는 온라인채널에서 경쟁 거세질 듯
- 대형사와 격차 벌어진 중소형 보험사 입지 축소 전망↑
라이나생명의 모기업인 미국 시그나 그룹이 국내에 디지털손해보험사 설립에 나서면서 보험시장 온라인채널의 치열한 경쟁이 예고된다.
디지털손해보험 시장에 카카오 등 빅테크 기업에 이어 글로벌 기업까지 가세하면서 판을 키울 수 있다는 효과와 함께 중소형 보험사들의 입지는 점점 좁아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낳고 있다.
25일 손해보험업계 관계자는 "시장포화로 고심하는 보험사들이 사업비 효율성의 장점을 가진 온라인 등 비대면채널에서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빅테크나 글로벌 기업의 등장은 기존 보험사들에게 큰 위협요소다"며 "대형사와의 격차가 점점 벌어지고 있는 중소형 보험사들에게는 온라인 등의 성장 채널에서 조차 입지가 더욱 좁아질 수 있다"고 말했다.
보험업계에 따르면 라이나생명의 모회사인 시그나 그룹이 한국에서 디지털손보사를 설립하기로 하고 지난달 본사 승인을 완료했다.
이에 조만간 금융당국에 디지털손보사 설립을 위한 예비허가를 신청할 것으로 관측된다. 통상 예비허가는 신청 후 3개월 정도 소요되고 허가 시 6개월 내 자본금 출자 등을 완료해야 한다. 일정대로라면 내년께 공식 출범이 가능하다는 해석이다.
다만 현재까지 자본금 규모는 확정되지 않았지만 라이나생명 진출 때와 같이 미국 본사에서 직접 출자를 시도하겠다는 구상이다.
이와 함께 국내 최대 모바일 플랫폼 카카오를 기반으로 하는 카카오페이가 디지털손보사 설립을 진행하고 있어 향후 손해보험업계 비대면채널의 치열한 경쟁을 예고하고 있다.
보험업계는 코로나19 사태 이후 비대면 소비 트랜드가 주도적으로 자리잡고 온라인채널 등 비대면채널에 대한 소비자 선호도가 높아지면서 온라인 등 새로운 판매채널에서 신성장 동력 확보에 공을 들여왔다.
현재 디지털손해보험 시장은 지난해 한화그룹이 주도적으로 참여한 국내 1호 디지털손보사인 캐롯손해보험과 함께 하나금융그룹이 더케이손보를 인수해 디지털손보사로 전환한 하나손해보험이 영업 중이다.
지난 9일 카카오손해보험은 금융당국으로부터 보험업 영위를 위한 예비허가를 받으면서 기존 보험사가 아닌 신규 사업자가 통신판매전문보험사 예비허가를 받은 첫 사례를 남긴 바 있다.
한편 손해보험 시장은 자동차보험을 중심으로 디지털을 기반으로 한 온라인 채널이 성장 추세를 이어가고 있다.
온라인을 통해서만 판매하고 있는 캐롯손보의 퍼마일자동차보험은 지난달 말 가입자 수 20만명을 돌파했다. 지난 1월 10만명을 넘어선 이후 4개월만에 두배 이상 늘었다. 손보업계 1위 삼성화재는 비대면채널을 통한 자동차보험 계약은 지난해 이미 절반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한동안 정체상태에 머물렀던 생명보험사의 CM(사이버마케팅)채널 영향력도 확대되는 추세다.
생명보험협회에 따르면 작년 생보사 CM채널에서 달성한 초회보험료는 253억원으로 전년 대비 50% 가까이 늘어났다. 올해 1분기에도 전년 대비 300% 이상 증가세를 보이며 영향력을 키우고 있다.
보험업계에서는 라이나생명이 디지털손해보험 시장에 뛰어들면서 온라인채널에 적합한 생활밀착형 보험상품과 함께 의료·헬스케어 연계 상품에서 우선적으로 고객 확보에 나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시그나그룹은 글로벌 헬스 서비스 전문기업으로 전세계 1억8000만명의 고객을 기반으로 원격진료 및 건강평가 등의 헬스케어 관련 서비스에 경쟁 우위를 점하고 있다.
이에 기존의 대형 손보사와도 격차가 벌어진 중소형 손보사들은 성장 채널로 여겨지는 온라인 채널에서 조차 인슈어테크 기반의 디지털전문손보사들의 등장으로 입지는 더욱 좁아질 것으로 보인다.
윤덕제 기자 financial@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