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출규제로 반도체 수급 불균형 심화 우려...삼성전자에 수혜 입을 지 관심
미국 정부가 중국 제 1의 반도체업체인 SMIC와 거래하는 자국의 반도체 설비업체들에 대한 수출규제에 나섰다.
이로 인해 램리서치 등 SMIC 수출 관련 미국 기업들의 불만이 폭주하는 가운데 이번 규제가 결과적으로 안그래도 공급이 부족한 반도체 시장에서 수급의 불균형을 더욱 악화시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DB하이텍 등 국내기업들이 혜택을 받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4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은 다수의 업계 소식통을 인용해 “SMIC가 블랙리스트에 오른 후 많은 미국 반도체 장비 기업들이 수출 신청을 했지만 이들이 신청한 50억달러(약5조6천억원) 규모의 반도체 장비와 소재 수출에는 정부가 허가를 내주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SMIC는 지난해 말 트럼프 행정부 당시, 미국 안보상의 문제를 근거로 미 상무부 엔티티 리스트(Entitiy List/거래제한 기업명단)에 올라갔다. 따라서 이 업체에 핵심 반도체 장비를 수출하려는 미국 기업들은 상무부에 사전 허가를 받아야 수출이 가능하다. 사실상 거래를 금지한 것이다.
매체는 “조 바이든 행정부가 들어선 이후 정책이 바뀌었음에도 미국 정부는 SMIC에 수출 가능한 반도체 부품이나 재료를 아직 결정하지 않은 상태다. 하지만 유독 최첨단 칩이나 10나노칩, 소형 칩 생산에 필요한 소재 수출은 거의 정부로부터 허가증을 받을 수 없다고 보면 된다”고 업계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이어 “현재 퀄컴을 비롯한 많은 미국 기업들이 SMIC 반도체 칩 생산에 의존하고 있어 발빠르게 움직이지 않는다면 미국내 반도체 수급에 더 큰 차질이 빚어질 것이다”고 했다.
하지만 미 행정부는 결정을 미룬 채 조만간 수출 허가 신청건에 관한 판단을 공개할 것이라는 입장만 표명한 상태다.
일각에서는 SMIC에 대한 미국의 견제는 현 조 바이든 행정부가 최근 중국에 대한 기술 의존도를 낮추기 위한 행정명령에 서명한 것과 맥을 같이 한다고 분석한다.
행정명령이 시행되면 미 정부는 적극적으로 미국 내 반도체와 전기차 배터리 등 4차산업의 핵심기술에 대한 새로운 공급망 구축을 모색할 것이고 이에 대한 최대 수혜자는 세계 제1의 반도체업체인 삼성전자일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 업계의 전망이다.
서승희 기자 lycaon@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