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성실성 추정 원칙 등 좋은 취지에도 불구하고 기업엔 부담될 수 있어...청과 소통할 것"
- "수출 늘리기 위해선 선택과 집중 전략 도입해야...방진회와 상호 협력 하고 싶어"
지난해 7월 코로나19의 어려움 속에 민간단체로는 최초로 방위사업청의 인가(2020.6월)를 받아 탄생한 방산중소벤처기업협회(회장 김용수 연합정밀 대표)가 방위사업청(청장 강은호)이 '혁신적 소통'을 강조하며 올해 들어 새롭게 실시하는 다파로(DAPA-LO)를 활성화하는데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지난해 말 방사청 개청이래 첫 내부승진으로 방위사업 전문가로 평가받는 강은호 청장이 취임하면서, 방산업계의 고질적인 문제인 소통부재가 해소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높은 가운데 녹색경제는 12일 김용수 방산중소벤처기업협회 회장을 만났다...<편집자 주>
▲지난 8일 방사청은 '혁신적인 소통'을 강조하며 '다파로'를 통한 애로사항 해결에 방산 기업들이 적극참여해 달라고 요청했다. 협회 입장은?
방위산업계의 가장 큰 애로사항으로 꼽히는 것 중 하나가 '소통의 부재(不在)'다.
과거 이명박정부의 '사·자·방(사대강·자원외교·방산비리)'이라는 오명으로 방산기업이 주무관청인 방사청과 만나는 것 자체가 금기시되는 분위기가 지금까지도 이어져오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4일 한국방산학회와 한국국방안보포럼이 공동 개최한 방사청장 초청 간담회에 이어 또 다시 지난 8일 다파로를 통한 소통을 강조한 강은호 방사청장의 노력과 진정성에 감사하며 이를 매우 환영한다.
신용대 협회 사무총장이 이미 지난달 방사청에서 별도로 이에 관한 브리핑과 협조요청을 받았다. 여러가지 구체적인 협력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이전에 실시했던 다파고(DAPA-GO)는 방사청장이 기업을 직접 방문했기 때문에, 기업의 애로사항을 전달하는 것에는 편리했으나, 피드백에서 한계가 있었다. 코로나19로 방사청 관계자의 방문인원수도 제한되고, 고위 관료인 방사청장의 방문이 기업에 부담이 되는 경우도 간혹 있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
반면, 다파로는 기업이 청을 방문해서 애로사항을 얘기하기 때문에 기업이 보다 적극적으로 애로사항을 전하는 셈이다. 의사결정과 피드백이 빠르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방산기업들에게는 높은 벽으로 느껴질 수 있는 방사청을 직접 방문해 애로사항을 말하는 것이 쉽지 않을 수 있다. 그런 경우에는 협회가 좋은 소통 채널이 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기업이 방사청에 직접 밝히기 불편한 내용을 협회에는 말할 수도 있고, 여러 기업의 의견을 모아서 청에 전하거나, 또는 필요한 경우 익명으로 애로사항을 전달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해관계가 복잡하고 애로사항이 다양한 만큼 소통방식이 다양할수록 더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회원사들이 협회를 통해 보다 적극적이고 편안하게 애로사항을 밝힐 수 있을 뿐 아니라, 중복되는 내용이나 이미 접수돼 개선이 진행중인 사안은 반복을 피할 수 있어, 방사청도 업무효율을 높일 수 있다.
협회가 방사청과의 훌륭한 소통 채널로 자리잡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계획이다.
▲다음달 부터 국방과학기술혁신촉진법이 시행된다. 이와 관련해 협회가 올해 중점 추진할 사안은?
지난 4일 간담회에서 오병후 한국군수품수출협회 회장이 거론한 방산기업의 '지적재산권 보호'다. 협회는 한국군수품수출협회와도 지난해 업무협력을 맺고, 이와 관련한 공동의 노력을 올해부터 펼칠 계획이다.
중소기업과 벤처기업이 자체적으로 투자해 연구·개발한 기술에 대한 노력의 대가를 인정받지 못하면, 향후 방산기술 연구·개발을 지속하기 어려워지고, 그렇게 되면 국제경쟁력을 강화하는데 많은 어려움을 겪을 수 밖에 없다.
