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모레퍼시픽, 디지털 마케팅·e커머스 강화로 온라인 채널을 성장에 총력 기울여
LG생활건강(이하 LG생건)이 지난해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역대 최대를 기록하며 아모레퍼시픽(이하 아모레)의 아성을 꺾고 국내 화장품 업계 1위로 올라섰다. 코로나19라는 동일한 변수 내에서 희비가 엇갈려 더욱 주목된다.
LG생건은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며 사업 규모를 확장해 매출을 키운데 반해 아모레의 매출은 전년 대비 크게 감소하며 LG생건 매출규모가 처음으로 아모레를 넘어섰다.
LG생건은 화장품·생활용품·음료 세가지 포트폴리오를 구성해 14년 연속 매출을 늘려나갔으며 온라인·해외시장을 강화하며 상승세를 이어갔다.
화장품 부문 매출액은 4조4581억원으로 근소하게 아모레에 앞섰다. 같은 기간 아모레는 지난해 전년 대비 20.6% 감소한 4조4322억원의 매출액을 기록하며 LG생건에 1위 자리를 내줬다.
LG생건도 코로나 영향으로 매출 감소를 피할 수는 없었지만 감소분은 6.1% 수준으로 아모레에 낮은 수준이다.
영업손익 부분에서는 차이가 상당하다. LG생건이 화장품 부문에서 8228억원의 이익을 낸 반면, 아모레퍼시픽은 LG생건의 18% 수준도 안 되는 1430억원의 이익을 내는데 그쳤다. 영업이익률로 따지면 LG생건 18%, 아모레 3% 수준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아모레의 지난해 4분기 매출은 1조1569억원, 순손실은 589억원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 기간에 희망퇴직을 실시하며 일회성 비용이 발생, 영업손실 92억원을 기록했다.
LG생건과 아모레의 이같은 결과는 사업전략의 차이에서 비롯됐다. 업계에서는 코로나19는 단지 트리거 역할을 했을 뿐, 이미 전조현상이 많았다고 분석한다.
아모레의 경우 LG생건에 비해 사업 다각화에 힘쓰지 않아 포트폴리오가 화장품에만 쏠려있다. 오프라인 기반 사업에서 온라인으로의 변화를 시도하지 않아 이번과 같은 위협에 흔들렸다는 지적이다.
아모레가 오랜 기간 1위를 차지하고는 있었지만 실제 LG생건의 전략 및 성장에 빗대어 견주었을 때 이미 차이가 커 LG생건이 1위로 올라갈 것은 예상된 시나리오였다.
LG생건의 모든 사업부문을 더한 매출액은 7조8000억원, 영업이익은 1조2000억원이다. 아모레의 매출액은 4조4000억원, 영업이익은 1430억원에 불과하다.
LG생건은 향후 화장품, 생활용품, 음료 세 가지 분야의 사업 포트폴리오를 바탕으로 외부 환경에 유연하게 대처하는 한편 사업구조를 고도화하고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해 한 단계 더 도약한다는 계획이다.
LG생건 관계자는 "럭셔리 화장품 브랜드를 지속적으로 육성하고 시장 변화에 발맞춘 디지털 마케팅 활동을 전개하는 등 국내외에서 경쟁력을 키워나갈 계획이다"라며 "생활용품에서도 안정적인 제품 포트폴리오와 연구 및 마케팅을 바탕으로 ‘프리미엄’ 제품을 확대하며 새로운 성장동력을 창출할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한편 아모레는 올해 '재정비'에 집중할 것으로 전망된다. 1분기 내 브랜드 리뉴얼, 오프라인 사업 재조정을 통한 이커머스 집중, 연구개발에서 경영관리 전반에 걸친 디지털 전환 등 사업 구조 재편에 나설 예정이다.
네이버, 11번가, 쿠팡, 카카오 등 주요 이커머스 플랫폼과의 협업 관계도 강화해 디지털 마케팅 역량도 확충할 계획이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브랜드의 고유 본질은 해치지 않으면서 신성장으로 가져갈 수 있는 동력에 투자할 계획이다"라며 "디지털 마케팅 강화로 온라인 채널을 성장시키고 국내외 메이저 플랫폼과 유기적인 협업관계를 강화해 e커머스 매출 30% 이상 성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은지 기자 market@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