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전담부서 만들고, 자회사 대표들과 ESG 전략 논의 위원회 신설
- 탈석탄 금융선언, 향후 석탄발전소 건설 위한 신규PF(프로젝트 파이낸싱)나 채권 인수 등 중단
- 손태승 회장 "내년 그룹 경영계획 중 중장기 전략에 ESG를 핵심 전략으로 반영,향후 ESG경영강력 추진
우리금융이 KB금융에 이어 깜짝 탈석탄을 선언했다. 특히, 손태승 회장이 ESG경영을 경영 전면에 내세우며 진두 지휘하는 모습을 보여 업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손 회장은 내년 그룹 경영계획과 중장기 전략에 ESG를 핵심 전략으로 반영해 향후 ESG 경영을 강력히 추진해 나갈 방침이다. .
이와함께, 근래 신한금융·KB금융·삼성금융계열사 등 금융권이 앞다퉈 탈(脫)석탄 금융을 선언하거나 친환경자산 투자를 확대하는 등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에 속도를 내고 있어 다른 금융회사들도 뒤를 따를지 주목되고 있다. ESG 경영은 재무성과 외에 환경보호(Environment), 사회적책임 (Social), 지배구조(Governance) 등 비재무적 요소를 고려해, 기업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추구하는 경영활동이다.
지난 11일 우리금융그룹(회장 손태승) 그룹 뉴딜금융지원위원회를 개최해 기후변화 위기대응을 위한 ‘2050 탄소중립 금융그룹’을 전격 선언했다.
그 첫 걸음으로 ‘탈석탄 금융’을 선언했으며,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전담부서를 만들고, 자회사 대표들과 ESG 전략을 논의하는 위원회도 신설하기로 했다. 우리은행, 우리카드 등 우리금융그룹 자회사 대표이사 전원은 이날 비대면 방식으로 회의에 참석해 탈석탄 금융 선언에 동참했으며, 향후 석탄발전소 건설을 위한 신규PF(프로젝트 파이낸싱)나 채권 인수 등을 중단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우리금융그룹은 ‘탈석탄 금융 가이드라인’을 수립해 신규 석탄발전PF는 중단하고, 기존에 투자된 관련 자산도 리파이낸싱 시점에는 가능한 회수할 계획이다.
특히, 지난 8월 기존 ‘혁신금융추진위원회’를 ‘뉴딜금융지원위원회’로 확대·개편해 디지털뉴딜에 4조2000억원, 그린뉴딜에 4조7000억원, 안전망강화에 1조1000억원 등 5년간 총 10조원을 지원하기로 했던 만큼 탈석탄 금융 선언에 그치지 않고 그린뉴딜과 연계해 녹색금융에 대한 지원을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이번 탈석탄 금융 선언을 통해 최근 정부에서 발표한 2050 탄소중립 정책도 적극 지원할 예정이다. 수소연료전지, 풍력,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 발전PF 투자를 확대하는 등 경제생태계를 저탄소 경제로 전환하는데 기여할 계획이다.
손태승 회장은 이날 함께 개최된 그룹 경영협의회에서도 “내년 그룹 경영계획 및 중장기 전략에 ESG를 핵심 전략으로 반영해 향후 ESG 경영을 강력히 추진할 것”이라며, “자회사들도 사업추진시 ESG 요소들을 적극 연계하라”고 당부했다.
이와같은 우리금융그룹의 행보는 손태승 회장의 적극적인 친환경금융 참여의지가 깊이 반영되 있다는 게 업계 안팎의 평가다.
앞서 손회장은 디지털뉴딜을 취한 혁신금융추진위원회를 가동하고 ‘그린뉴딜’을 위해 ‘그린 뉴딜 투자플랫폼’을 신설·운영했다. 이를 통해 친환경·녹색산업 육성을 위한 금융지원도 확대해로 신재생에너지, 친환경 산업에 대한 투자를 늘렸다.
