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권영수 LG그룹 부회장·신학철 LG화학 부회장·차석용 LG생활건강 부회장 등은 유임 유력
LG그룹 구광모 회장의 코드경영, 젊은경영이 본격화 되고 있다. LG그룹을 이끄는 4인 부회장 체제가 무너질 가능성도 보인다.
LG그룹에는 권영수 LG그룹 부회장, 신학철 LG화학 부회장, 차석용 LG생활건강 부회장, 하현회 LG유플러스 부회장 등 4인의 부회장들이 존재한다. 이 중 금일 오후 5시에 진행되는 이사회에서 하현회 LG유플러스 부회장의 낙마가 유력한 상황이다. 하 부회장은 구본준 고문의 측근으로 재계에선 그가 새롭게 독립하는 그룹 계열사 중 한 곳으로 함께 이동할 것으로 보고 있다. LG유플러스를 이끌 새 후임 CEO로 황현식 LG유플러스 컨슈머사업총괄 사장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원래 LG그룹 부회장은 2018년까지 권영수 (주)LG 부회장, 한상범 전 LG디스플레이 부회장, 조성진 전 LG전자 부회장, 하현회 LG유플러스 부회장, 차석용 LG생활건강 부회장 등 5인체제였다. 구 회장 취임 2년차인 지난해 인사에서 조성진·한상범 전 부회장이 용퇴하고 3명이 됐다가 신학철 LG화학 부회장이 승진하면서 4인체제가 됐다.
이제 나머지 부회장들의 거취도 LG그룹 인사에서 주목할 만한 요소가 됐다. 일단 권영수 LG그룹 부회장, 신학철 LG화학 부회장, 차석용 LG생활건강 부회장 등 3인은 유임될 것으로 보인다. 세 부회장은 임기도 남아있다.
이들 3명이 남으면 부회장 체제는 3인 체제가 유력해진 상황이다. 나머지 한자리를 LG전자 권봉석 사장이 부회장으로 승진해 차지할 것이란 관측도 제기 중이다. 권봉석 사장은 생활가전 부문에서 올해 LG전자의 사상최대 실적을 이끌었다. 이렇게 되면 LG그룹 부회장은 기존대로 4인체제가 유지된다.
하현회 부회장을 뺀 나머지 3인이 탄탄하게 부회장 직을 유지할 것이라고 보는 데는 나름의 이유가 있다.
권영수 부회장은 LG그룹의 사업군을 두루 경험한 데다 구광모 회장의 신임이 두터워 임원인사에서 권영수 부회장의 영향력이 생각보다 크다는 게 재계의 평가다.
신학철 LG화학 부회장은 지난 2018년 구광모 회장이 외부인사를 직접 데려온 사례이기도 하고, 현재 LG화학의 분사를 권영수 부회장과 함께 진두지휘하는 중요한 위치에 있다. 차석용 LG생활건강 부회장은 62분기 연속 성장세를 기록하며 ‘차석용 매직’을 쓰고 있어 위치가 굳건하다.
임원진을 보다 젊게 세대교체를 하고 싶어하는 구광모 회장의 판단도 앞으로 임원인사의 중요한 요소다. 현재 LG그룹 부회장 4인의 나이는 권영수 LG그룹 부회장이 63세, 신학철 LG화학 부회장이 63세, 차석용 LG생활건강 부회장은 67세이며, 연임 좌초가 유력한 하현회 LG유플러스 부회장은 64세다. 부회장 승진이 거론되는 권봉석 LG전자 사장은 57세로 젊다. 하현회 LG유플러스 부회장의 후임으로 지목되는 황현식 LG유플러스 컨슈머사업총괄 사장의 나이는 58세다.
구광모 회장은 43살의 젊은 나이 답게 비교적 젊은 임원을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구본준 고문의 계열분리를 승인한 것처럼 오래된 임원보다 젊고 역동적인 임원을 새로 앉혀 손발을 맞추고 싶어하는 욕구가 강하다는 후문이다. 이는 자연스럽게 세대교체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올해 LG그룹 임원인사에서 40대의 젊은 임원들이 상당수 등용될 것으로 예상되는 배경 중 하나다.
재계 관계자는 "LG가 '인화의 LG'라 불리며 안정을 추구해 왔지만 구광모 체제에서는 보다 젊고 역동적으로 변하기 위해 세대교체가 빠르게 일어날 가능성이 있다. 이를 주도하는 것이 구광모 회장과 권영수 부회장으로 보인다"며 "젊고 말이 통하는 임원을 옆에 두기 위한 구광모 회장의 코드인사가 시작될 것"고 말했다.
한편, LG그룹은 25일부터 비대면 이사회를 순차적으로 열고 조만간 임원인사를 마무리 지을 예정이다.
김국헌 기자 lycaon@greened.kr