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빅데이터·AI 등 첨단 IT 활용해 맞서는 증권사들, “누구나 쉽게 투자할 수 있도록”
- AI 기술로 더 똑똑해진 HTS·MTS, ‘스마트 개미’ 돕는다
코로나19를 계기로 한국경제 지형도가 빠르게 바뀌고 있습니다. 쿠팡 100조원 기업가치 돌파가 상징하듯 집콕 트렌드로 온라인 쇼핑몰 시장은 급팽창 국면에 돌입했고 자연스럽게 프리미엄TV 수요가 크게 늘었습니다. 온라인 쇼핑몰 시장이 뜨면서 글로벌 물류 수요가 늘었으며 이에 따라 조선업도 활황입니다. 네이버, 카카오 등 온라인 대장기업들은 포털, 금융, 쇼핑, 엔터테인먼트 등 전방위에 걸쳐 기존 산업을 위협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변화는 화학적 영향을 서로 주고받으며 2차, 3차 변화를 일으키고 있습니다. 바야흐로 한국경제 대변혁의 시대입니다. 녹색경제신문은 창간 10주년을 맞아 코로나19가 바꾼 한국경제 지형도를 시리즈로 정리합니다. [편집자 주]
전세계적으로 ‘언택트 바람’을 몰고 온 코로나19가 증권업계에도 지형변화를 일으켰다.
카카오를 필두로 네이버·토스 등 빅테크(거대 IT기업)들이 온라인 플랫폼을 기반으로 증권업계에 출사표를 던졌다. 증권업계 진출에 속도를 내는 빅테크에 맞서 증권사들은 첨단 IT기술을 활용해 새로운 비대면 서비스를 내놓고 있다.
투자자들이 특히 관심 갖는 것은 AI기술을 접목시킨 HTS(홈트레이딩시스템)·MTS(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이다. 유례없는 재테크 열풍에 날이 갈수록 주식시장에 뛰어드는 투자자들이 늘며 HTS와 MTS의 중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증권사들은 앞다퉈 ‘스마트해진' HTS·MTS를 선보이며 투자자들의 이목을 끌고 있다.
편의성 무기로 내놓은 ‘빅테크’, 증권업계도 접수할까
빅테크·핀테크 기업이 증권업계 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다. 특히 간편결제와 간편송금 서비스를 내세우며 젊은 고객층을 끌어안은 기업들이 편의성을 무기로 증권업계에서도 앞서나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빅테크·핀테크 기업은 다양한 방법을 통해 증권업계에서의 영향력을 키우고 있다.
카카오는 기존 금융사를 인수하는 방식으로 외연을 넓혔다. 2014년 출범한 카카오페이는 본래 간편결제 위주의 서비스를 제공했지만 2018년에 옛 바로투자증권 지분을 인수하며 카카오페이증권으로 재탄생했다. 현재 카카오페이증권은 모바일 앱을 기반으로 간편결제를 비롯해 송금·펀드 투자 등 다양한 증권 관련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카카오페이 류영준 대표는 카카오페이증권의 로드맵을 제시하며 “국내 금융 산업에 변화와 혁신을 일으킬 수 있도록 과감한 도전을 할 것”이라며 “정보나 자산 규모의 차별 없이 편리하고 안전하게 자산을 관리할 수 있는 문화를 만들어가겠다”고 강조했다.
모바일 어플리케이션인 토스의 운영사 비바리퍼블리카는 직접 증권사를 설립하며 업계에 발을 들였다. 토스증권은 이벤트를 통해 5일 동안 무려 170만좌의 신규 계좌개설을 이끌어내는 기염을 토했다. 이어 불과 3개월 만에 월간 활성고객(MAU) 목표 100만 명 달성을 목전에 두고 있다.
증권업계에 명함을 내민 빅테크·핀테크 기업이 위시한 강점은 편의성이다. 특히 간편한 기능을 선호하는 젊은 세대는 네이버·카카오·토스 등 익숙한 이름이 붙은 증권 플랫폼에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다.
한 관계자는 “기존의 증권사와 전혀 다른 서비스를 제공하며 새로운 투자 문화를 만들어나갈 것”이라며 “누구나 쉽게 투자를 시작할 수 있도록 투자와 자산관리의 대중화를 이끌어나가고자 한다”고 말했다.
언택트 시대, 변화를 모색하는 증권사들…‘혁신’이 필요한 시기
기존의 증권업계를 위협하는 빅테크·핀테크 공습에 맞서 증권사는 혁신 기술을 접목시켜 다양해진 서비스를 잇달아 내놓고 있다.
