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우진의 뉴욕 이슈] 美 '고용쇼크의 역설'…증권가, 고용 악재를 두 손 들어 반긴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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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우진의 뉴욕 이슈] 美 '고용쇼크의 역설'…증권가, 고용 악재를 두 손 들어 반긴 이유는
  • 노우진 기자
  • 승인 2021.05.10 15: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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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용쇼크, 미국 증시엔 약으로 작용했다…금리 인상 우려 줄어들어
- "금리 상승은 성장주에 타격을 준다" 고용쇼크가 악재 해소로 풀이되는 이유는

미국이 예상을 크게 밑돈 4월 고용지표 결과를 발표했다. 시장에선 ‘고용쇼크’로 받아들였다. 하지만 미국 증시는 이를 호재로 여겼고 지수는 상승했다.

고용쇼크는 통상 악재로 작용하지만 이번 경우는 다르다. '고용 쇼크→경기회복 기대감 하락→금리인상 우려 완화'로 이어지며 투자심리를 자극한 것으로 보인다.

뱅크 오브 아메리카는 보고서를 통해 강한 경제 지표가 나올 경우 기술주를 중심으로 주식시장에 타격을 입힐 수 있다고 예측했다.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완화적 통화정책에서 긴축으로 방향을 바꿀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고용쇼크로 인해 기술주를 중심으로 안도 랠리가 펼쳐졌다. 미국 증시는 나스닥 중심으로 상승마감하며 다우지수와 S&P500 지수가 나란히 신고가를 경신했다.

4월 비농업 부문 일자리는 26만6000건 늘었지만 이는 예상치였던 100만건에 크게 못 미치는 결과다. 실업률 역시 전월 대비 0.1%포인트 상승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공급 요인에 따른 고용쇼크”라고 설명하며 “고용지표 결과를 경기불안으로 확대해석할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사진=Unsplash]
[사진=Unsplash]

둔화된 고용 모멘텀, 금리 인상 우려 잠재웠다…상승세 이어가는 뉴욕 증시


최근 뉴욕 증시의 핫이슈는 인플레이션과 금리 인상이었다.

물가가 상승하자 긴축에 대한 언급이 나오기 시작했고 재닛 옐런 미국 재무부 장관은 지난 4일(현지시간) “경제가 과열되지 않게 하려면 금리가 올라야 할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여기에 로버트 카플란 댈러스 연방은행 총재는 “조금이라도 빨리 긴축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이 현명하다”고 발언하며 시장의 불안감을 높였다.

하지만 기대를 한참 밑도는 고용지표 결과가 발표되며 인플레이션과 연준의 조기 긴축 정책에 대한 우려는 완화됐다. 토마스 바킨 리피먼드 연방은행 총재는 “긴축 조건이었던 (경제 지표를 봤을 때의) ‘상당한 진전’이 없었다”고 말했고 닐 카리카리 미니애폴리스 연방은행 총재는 “긴축 정책을 시작하려면 경제적 개선이 필요하다”며 “아직 갈 길이 멀다”고 했다.

이경민 연구원은 “고용쇼크로 조기 긴축 부담이 수면 아래로 잠복할 가능성이 높다”며 “당분간 단기 채권금리는 하향 안정세를 보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어 “기술주·성장주의 분위기 반전을 기대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미국에서도 경기순환주가 주목받고 있다. 사미르 사마나 웰스파고인베스트먼트 전략가는 "앞으로 경기순환주를 선호하게 될 것"이라며 "현재의 시장은 소비자 신뢰와 소비를 뒷받침하기에 충분하다"고 말했다. 

제임스 인베스트먼트 리서치의 베리 제임스 매니저는 "경제가 완전히 정상화될때까지 최소 1년은 걸릴 것"이라며 "이 기간 기술주보다는 가치주의 매력이 빛날 것"이라고 예측했다. 

국내 시장에서도 경기민감주의 주도권이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또한 업종별 대장주를 비롯해 펀더멘털이 확실한 대형주 위주의 투자 전략을 권하는 목소리도 있다.

이 연구원은 “미국 긴축부담 완화·단기 채권금리 안정을 고려하면 대형주가 코스피 분위기 반전의 중심에 자리할 것”이라 전망했다. 반도체·자동차·2차 전지·인터넷 등 기존 시장을 주도하던 종목 중에서도 흔히 ‘대장주’라고 불리는 업종 대표주 위주로 투자하는 것이 유리하다는 분석이다.


수면 아래로 내려앉은 금리 인상설...추후 경제지표 흐름에 관심 집중


조기 금리 인상론은 인플레이션 우려와 맞물려 연초부터 제기됐다. 밥 미켈레 JP모건 글로벌 채권 대표는 “내년 1월 연준은 미국 국채 매입을 100억 달러, 모기지 채권을 50억 달러 축소하는 긴축 정책을 펼 것”이라며 “이후 2023년 중반부턴 매 회의마다 금리를 0.25%포인트씩 올리게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는 미국 경제가 빠르게 정상화 되며 물가 상승 압력에 따라 인플레이션 우려가 짙어지기 때문이다. 금리 인상은 인플레이션을 어느 정도 제어하는 장치로 작용한다.

금리가 오르면 시중 자금이 채권시장으로 몰려든다. 무위험 국채를 매입해도 이전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은 기대 수익이 발생하기 때문에 주식시장에는 악재라 할 수 있다. 특히 성장성을 기반으로 미래 수익에 대한 기대감에 힘입어 상승한 종목들이 주로 타격을 입는다. 

실제로 옐런 장관이 금리 인상을 거론한 당일 기술 성장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장중 2% 넘게 급락하는 등 증시가 폭락했다.

이에 증권가에서는 고용쇼크로 인해 금리인상에 대한 공포감이 당분간 수면 아래로 내려갔다는 반응을 보인다. 다만 인플레이션 우려가 완전히 종식되지 않은 만큼 추후 긍정적인 경제 지표가 발표되면 연준이 다시 금리 인상 카드를 꺼내들 거란 예상도 나오고 있다. 

노우진 기자  financial@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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