미국 방위산업의 경우는 연구개발을 한 기업의 지적재산권을 인정해 10년 동안 독점적으로 계약을 할 수 있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연구개발을 마치고 나면, 연구성과와 개발한 기술을 공유하고 가격경쟁 입찰을 해야 한다. 그렇게 되면 연구개발에 투자한 기업은 가격경쟁에서 오히려 불리하다.
방산중소벤처기업이 수출경쟁력을 강화하고 수출을 늘리려면, 연구개발을 통한 기술경쟁력 강화가 중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기업이 투자한 노력과 성과가 정당한 대가를 인정받아야 선순환 구조가 만들어진다.
올해 설립된 국방기술품질원 산하의 방위산업기술진흥연구소를 포함해 다양한 노력으로 성과를 이뤄내겠다.
▲지난달부터 시행되는 방위산업 발전 및 촉진에 관한 법률과 관련해 새롭게 시행되는 제도들이 있다. 어떻게 평가하는지.
취지에는 크게 공감한다. 다만, 아직 평가할 단계는 아니지만 원가개선방안에 대한 우려가 없지 않다. 지금까지 50여년 동안 지속해왔던 원가업무의 틀을 변경하는 과정에서 일시적으로 혼란과 시행착오를 겪을 수 있고, 기업은 직접적으로 이익에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특히 성실성추정원칙의 경우는 취지는 매우 환영하지만, 방사청에서 요구하는 기준을 갖추기 위해서는 상당한 비용과 노력이 들 수도 있다. 각 기업간 느끼는 부담의 차이는 있겠지만, 시범기간 동안 발생할 수 있는 시행착오 등 회원사들의 의견을 모아 방사청에 적극 피드백하면서 활발하게 소통하겠다.
이같은 노력을 통해 새로운 원가제도가 본격 시행되는 2025년 이전에 문제없이 정착될 수 있도록 협회가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한다.
▲방산이 한단계 더 도약하려면 수출이 확대돼야 한다는 공감대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아직 뚜렷한 성과가 없는데, 어떤 전략이 필요한지 말해달라.
선택과 집중을 통한 지원이 중요하다고 본다. 수출 시장에서 성과를 내려면 근본적으로 국제경쟁력이 필요하다. 가능성이 큰 기업에 지원을 집중해 성과를 내고, 성공한 기업이 성과와 경험을 공유하면 수출 시장을 뚫을 수 있는 가능성이 높아진다.
중소벤처기업부에서는 월드클래스300이라는 제도를 통해 지난 2011년부터 2017년까지 300개의 글로벌강소기업을 육성했다.
매출 400억원에서 1조원의 기업을 대상으로 직전 5년간 연평균 매출증가율이 15% 이상이거나 최근 3년간 지출한 연구개발 투자비가 연매출의 2% 이상인 경우 심사를 통해 지원기업으로 선정하고, 연구개발비의 절반 이내에서 일정 금액 이하의 지원을 해준다. 이 제도를 통해 2018년까지 300개의 글로벌 강소기업을 키웠다.
방산분야에서도 이같은 방식을 벤치마킹해 도입하면 실질적인 수출 성과를 내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협회가 첫걸음을 떼면서 어려운 점도 많을 것 같다. 어떻게 해결해 나갈 계획인지.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코로나19 방역을 우선해 협회 업무를 진행시키고 있다. 이로 인해 속도감이 떨어지고 있지만, 정부의 지침을 우선하고 있다. 협회가 모임을 갖기 어려운 상황이다보니 아직 온라인 홈페이지도 구축하지 못했다. 작업이 진행 중이지만, 조금 더 시간이 필요한 상황이다.
한국방위산업진흥회와 상호 협력하고 싶다. 협회는 방산진흥회로 부터 재정적인 도움을 받고, 협회는 방진회가 요청하는 용역 등을 제공할 수 있어 서로 도움이 될 수 있다.
협회가 지속가능한 성장을 하고, 방산중소벤처기업들의 성장을 지원하기 위해서는 회원사들의 지속적인 관심과 참여도 절실하다. 코로나19로 부터 일상으로 회복되면 상황이 좋아질 것으로 기대한다.
김의철 기자 lycaon@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