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가 바꾼 한국경제①] 일상이 언택트 생활, 산업·일자리·재계 순위 지각 변동...포스트코로나 생존 해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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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가 바꾼 한국경제①] 일상이 언택트 생활, 산업·일자리·재계 순위 지각 변동...포스트코로나 생존 해법은
  • 박근우 기자
  • 승인 2021.04.19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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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격 수업, 재택근무 등 언택트 생활이 지배하는 대한민국
- 전통 제조업 퇴조 뚜렷...배터리·바이오·반도체 등 호조 확연
- 삼성 현대차 SK LG 등 주요 그룹 선방 속 재계 중하위권 순위 급변
- "코로나19가 디지털 전환을 가속화"..."새로운 미래 시장 선점해야"

코로나19를 계기로 한국경제 지형도가 빠르게 바뀌고 있습니다. 쿠팡 100조원 기업가치 돌파가 상징하듯 집콕 트렌드로 온라인 쇼핑몰 시장은 급팽창 국면에 돌입했고 자연스럽게 프리미엄TV 수요가 크게 늘었습니다. 온라인 쇼핑몰 시장이 뜨면서 글로벌 물류 수요가 늘었으며 이에따라 조선업도 활황입니다. 네이버, 카카오 등 온라인 대장기업들은 포털, 금융, 쇼핑, 엔터테인먼트 등 전방위에 걸쳐 기존 산업을 위협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변화는 화학적 영향을 서로 주고받으며 2차, 3차 변화를 일으키고 있습니다. 바야흐로 한국경제 대변혁의 시대입니다. 녹색경제신문은 창간 10주년을 맞아 코로나19가 바꾼 한국경제 지형도를 시리즈로 정리합니다. [편집자 주]

코로나19는 대한민국 국민 생활은 물론 산업경제 지형도를 송두리째 바꿨다.

언제 어디서나 마스크를 써야만 하고 코로나19 감염 확산을 막기 위해 시작된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해 사상 첫 온라인 개학은 물론, 원격 수업과 재택근무 등 언택트 생활이 일상이 됐다. 각종 공연장과 주요 스포츠 경기장의 구름 관중과 함성도 사라졌다.

또 코로나19로 유행으로 인한 우울증인 코로나 블루를 호소하는 사람들이 늘어났다. 코로나 블루를 넘어 분노와 암담함을 느끼는 '코로나 레드', '코로나 블랙'이라는 신조어까지 등장했다.

우리나라 경제도 코로나19 충격을 피하지 못했다.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은 지난해 우리나라 경제 성장률은 -1.1%, 외환위기 이후 첫 역성장이었다.

특히 여행과 항공 업종은 회복하기 어려운 타격을 입었고 관광산업 피해액만 14조 원이 넘는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15개 국제‧국내 공항 이용객 수는 6502만7063명으로 전년 대비 58.8% 감소했다.

삼성인력개발원 영덕연수원에서 운영된 생활치료센터 모습

그러나 IT 콘텐츠 업종과 반도체 분야 등은 비대면 문화 확산으로 수혜를 입었다. 자동차 산업은 전통 제조영역에서 탈피해 첨단기술을 접목한 전기차, 자율주행차 등 모빌리티 산업으로 발전해가고 있다.

식품 등 유통시장 변화도 컸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KRE)의 '2020 식품소비행태조사'에 따르면, 온라인에서 식품을 구매하는 가구 비중은 지난해 0.8%에서 올해 3.5%로 4배 가까이 증가했다. 가정에서 식품을 주로 구매하는 장소는 동네 슈퍼마켓(34.2%)이 가장 많았다. 그동안 1위를 차지했던 대형 할인점(32.0%)은 2위로 떨어졌다.

코로나19가 몰고 온 일자리 시장의 혁명적 변화

코로나19 팬데믹은 일자리 시장에도 지각변동을 일으키고 있다. 비대면의 일상화와 디지털 빅뱅인 4차 산업혁명 가속화가 맞물리면서 일자리의 혁명적 변화를 가져왔다. 자동화, 무인화로 고용이 사라진 디스토피아에 대한 불안이 크지만 새로운 일자리도 창출되고 있다.

고용노동부가 집계하는 고용보험 가입자 현황을 보면 뜨고 지는 일자리의 모습이 확연하게 드러난다.

일자리 변화는 유통업에서 컸다. 도매업은 2019년 5천300명이 증가했으나 작년엔 1만900명 감소했다. 의류, 화장품 등의 소비 감소에 따른 것. 반면 인터넷쇼핑이 포함된 무점포소매업에서는 작년 2만700명 증가했다. 2019년 1만2천300명 증가에 비해 증가 속도가 빨라졌다.

코로나19 이후 자율주행차에 의한 유통 등 큰 변화에 돌입했다

숙박업, 음식업 등은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았다. 관광산업이 무너지면서 숙박업은 2019년 1천800명 증가에서 작년엔 7천700명 감소로 돌아섰다. 음식업과 주점업 등이 포함된 음식·음료업에서는 2019년 6천400명 증가했으나 작년엔 2만6천300명이 감소했다.

