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글로벌 기업 삼성의 경영활동 위축으로 코로나19 위기 상황에 놓인 한국 경제의 불확실성 더 커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국정농단 파기환송심에서 징역 2년6개월의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되자 재계는 일제히 "삼성의 경영 공백으로 한국경제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우려했다.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글로벌 기업 삼성의 경영활동 위축으로 코로나19 위기 상황에 놓인 한국 경제의 불확실성이 더 커졌다는 위기감이다.
18일 재계에 따르면 이재용 부회장의 법원 판결이 나오자마자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 등 주요 경제단체는 코로나19 경제 위기 속 '이재용 역할론'을 언급하며 정부 당국의 배려를 당부했다.
경총은 이날 공식 입장문을 통해 "이번 판결로 삼성그룹의 경영 공백이 현실화된 것에 대해 매우 우려스럽다"고 밝혔다.
경총은 "최근 코로나19에 따른 경제적 타격, 세계 각국의 자국중심주의 기조로 경제적 불확실성이 그 어느 때보다 큰 상황에서 우리나라 대표 글로벌 기업의 경영 공백으로 중대한 사업 결정과 투자가 지연됨에 따라 산업 전반에도 악영향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어 "포스트 코로나 시대 적극적인 사업확장과 기술혁신으로 신산업분야 등에서 경쟁력 우위를 확보하는 노력이 절실한 만큼, 향후 삼성그룹의 경영차질이 최소화 될 수 있도록 정책적·행정적 배려를 당부한다"고 덧붙였다.
배상근 전경련 전무는 "이 부회장은 코로나19 경제위기 속 과감한 투자와 일자리 창출을 진두지휘하며 한국경제를 지탱하는데 일조해 왔다"면서 "삼성이 한국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 글로벌 기업으로서의 위상 등을 고려할 때, 이번 판결로 삼성의 경영활동 위축은 개별 기업을 넘어 한국경제 전체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크게 우려했다.
이어 "삼성이 이번 위기를 지혜롭게 극복해 지속 성장의 길을 걸어가길 바란다"면서 당부했다.
한국무역협회는 "이재용 부회장은 우리나라 최고 수출기업의 리더로서 코로나발 경제위기 속에서 한국경제의 중심 역할을 수행했는데, 이렇게 구속판결이 나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이재용 부회장에 대한 법원의 실형 선고 및 법정 구속 판결이 삼성의 경영 차질과 글로벌 시장에서의 삼성의 신인도에 나쁜 영향을 미칠까 우려된다"고 전했다.
이어 "코로나19 위기 극복을 위해 온 산업계가 힘을 모아 세계 시장에서 경쟁 우위를 확보하려는 노력이 그 어느 때보다 요구되는 시점인 만큼 이번 판결로 인한 경제계 영향이 최소화 될 수 있도록 향후 정부가 많은 관심을 가져줄 것"이라고 촉구했다.
한국상장회사협의회도 "코로나19 팬데믹 사태에도 작년 하반기에 들어서면서 전망치보다 놀라운 회복력을 보이는 중심에는 이재용 부회장의 삼성전자 반도체 및 가전 등의 성과가 밑거름됐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번 판결로 삼성전자의 경영 불확실성이 지속되면 삼성전자의 대외적인 이미지 및 실적에 대한 우려뿐만 아니라 함께 상생하는 수많은 중견·중소기업 협력업체들의 사활도 함께 걸려있기 때문에 우리 경제에 악영향을 끼칠까 우려된다"고 덧붙였다.
재계에서는 이 부회장이 대규모 M&A(인수합병) 등 투자 결정에 적극 나설 수 없는 상황인 만큼 만큼 한국 경제 전반에 악영향을 예상했다.
앞서, 재계 주요 경제단체장은 이례적으로 이 부회장을 선처해달라고 법원에 탄원서를 제출하며 호소했지만 최악의 결과가 나오자 망연자실했다.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은 지난 15일 "그간 이 부회장을 봐온 한 사람으로서 삼성이 이 사회에 끼치는 무게감을 생각할 때 이 부회장에게 기회를 주길 바라는 마음"에서 직접 탄원서를 작성해 법원에 제출했다. 박 회장이 탄원서를 낸 건 2013년 8월 회장에 취임한 후 8년 만에 처음이다.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 회장은 지난 17일, 안건준 벤처기업협회 회장도 지난 7일 법원에 이 부회장의 선처를 요청했다.
한편, 이날 ‘국정농단’ 혐의를 받는 이 부회장은 파기환송심에서 징역 2년 6개월의 실형을 받고 법정 구속됐다. 이 부회장은 2017년 2월 17일 처음 구속된 후 353일 만인 2018년 2월 5일 2심에서 집행유예로 석방됐다가 이번에 1079일만에 다시 수감됐다.
박근우 기자 lycaon@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