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분기 영업익 1000억 육박...전년동기 830억 적자서 '흑자전환'
- 화물 호조 국면 지속...운휴 여객기 화물노선 투입 등 화물 공급력 극대화
- 2000억 규모 회사채 사전 청약서 7000억 몰려...차입금 상환 자금 차곡차곡
대한항공이 화물 잿팍과 함께 자금 확보에 순항을 거듭하면서 미소를 짓는 모양새다.
업계 관계자는 "대한항공은 지난달 3조3000억원 규모의 유증 성공에 이어 송현동 부지 조정서 체결, 회사채 흥행 등 유동성 확보 작업이 기존 관측보다 더 좋은 결과를 내고 있다"며 "화물 호조가 연말까지 지속되고 90%가량 줄어든 여객 매출이 얼마만큼 회복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고 말했다.
증권가 컨센서스에 따르면, 올 1분기 대한항공의 매출은 1조7886억원, 영업이익은 929억원이 예상된다.
매출은 전년동기 대비 26.3% 줄지만,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828억원 적자에서 흑자전환하는 것이다. 1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는 작년 한 해 영업이익(1089억, 연결기준)과 맞먹는 수준이기도 하다.
대한항공은 지난해 코로나19 여파로 전 세계 항공업계가 직격탄을 맞았을 때 화물사업을 강화해 주요 항공사 중 유일하게 흑자를 냈다.
올해 전략 역시 화물 매출 극대화다. 시장은 항공 화물에 몰리는 수요가 대한항공 실적의 든든한 버팀목이 될 것으로 바라본다.
NH투자증권에 따르면 지난달 국제선 화물 수송량은 28만7989톤으로 전년동기 대비 21.5% 증가했다. 인천공항 개항 이후 최고치다. 코로나19 회복에 따른 소비 증가와 최근 수에즈 운하 사고 여파 등이 배경으로 지목된다.
대신증권은 올 1분기 대한항공의 화물 매출만 전년동기 대비 102% 증가한 1조3078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화물 호조 국면에서 회사 측은 오는 10일 추가적으로 유휴 여객기를 화물 노선에 투입키로 했다. 실적이 화물 매출에 좌우되고 있는 만큼, 화물 공급 능력을 최대치로 끌어올리기 위해서다. 회사는 지난해 23대의 대형 화물기를 풀가동했고, 여객기 두 대도 화물기로 개조한 바 있다.
우기홍 대한항공 사장은 최근 열린 온라인 간담회에서 "화물 부문의 경우 올 상반기까지는 여객기 공급 감소에 따른 여객기 화물칸 공급 부족, 국제 무역 회복세, 해운 물류 문제 등으로 강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여기에 올 3분기부터 국내선 수요가 회복되고, 연말 국제선 비즈니스 수요가 회복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양지환 대신증권 연구원은 이달 6일자 리포트에서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지속되고, 하반기 '트래블 버블'(비격리 여행 권역)과 해외 여행객에 대한 2주 격리 조치 해제 등으로 여객 정상화에 대한 기대감이 존재한다"고 분석했다.
대한항공은 이러한 기대심리가 작용, 신용등급(BBB+) 대비 회사채 시장에서도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전일 2000억원 규모로 모집한 회사채 사전 청약에서 총 7000억원에 육박하는 매수 주문을 받은 것이다. 회사는 오는 15일 회사채를 발행하며 해당 자금은 항공기 임차료 등 채무상환에 사용할 계획이다.
회사는 앞서 지난달 3조3000억원의 유상증자를 통해 부채비율을 300%대로 낮추면서 재무구조를 개선한 바 있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회사채 사전 청약은) 말그대로 수요 예측 성격이 강하다. 회사채 증액 여부 등은 확정된 게 없다"면서 "추가적인 자금확충 계획 부분도 확인되는 바가 없다"고 말했다.
김명현 기자 lycaon@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