그런데 출판업은 작년 3만3천100명 증가했다. 출판업에 포함된 소프트웨어 개발 및 공급업에서 3만3천800명이 늘었기 때문. 2019년에도 출판업에서는 1만9천명이 증가했는데 디지털 혁명의 가속으로 일자리가 크게 늘면서 고용보험 가입자도 급증한 이유다.

운송업 중 택배업에서는 2천명 늘었다. 하지만 사회적 거리두기 여파로 일반 육상 여객운송업에서는 2만4천100명이 줄었다. 2019년 3천500명이 늘었던 것과 비교하면 일자리 충격이 컸다.

배송 물량 증가로 물류산업이 확장하면서 창고운송서비스업은 1만100명이 증가했다. 2019년 2만4천300명 증가에 이어 크게 늘었다.

인터넷뱅킹, 모바일뱅킹 등 비대면거래 활성화로 기존 은행 등 저축기관에서는 1천100명 감소했다. 2019년 2천300명이 늘었던 것과 대조적이다.

배터리·바이오·반도체 호조 확연...기존 전통 제조업은 쇠퇴

제조업은 미래 신산업인 배터리 업종에서 7천500명이 늘었다, 홈코노미 확대 등 영향으로 가정용 가전제품 업종에서도 4천200명이 증가했다. 반도체 제조업에서는 2019년 3천100명 증가에 이어 지난해 2천300명이 늘었다. 통신. 방송 장비 제조업에서도 1천900명이 증가했다.

섬유산업은 대표적 사양 업종이어서 2019년 4천700명 줄었지만, 작년에는 2천800명이 늘었다. 마스크 등 방역용품이 날개 돋친 듯 팔리면서 기타직물제품 제조업에서 5천700명이 증가했기 때문.

전기차 배터리, 반도체 등 산업은 호황을 누리고 있다

코로나19 여파에 따른 진단키드, 방역 장비 등의 수출 호조로 의료·정밀기기 분야에서도 3천200명 늘었다. 재택근무로 가정 간편식 상품의 생산이 호조를 보이면서 식료품 업종은 1년간 800명 증가했다.

일자리가 사라지는 업종도 확연했다. 합성고무·플라스틱 제조업에서는 7천500명이 줄었다. 철강 제품 수출이 감소하면서 1차 금속에서 3천200명, 자동차 기계장비에 쓰이는 금속 가공업에서 3천300명 각각 줄었다. 2019년 1만100명 줄었던 자동차업종에서는 작년에도 부품업체 위주로 4천700명이 감소했다.

한국고용정보원의 최영순 미래직업연구팀장은 "산업의 디지털화와 플랫폼화가 진행되는 와중에 코로나19가 발생하면서 업종의 부상과 쇠퇴 속도가 빨라지고 있고 이에 따라 일자리 역시 큰 변화를 겪고 있다"고 전했다.

재계 순위 뒤바꾼 코로나19 1년....카카오·네이버·셀트리온 등 급등

코로나19 사태로 국내 대기업집단의 자산규모 순위가 최근 1년 사이 크게 요동쳤다. 공정거래위원회 지정 64개 대기업집단 중 삼성·현대자동차·SK·LG·롯데·포스코·한화 등 상위 7개 그룹을 포함한 18개 그룹 순위는 1년 전과 동일했지만 46개 그룹의 순위는 작년과 달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언택트·제약 사업이 코로나19 수혜를 입으면서 카카오·네이버·넷마블·셀트리온을 포함한 20개 그룹의 재계 순위가 상승할 전망이다. 반면 GS·신세계·CJ·이랜드 등 유통 그룹과 두산·대우조선해양·세아 등 중후장대 산업 포함 26개 그룹의 재계 순위는 하락이 예상된다.

삼성그룹의 자산은 1년 새 15조5천690억원 늘어난 440조4천170억원으로 압도적인 1위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이어 현대차그룹(243조6천848억원)과 SK그룹(232조369억원)이 재계 순위 2·3위다.

이어 ▲LG(137조1천981억원) ▲롯데(120조8천702억원) ▲포스코(84조893억원) △한화(74조4천49억원)가 자산규모로 4~7위를 유지한다. 8위는 지난해 GS에서 올해 현대중공업으로 바뀔 전망이다. 현대중공업은 두산인프라코어 인수로 공정자산이 1년 새 6조8천109억원 늘어 69조6천735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관측된다.

농협은 자산규모 63조4천791억원으로 10위를 유지할 전망이다. 한진이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하면 자산규모 11위에 오른다. 작년 11~13위를 차지한 신세계·KT·CJ 순위는 올해 한 계단씩 내려올 것으로 보인다.

특히 코로나19 영향으로 언택트 문화가 확산되면서 카카오의 재계 순위가 지난해 23위에서 올해 22위로 한 계단 상승한다. 언택트 수혜주로 분류되는 ▲네이버(41→34위) ▲넷마블(47→38위)의 재계 순위도 큰 폭으로 오른다.