또한, 친환경 경영시스템 인증을 획득하며 발 빠른 그린뉴딜 경영시스템을 구축했다. 지난 7월 우리은행은 한국생산성본부인증원으로부터 환경경영시스템 국제표준규격인 ‘ISO14001’인증을 획득했다. ‘ISO14001’은 글로벌 수준의 환경경영시스템 인증이다.
특히 이번 전격적인 탈석탄 선언은 손 회장의 한국판뉴딜 정책을 뒷받침하는 동시에 친환경금융으로 선제적인 경쟁력 확보에 나서겠다는 포석으로 해석된다.
다른 금융회사들의 경우 지난 9월 KB금융그룹이 국내 금융그룹 최초로 KB국민은행 등 모든 계열사가 참여하는 ‘탈석탄 금융’을 선언했다. KB금융지주는 지난해 9월 전문 컨설팅을 바탕으로 ESG 전략 방향을 수립해, 올해 3월 윤종규 회장을 포함한 사내이사 2인 및 사외이사 7인의 이사 전원으로 구성된 ‘ESG위원회’를 신설했다.
또, 8월에는 2030년까지 그룹의 탄소배출량을 2017년 대비 25% 감축 및 현재 약 20조원 규모인 ‘ESG 상품·투자·대출’을 50조원까지 확대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KB GREEN WAY 2030’을 발표했다. ‘KB GREEN WAY 2030’은 ‘△환경을 위한 기후 변화 전략 고도화 △사회를 위한 책임 경영 내재화 △투명한 기업지배구조 확산’이라는 ‘3가지 ESG 전략 방향’을 중심으로 추진되고 있다. 이와함께, ‘적도원칙’ 가입을 선언하고 KB국민은행에서 ‘적도원칙 프로세스’를 구축하고 있다
신한금융도 지난달 동아시아 금융그룹 최초로 저탄소 경제 전환을 위한 탄소제로드라이브를 선언했다. 국제적인 탄소 중립(Carbon Neutral)정책에 발맞춘 차별화된 친환경 금융 전략으로 고탄소 배출 기업 및 산업에 대한 대출·투자를 관리할 뿐 아니라, 산업 내 친환경 금융 지원 확대를 통해 저탄소 경제 전환에 기여하는 정책이다.
향후 신한금융은 파리기후협약에 부합하는 SBTi 방법론을 활용해 그룹 자체적 탄소 배출량을 2030년 46%, 2040년 88%까지 감축할 예정이며, 그룹 자산 포트폴리오의 탄소 배출량은 2030년 38%, 2040년 69%까지 감축할 계획이다. SBTi(Science Based Target initiative)는 과학 기반 감축 목표 이니셔티브,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설정/검증하는데 필요한 가이드를 국제적으로 제공하는 기구다
또, 같은달 삼성생명, 삼성화재 등 삼성 금융 계열사들은 석탄 화력 관련 투자 중단 등 사실상 탈석탄 금융을 선포했다. 삼성생명과 삼성화재는 지난 2018년 6월 이후 석탄 발전에 대한 신규투자를 하지 않고 있다. 이에 더해 앞으로 석탄 화력 발전소에 대한 직접적 투·융자뿐만 아니라, 석탄 화력 발전소 건설 목적의 회사채에도 투자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특히 삼성화재는 ‘석탄 화력 발전소 건설을 위한 보험을 인수하지 않는다’는 내부 방침까지 확정했다.
금융권의 ESG 경영은 앞으로 더욱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도 올해 국정감사에서 국내 석탄 관련 투자를 중단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ESG 투자가 늘어나고 있고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친환경 정책 행보와 맞물려 금융권의 ESG 경영 기조가 더욱 강화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금융회사들은 EGS 경영에 속도를 내고자 이미 조직개편 등을 단행한 데 이어 최고경영자(CEO)와 임원들에 대한 평가에 ESG 성과를 반영하는 양상이다"며 "이번 우리금융의 탈석탄선언은 ESG 경영에 강력한 드라이브를 걸겠다는 손회장의 의지가 표명된 것으로 보인다"고 언급했다
황동현 기자 financial@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