롤러블 관련 특허 다수 보유...롤러블 폰은 기대하기 어렵지만 TV·노트북 등에 적극 활용 예상
LG전자가 롤러블(Rollable, 말리는) 기술을 적용한 TV를 해외시장에 정식 출시하고 있다. 기대를 모은 롤러블 폰은 스마트폰 사업 철수에 무게가 실리면서 시장에 나오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가지고 있는 롤러블 기술을 TV 등에 적극 활용하고 있다.
LG전자 관계자는 "롤러블에서 LG전자는 세계에서 가장 앞선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며 "TV, 노트북 등 롤러블 특허를 확보한 상태로 관련 제품을 계속해서 출시하며 소비자들에게 새로운 경험을 선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4월 1일부터 롤러블 TV 'LG 시그니처 올레드 R'을 미국, 영국, 러시아, 독일, 프랑스 등 주요 15개 국가에 판매개시했다. 코로나19 상황 속에서 현지 마케팅이 아닌 비대면 온라인 판매에 주력할 방침이다.
LG 시그니처 올레드 R은 LG전자가 롤러블 기술을 적용한 최초의 초고가 프리미엄 제품으로 지난해 10월 말 국내에 출시됐다. 국내 출하가격이 1억원에 달한다. 화면이 돌돌 말리는 롤러블 기술이 적용돼 공간을 다양하게 연출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화면을 모두 펼친 '풀뷰'와 일부만 펼친 '라인뷰', 화면을 완전히 말아 없애주는 '제로뷰' 등 다양한 모드가 있다. 화면 크기는 65인치로 화소 하나하나가 스스로 빛을 내는 올레드만의 특성이 그대로 적용됐다.
생산부터 품질 검사까지 명장(名匠)이 수작업을 통해 진행한다. 명품 시계, 럭셔리 카 등 초고가 명품을 생산하는 방식과 유사하다.
이 제품은 세계 시장에 처음 공개된 'CES 2019'에서 CES 혁신상과 공식 어워드 최고 TV상을 동시에 받았고, 이듬해 'CES 2020'에서도 디스플레이 부문 최고 혁신상을 받았다. 이후 iF, 레드닷, IDEA 등 세계적 권위의 디자인상을 석권했다.
이러한 세계적인 행사의 잇따른 수상으로 해외 고객들이 제품을 직접 보지 않아도 구매가 많을 것이라는 판단이 비대면 온라인 판매 배경이기도 하다.
LG 시그니처 올레드 R은 LG전자가 보유한 롤러블 기술의 정수라 할 수 있다. LG전자는 롤러블 관련 특허를 다수 보유하고 있다. 지난해 말에는 17인치 롤러블 디스플레이를 탑재한 노트북 특허를 출원하기도 했다.
LG전자의 롤러블은 TV보다는 스마트폰에서 소비자들의 기대감이 큰 게 사실이다. 롤러블폰을 CES에서 영상으로 공개했을 때 전세계 소비자들의 기대감이 증폭됐다. 하지만 3월 권영석 LG전자 사장이 스마트폰 사업 축소 또는 철수를 공식화하면서 롤러블폰은 개발이 중단됐다.
오는 5일 LG전자는 이사회를 통해 스마트폰 사업 철수를 공식 발표할 것으로 예상되며 사실상 LG전자가 만든 롤러블폰을 기대하기란 어려워졌다.
하지만 LG전자는 롤러블 기술을 계속 활용할 생각이다. TV, 노트북 등 다른 폼팩터를 통해 롤러블 기술의 진수를 소비자들이 맛볼 수 있도록 관련 제품을 지속 출시할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스마트폰 사업을 철수할 가능성이 커지면서 LG전자 롤러블 폰을 기대하긴 힘들어졌지만 LG전자가 관련 특허를 다수 보유한 만큼 이를 썩히지 않기 위해 다양한 제품을 출시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국헌 기자 lycaon@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