이해진 네이버 창업자(좌),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

셀트리온 순위는 작년 45위에서 26위로 급등한다. 재계 순위가 두 자릿수 상승한 곳은 셀트리온이 유일하다. 셀트리온은 셀트리온헬스케어홀딩스를 설립하면서 서정진 회장이 보유한 셀트리온헬스케어 주식을 현물출자한 영향으로 자산규모가 작년 8조8천377억원에서 올해 13조8천642억원으로 5조원 이상 확대됐다.

반면 두산은 두산인프라코어 매각 등으로 자산규모가 6조9천86억원 감소한 22조3천421억원으로 재계 순위는 15위에서 17위로 두 계단 내려온다. 이 밖에 ▲영풍(28→29위) ▲대우조선해양(29→31위) ▲코오롱(33→36위) ▲이랜드(36→39위) ▲OCI(35→41위) ▲태영(37→42위) ▲세아(40→43위) ▲넥슨(42→44위) ▲호반건설(44→45위) ▲중흥건설(46→48위) 등의 순위는 하락할 전망이다.

재계 관계자는 "지난해 전 세계를 강타한 코로나19가 국내 대기업집단의 지형도도 바꾼 것으로 분석된다"며 "한진그룹은 코로나19 직격타를 입은 아시아나항공 인수로 재계 10위권 재진입을 예고했고, 금호아시아나는 대기업집단에서 제외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코로나19 이후 일상 생활의 변화가 뚜렷하다. 해외여행이 막히면서 쇼핑 트렌드가 면세점과 백화점·대형마트를 찾는 경우가 큰 폭으로 준 반면, 주거지에서 가까운 소규모 편의점·생활용품점·동네 슈퍼로의 이동은 대폭 늘었다.

여행 트렌드로는 지역축제를 찾는 수요가 감소하면서 국내 호텔·콘도·리조트 이용인구도 함께 줄어든 반면 국립공원·산·계곡으로 이동이 늘면서 야외시설인 야영장·캠핑장을 찾는 수요가 급증했다.

내비게이션 데이터를 활용한 관광지 유형별 검색건수 분석결과, 2019년도보다 건수가 늘어난 곳은 대표 비대면 여행지인 자동차극장(144%), 캠핑장(54%), 낚시(42%), 해수욕장(39%), 골프장(30%) 등이었다. 한편 인구밀집 또는 실내관광지인 카지노(-62%), 놀이시설(-59%), 경마장(-58%), 과학관(-56%) 등은 검색건수가 크게 줄었다.

문화생활 트렌드로 공연·영화·박물관 등 실내 문화공간 이용자의 발길이 줄어든 대신 영화 매니아들의 자동차 극장 방문이 크게 증가했다.

신한카드 빅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지난해 배달앱의 평일 이용 패턴에서 40대 이상은 2019년 19%에서 지난해 28%로 늘어났다. 평일 점심 시간대 1만원 이하 결제액 비중은 2019년 17%에서 2020년 9%로 줄어들고 2만원 초과 결제액 비중은 8%포인트 늘어났다.

점심에는 배달 음식을 이용하는 경우가 많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점심 시간대인 10시부터 13시까지는 지난해 전년보다 3.4%포인트가 증가했다. 야식이라고 추정할 수 있는 21시부터 24시까지의 결제비중은 같은 기간 3.6%포인트가 낮아졌다.

코로나19 이후 언택트 생활 가속화...변화된 지형도 분석해 미래 준비해야

한진그룹은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하면서 재계 순위 톱10에 진입했다

대형마트도 코로나19 확산으로 상대적으로 한산한 오전에 찾는 고객들이 증가했다. 대형마트의 지난해 주말 시간대별 사용액 비중을 보면 10~13시 사이에 이용한 고객들은 25.8%로 전년보다 2.9%포인트 늘어났다. 반면 퇴근 후 마트를 이용하는 고객들은 상대적으로 줄어들었다. 편의점은 아침 시간대 이용이 줄어든 대신 저녁 시간대 이용이 증가했다.

소비패턴의 변화로 온천·찜질방 등 대규모 다중시설 대신 피부관리샵·네일샵 등 개별 서비스가 증가했다. 생활체육 패턴의 변화로 수영장·볼링장·요가 등 실내 스포츠시설 이용이 감소하고, 골프장·실외낚시터·등산의 수요가 늘었다. 재택근무가 늘면서 책상·의자와 같은 가정용 가구와 화상회의에 필요한 노트북·카메라 등이 증가했다.

코로나19 이후 포스트코로나 시대에도 언택트 생활은 일상이 될 전망이다. 이제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생존 해법을 찾아야 할 때다. 기업들은 미래를 대비한 총성없는 글로벌 경쟁을 이미 시작했다. 코로나19가 바꾼 경제 지형을 미리 분석하고 준비해야 미래의 승자가 되기 때문이다.

대한상의 관계자는 "코로나19가 디지털 전환을 가속화 하면서 원격의료, 온라인 화상 회의, 재택근무, 비대면 주문 등 과거에 없던 새로운 일상이 더 빨리 다가오고 있다"며 "우리 기업이 새로운 먹거리를 발굴하고 미래 시장을 선점할 수 있도록 최신 트렌드를 연구해 제시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근우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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