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양유업이 결국 매각됐다.
불가리스가 코로나19에 효과가 있다는 무리수를 던진지 44일만에 일이다. 또 홍원식 남양유업 전 회장의 눈물의 사과 이후 23일 만에 전격적으로 매각이 이뤄졌다.
27일 남양유업은 공시를 통해 "최대주주인 홍원식외 2인(이운경, 홍승의)은 남양유업 보유주식 전부를 양수인(한앤코19호 유한회사)에게 양도하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양도대상은 남양유업 보통주 37만8938주로 1주당 82만원에 양도된다. 총 금액은 약 3107억원에 달한다. 26일 남양유업의 주가가 44만원 선이었던 것에 비춰 경영권 프리미엄이 주당 38만원이 추가된 것이며, 주당 순자산인 약 102만원에는 80% 정도인 것으로 분석된다.
지급시기는 선행조건이 완료된 후 13영업일이 되는날 또는 당사자들이 합의하는 날로 했다. 단 당사자들의 합의가 없는 경우 2021년 8월 31일을 넘기지는 못한다는 단서조항을 달았다.
이에 따라 홍원식 회장은 선친인 홍두영 창업주가 1964년 창업한 이래 2대에 걸쳐 57년간 이끌어온 남양유업에서 완전히 물러나게 됐다.
지난 4일 회장직 사임을 밝혔으나, 당시에는 지배구조에 대한 언급이 없어 이후에도 지분 매각에 대한 요구를 받아왔다.
이번 매각에 대해 남양유업 관계자는 녹색경제신문에 "공시 외 다른 사항에 대해서는 이야기할 수 있는 것이 없다"고 밝혔다.
한편, 인수자인 사모펀드 한앤컴퍼니(대표이사 한상원)는 남양유업의 경영 쇄신을 통해 새출발을 다짐했다.
한앤컴퍼니는 남양유업에 집행임원제도를 도입할 계획이다. 집행임원제도는 이사회와는 별도로 전문 업무 집행임원을 독립적으로 두는 제도로 집행부의 책임경영을 강화하는 순기능이 있는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한앤컴퍼니는 "국내 최초로 투자회사에 도입한 집행임원제도를 남양유업에도 적용할 것"이며, "지배구조 개선과 경영 효율화를 통한 기업 가치 제고를 추진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한앤컴퍼니는 2013년에 웅진식품을 인수해 2018년 대만 퉁이그룹에 매각한 경험이 있어 식음료업계 인수가 처음이 아니다. 웅진식품에서 5년만에 두배 넘는 차익을 거두는 성과를 낸 경험으로 남양유업 쇄신에 자신감을 나타내고 있다.
한앤컴퍼니 측은 "한앤컴퍼니는 기업 인수 후 기업의 체질개선과 경쟁력 강화를 위한 투자로 기업 가치를 제고해왔다"면서 "적극적 투자와 경영 투명성 강화를 통해 소비자와 딜러들의 신뢰를 회복하고 사랑받는 새로운 남양으로 거듭날 것"이라고 말했다.
양현석 기자 market@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