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혜 기후솔루션 변호사 "삼척블루파워 석탄항만 공사로 맹방해변 침식 가속화 심각"
상태바
박지혜 기후솔루션 변호사 "삼척블루파워 석탄항만 공사로 맹방해변 침식 가속화 심각"
  • 김의철 기자
  • 승인 2021.04.03 12:4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석탄금융에 앞장서는 산업은행, 삼척블루파워에 5300억 투자하고 3.2조원 PF 제공
- 삼척블루파워 "침식저감 비용 1500억원 투자해 연안정비사업 진행할 것"
- "정부, 그린 뉴딜 앞세워 2050 탄소중립 목표라면서 석탄발전소, 석탄항만 건설이 웬말?"
박지혜 기후솔루션 이사가 맹방해변 침식에 대해 설명하는 모습 [사진=녹색경제] 

석탄발전사업체인 삼척블루파워(대표 옥인환)에 석탄을 공급하기 위한 해상공사로 인해 강원도 삼척시의 맹방해변이 심각하게 침식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박지혜 기후솔루션(대표 김주진 변호사) 이사(변호사)는 2일 녹색경제와 만나 "현장을 가보니 침식 상태가 매우 심각했다"며 "지금이라도 침식저감시설의 적법시공 여부와 침식저감 효과부터 제대로 검증해야 한다"고 밝혔다. 

시민단체인 기후솔루션과 녹색연합 등이 중심이 된 전국탈석탄네트워크인 '석탄을 넘어서'는 지난 1일 성명을 통해 "삼척블루파워의 해상공사가 시작된 이후, 맹방해변의 침식 속도는 걷잡을 수 없이 빨라졌다"며 "사업자의 말만 믿고 진행되는 삼척블루파워 공사 재개 시도를 당장 멈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다음날 삼척블루파워는 맹방해변 침식을 막기 위해 1500억원을 투자해 연안정비사업을 진행하겠다고 발표했다.

침식으로 무너져 내리는 맹방해변의 모습 [사진=기후솔루션]

한편, 주민들의 의견도 둘로 나뉜 채 갈등이 확산될 조짐도 보인다. 

박지혜 변호사는 "당초 명사십리로 유명한 맹방해변의 침식이 가속화되면서, 많은 주민들의 생계에도 악영향을 끼치고 있다"면서 "직접적인 이해관계 때문인지 일부 주민들은 (석탄발전) 지지를 표명하고 나섰지만, 더 많은 주민들이 반대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박 변호사는 "지역내 주민간 갈등까지 확대될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모노리서치가 지난달 22일과 23일 이틀간 삼척시 거주 성인 513명의 여론을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60%가 삼척화력 건설에 반대, 34.2%는 찬성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응답자 중 47.2%는 '적극 반대', 12.8%는 '반대하는 편', 23.3%는 '찬성하는 편', 10.9%는 '적극 찬성' 순으로 응답했다. 지난해 9월 녹색연합이 전국 시민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에서는 '신규 석탄발전소 건설 중단에 동의한다'고 답한 비율은 81.6%였다.

앞서 지난달 31일, 삼척시민 60여명은 삼척시청 앞에서 집회를 열고 항만 공사의 재개를 촉구하면서 "삼척화력발전소는 어려운 삼척 경제를 살리고자 삼척시민 96.8%가 찬성해 유치한 사업"이라며 "환경단체 등 일부 외부세력이 거짓 여론으로 이런 삼척시민의 목소리를 무시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 변호사는 "당초 기후솔루션 등 환경단체가 이 일에 개입된 이유는 삼척시민들이 직접 찾아와 관심과 도움을 요청했기 때문"이라며 "지금도 많은 시민들이 석탄발전에 대한 반대와 우려를 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당초 삼척블루파워는 당초 '포스파워'라는 이름으로 포스코그룹이 100%의 지분을 갖고 시작했지만, 지난해 4월 삼척블루파워로 이름을 바꿨고, 포스코 그룹의 지분도 30% 내외로 줄었다. 대신 국책은행인 산업은행의 자회사 KDB인프라자산운용이 5300여억원을 직접 투자하고, 3조2000억원 규모의 프로젝트파이낸싱(PF)을 주도해 자금을 공급했다고 박 변호사는 설명했다. 

전날 발표된 '석탄을 넘어서'의 성명서에 따르면, 삼척블루파워는 발전소 건설을 위한 인허가를 신청할 당시에는 대규모 투자와 침식저감시설 설치를 통해 맹방해변을 제 모습 그대로 보전하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지난 2019년 해상공사에 착수한 이래 이러한 약속을 제대로 이행한 적이 없다. 

빠른 속도로 침식이 진행되고 있는 삼척 맹방해변의 모습 [사진=기후솔루션]

원주지방환경청도 이러한 문제를 인식하고 2019년 11월경부터 침식저감시설을 제대로 설치할 것을 명하는 이행조치 명령을 산업부에 요청했다. 하지만, 삼척블루파워는 이행조치 기간을 제대로 지키지 않았고, 이후 침식저감시설 설치를 위한 인허가 절차를 조속히 마무리하고 지난해 12월까지 침식저감시설 설치를 하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이 역시 지키지 않았다. 

침식된 맹방해변의 모습 [사진=기후솔루션]

이로 인해 지난 1월에는 2000만원의 과태료 처분까지 내려졌다.

박 변호사는 "당시 원주지방환경청은 수차례 주민들의 의견을 청취했고, 맹방해변을 방문해 해안침식의 심각성을 육안으로 확인하고도, 산업부에 그 어떤 우려도 전달하지 않았다"며 "주민간 갈등과 해변을 지켜야 할 책임이 그들에게 있다"고 짚었다. 

산업부는 지난 1일 삼척시청에서 주민 토론회를 개최한다고 밝힌 상태다. 주민 3명과 전문가 3명이 패널로 초청된 비공개 토론회다. 

박 변호사는 이 토론회에 대해 "코로나19를 핑계로 비공개로 진행한다는데, 현재 상황에서 토론내용과 결과가 투명하게 공개되지 않으면 해변침식과 석탄발전에 따른 피해에 대해서 전적으로 책임을 져야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정부는 그린 뉴딜을 통해 오는 2030년까지 탄소발생을 절반으로 줄이고, 2050년까지 탄소중립을 이루겠다고 발표했지만, 삼척블루파워는 10년뒤에는 절반으로 발전량을 줄이고, 30년 뒤에는 폐쇄하겠다는 것이냐"며 "네덜란드와 독일 등 유럽에서 탈석탄에 성공한 방법들은 우리에게도 유용한 팁을 제공한다. 곧 시작될 탄소국경세 등을 감안하면 석탄발전은 결코 저렴하지 않다"고 밝혔다. 

해변침식을 살펴보고 있는 녹색연합과 기후솔루션 관계자들 [사진=기후솔루션]

 

김의철 기자  lycaon@greened.kr

▶ 기사제보 : pol@greened.kr(기사화될 경우 소정의 원고료를 드립니다)
▶ 녹색경제신문 '홈페이지' / '페이스북 친구추가'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