한화투자증권은 비대면 계좌개설 서비스에 AI 안면인식기술을 도입했다. AI 안면인식기술은 신규 가입자의 신분증 사진과 개인이 직접 촬영한 얼굴을 비교·검증하여 실명확인절차를 더욱 간편하게 한다. 한화투자증권은 AI 안면인식기술을 통해 고객들이 편리하게 계좌를 개설할 수 있도록 돕고 정보보안을 철저히 하겠다는 입장이다.
로보어드바이저 자문서비스는 도입하지 않은 증권사를 찾기 어려울 정도다. 증권사들은 고객 상담을 위해 AI 기술을 활용하고 있다. 대신증권의 ‘벤자민’은 대표적인 로보어드바이저 자문서비스의 하나로 HTS와 MTS상에서 365일 고객을 돕는 대화형 채팅봇이다. ‘벤자민’은 고객관리시스템을 통해 고객들이 과거 질문하고 건의한 데이터를 분석해 최적의 답변을 찾아낸다. 현재 2000개 이상의 답변 영역을 갖고 있으며 세분화된 안내 범위를 자랑한다.
KB증권도 고객을 위해 맞춤 조언을 제공하는 로보어드바이저 서비스를 준비 중이다. 특히 KB증권의 로보어드바이저 자문서비스는 투자 정보를 제공하는 것에 초점을 맞춘 것으로 알려졌다. 기존의 PB업무를 AI가 대신 해주는 형태로 자산운용을 ‘로보어드바이저’가 맡는 셈이다.
이런 서비스는 특히 자산 규모가 크지 않은 개인투자자들이나 처음 주식시장에 발을 들인 투자자들에게 유용하다. 로보어드바이저는 접근성이 탁월하기 때문에 이른바 ‘주린이’들의 투자 입문을 돕고 주식시장의 문턱을 낮추는 역할을 기대할 수 있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빅테크·핀테크 기업이 증권업계에 발을 들이며 증권사들도 혁신의 필요성을 느꼈다”며 “이제는 누구나 한번쯤 주식투자에 도전하는 시대인 만큼 더 쉽고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변화를 모색할 것”이라고 말했다.
‘스마트’ 개미를 위한 ‘스마트’ HTS·MTS
HTS·MTS는 투자자의 친구나 다름없는 존재다. HTS와 MTS는 투자자가 주식을 사고팔기 위해 증권사 객장에 나가는 대신 컴퓨터·스마트폰 등을 이용해 편리하게 주식 거래를 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주식시장에 처음 뛰어드는 투자자들이 가장 먼저 관심 갖는 대상이기도 하다.
최근의 HTS·MTS는 AI 기술을 접목시켜 나날이 ‘스마트’한 프로그램으로 거듭나고 있다. HTS·MTS는 투자자들을 사로잡기 위한 기업들의 경쟁력 중 하나라 할 수 있어 디지털 혁신시대를 거쳐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한국투자증권은 지난해 HTS·MTS에 AI를 도입한 리서치 서비스 ‘에어’를 선보여 큰 반향을 불러 일으켰다. ‘에어’는 AI기술을 통해 유의미한 뉴스를 선별하고 뉴스 데이터와 계량 분석을 기반으로 양질의 정보를 투자자들에게 제공한다. 이를 통해 투자자들은 어렵고 복잡한 증권사 리포트를 뜯어볼 필요 없이 자신에게 필요한 정보만 쉽게 얻을 수 있는 것이다.
한국투자증권 관계자는 “급변하는 금융환경 속에서 고객을 위해 최적의 금융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차후에도 디지털 혁신을 계속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빅테크·핀테크 기업 역시 더욱 혁신적인 HTS·MTS를 내놓기 위해 박차를 가하고 있다.
특히 카카오페이증권은 올해 안으로 MTS를 선보이겠다고 밝혔다. 카카오페이증권이 MTS를 통해 공략하고자 하는 대상은 ‘주린이’라고 불리는 젊은 투자자들이다. 카카오페이증권의 MTS는 기존 증권사의 MTS와 달리 빅데이터와 AI기술을 기반 삼아 새로운 방식의 투자 솔루션과 자문형 자산배분 서비스 등을 제공할 계획이다.
카카오페이증권 관계자는 녹색경제신문과의 통화에서 “카카오페이증권만의 색깔을 담은 MTS를 연내 선보일 예정”이라며 “카카오페이를 통해 그랬듯이 다양하고 재미있는 방식으로 새로운 투자 문화를 만들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노우진 기자 financial@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