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경 칼럼] 현대차와 LG화학의 코나EV 비용부담 전격 합의를 주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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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경 칼럼] 현대차와 LG화학의 코나EV 비용부담 전격 합의를 주목한다
  • 방형국 기자
  • 승인 2021.03.05 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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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발 빠른 대처로 시장의 불확실성 조기에 제거...지난 일에 미래의 발목 잡히는 우(愚) 범해서는 안돼
- LG·SK 간 배터리 갈등도 국익 보호 및 기술 경쟁력 확보위해 현대차와 LG화학 합의 사례 본 받기를

시장이 가장 싫어하는 것이 불확실성이라는 것이 다시 한번 입증됐다.

금리 상승 압박 등으로 미국 증시가 약세를 보이면서 국내 증시가 장중 50포인트 하락한 5일 LG화학은 되레 1%(오전 10시30분 기준) 가까이 오르는 모습이다.

이날 LG화학이 상승세를 보이는 것은 불확실성이 걷혔기 때문이다. 코나 등 현대차의 EV계열 전기차에 대한 리콜비용을 현대차와 LG에너지솔루션(지난해 말 LG화학에서 물적 분할)이 각각 3대 7로 분담키로 전격 합의함으로써 시장이 우려하는 불확실성을 확실히 제거한 것이다. 사실 현대차와 LG화학의 비용부담 합의는 일반의 예상을 깨고 이른 시간에 합의한 것이다.

LG에너지솔루션의 물적분할 직전 법인인 LG화학은 이날 재무제표 변동 공시에서 지난해 영업이익이 6736억원에서 1186억원으로 줄었다고 정정 공시함으로써 그나마 남아있던 한치의 불확실성마저 깨끗이 없애버렸다.

현대차가 2017년 11월부터 2020년 3월까지 생산된 코나 EV와 아이오닉 EV 등 총 8만1701대를 전 세계에서 리콜한다고 밝힌 데 이어 리콜 비용을 현대차와 LG에너지솔루션이 각각 3대 7로 분담키로 했다.

현대차는 리콜 결정에 따라 국내외 차량 총 8만1701대를 대상으로 배터리 교체를 실시할 계획이다. 해당 기간에 생산된 차량의 고전압 배터리 시스템(BSA)을 전량 교체한다는 것이다. 총 리콜 비용은 약 1조4000억원으로 추산된다.

현대차와 LG화학의 발 빠른 대처는 정말 잘 한 것으로 보인다. 전기차 화재사고를 둘러싼 비용 부담을 놓고 사고원인과 비용 등을 놓고 현대차와 LG화학이 지루한 싸움을 벌였다면 세계의 주목을 받는 것은 물론 시장에도 적잖은 부담이 됐을 것이다.

이번 현대차와 LG화학의 전격적인 합의는 시사하는 바가 적잖아 그 의미가 크다. 당장의 LG에너지솔루션과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 전쟁도 현대차와 LG화학의 사례와 같이 빠른 시일안에 원만한 합의가 이뤄지기를 시장 참여자들은 바라고 있다.

SK이노베이션과 LG에너지솔루션 양사가 대의적 차원에서 한국 경제와 한국의 산업, 산업생태계에 부담을 주지 않는 범위 내에서 합의를 이뤄내기를 고대한다. 양사는 현재 보상 합의금을 놓고 물밑 협상을 벌이는 것으로도 알려졌는데 LG 측은 2조~3조원을 요구하는 반면 SK 측은 수천억대를 주장, 그 간극이 꽤 큰 것으로 전해졌다.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의 갈등은 LG의 손을 들어준 ITC(미국 국제무역위원회)의 판결 이후에도 그 전선이 오히려 확대될 것으로 걱정된다. 이런 걱정이 현실로 드러나지는 않겠지만 자칫 우리의 능력으로 해결할 수 없는 지경을 확대될까 우려되는 것이다.

SK이노베이션은 전기차 배터리 영업비밀 침해 소송 관련, LG의 손을 들어준 ITC의 판결을 뒤집기 위해 조 바이든 미 대통령에게 이 판결에 대한 거부권 행사를 요청, 이 사안을 미 정계로 확산시켰다. 

이에 발끈한 ITC는 이날 SK가 LG의 22개 영업비밀 탈취 없이는 독자적으로 제품을 개발하는 데 10년이 걸릴 것으로 판단해 미국 수입금지 조치 기간을 10년으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지난달 10일 ITC 판결문이 요약본이라면 이날의 의견서는 판결에 대한 상세본이다. SK 측의 판결을 뒤집으려는 시도에 구체적인 근거를 내놓은 것이다. 

이런 식으로 갈등이 확산하면 우리의 국익에 좋을 게 하나도 없다. 배터리 영업비밀 갈등을 둘러싼 양사의 충돌은 인해 중국의 배터리 업계만 좋은 일이 될 수 있다.

전기차용 배터리 시장 점유율에서 한국의 LG에너지솔루션과 중국의 CATL은 엎치락뒤치락 1, 2위를 차지하며 순위 경쟁을 치열하게 펼치고 있다.

그렇지 않아도 중국의 배터리 업계는 정부의 전폭적 지원에 힘입어 해마다 수조원을 비용을 연구개발에 쏟아부으며 한국 배터리 업계의 기술력을 따라잡을 기세다. 거기에다 한국 배터리에 비해 20% 저렴한 원가 경쟁력을 앞세워 무서운 속도로 덩치를 키우고 있다. 최근 전기차 아이오닉5를 전격 발표한 현대차가 전용 플랫폼 E-GMP에 들어갈 3차 배터리 공급사로 SK이노베이션과 함께 중국의 CATL을 선정했다는 사실은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LG와 SK의 배터리 갈등을 조기에 수습하는 것만이 국익을 지키고, 한국 배터리의 기술력을 높이는 길이라는 점에서 양사의 수뇌진이 직접 나서서 대의적인 결단을 내리는 것도 방법이 될 것이다.

 

 

방형국 기자  real@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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