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혁신사업·R&D 인재 적극 투입...주문·생산·시승 등 자동차 생애주기 가치사슬 연구·실증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미래 모빌리티 신사업 실증 도시로 설정한 싱가포르를 찾아 리셴룽 총리 등 현지 고위층과 협력 관계를 다졌다.
정 회장은 지난해 10월 회장직에 취임한 후 첫 해외 출장이다.
29일 재계에 따르면 정의선 회장은 지난 24일부터 27일까지 싱가포르를 방문, 주롱 혁신단지 내 글로벌 혁신센터(HMGICS) 건립 현장을 둘러보고 리 총리와 찬춘싱 통상산업부 장관 등과 차례로 회동했다.
이번 싱가포르 출장은 작년 초 이후 1년여 만의 첫 해외 출장이다. 정 회장은 코로나19로 인해 해외 출장을 자제했다. 작년 10월 회장 취임 후 첫 해외출장이라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정 회장은 리 총리와의 면담에서 HMGICS를 통한 사업 추진 계획을 설명했다.
또한 정 회장은 현대차그룹이 미래 모빌리티 솔루션 기업으로 탈바꿈하겠다는 비전 등을 공유하고 싱가포르 정부의 협조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 회장은 이번 방문 직후 싱가포르 혁신 사업을 담당할 인력 채용에 나서는 등 사업 확대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찬 장관은 회동 이후 자신의 페이스북에 “정 회장과 전기차와 자율주행차, 무인항공기 등 다양한 모빌리티 솔루션의 전망과 기회에 대해 얘기를 나눴다”는 글과 함께 정 회장과 찍은 사진을 올렸다.
찬 장관은 “(싱가포르) 정부는 현대차와 같은 파트너 기업과 지역 전기차 생태계를 구축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HMGICS가 설립되면 싱가포르인에게도 흥미로운 기회가 생길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어 “앞으로도 현대차가 이곳에서 프런티어 기술을 개발하고 시험할 수 있는 새로운 사업 기회를 발굴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내년 하반기 목표로 하는 HMGICS는 ‘R&D-비즈니스-제조’ 등 미래 모빌리티 가치사슬(Value Chain) 전반을 혁신할 새로운 사업과 기술을 개발하고 검증하는 신개념 ‘오픈이노베이션 랩(Lab)’이다.
HMGICS는 싱가포르 서부 주롱 산업단지에서 착공에 들어가 4만4000㎡(1만3000평), 건축면적 2만8000㎡ 규모로 조성된다.
현대차는 HMGICS를 세계 최고의 개방형 혁신 중심지로 육성한다는 계획이다. 개방형 혁신 허브(Hub)를 기반으로 미래 모빌리티 신사업을 실증하고 글로벌 시장으로 확대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HMGICS는 싱가포르의 혁신 생태계와 현대차그룹의 오픈이노베이션 전략을 담당하는 조직을 결합해 ‘다중 모빌리티(Multi-Modal)’ 등 신비즈니스 관련 다양한 실증 사업을 진행한다.
또한 차량의 ‘개발-생산-판매’ 등 전 과정을 아우르는 혁신 기술 연구로 신시장과 신고객을 창출하는 전초기지 역할도 수행한다.
아울로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등을 접목한 사람중심의 지능형 제조 플랫폼을 개발하고, 이를 소규모 전기차 시범생산 체계에서 검증한다. 지능형 제조 플랫폼과 연계한 차량개발 기술과 고객 주문형 생산 시스템도 연구한다.
현대·기아차 외에도 현대모비스, 현대글로비스, 현대오토에버, 현대위아, 현대로템, 현대트랜시스 등 현대차그룹 그룹사들이 대거 HMGICS에 참여한다.
앞서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10월, 현대·기아차 남양연구소와 싱가포르 서부 주롱 지역의 주롱 타운홀을 화상으로 연결해 HMGICS 기공식을 열었다. 정 회장은 싱가포르 현지 HMGICS 기공식에 직접 참석하려다 코로나19 대확산에 따라 국내에서 환영사를 대신했다.
박근우 기자 lycaon@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